제11대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장 선거가 오는 1월 20일 치러진다. 이비인후과의사회장 선거는 정기총회 당일 현장에서 직접ㆍ비밀ㆍ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 올해 선거는 2000년 의사회 창립 후 처음 치러지는 경선이어서 눈길을 끈다. 의사회는 선거일 150일 이전 입회하고, 선거가 있는 해의 직전 2년 회비를 선거일 7일 전까지 완납한 회원에게 선거권을 부여한다. 투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되며, 당선자는 총회 폐회 전 공지한다. 회장 선거에 도전하는 김규식 보험부회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이비인후과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등을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부회장님?

김규식 보험부회장: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이비인후과의사회 사상 처음으로 회장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진다고 들었습니다.

김규식 보험부회장: 네, 그렇습니다. 이번 선거가 11대 회장 선거인데 의사회가 창립된 2000년 이후 첫 경선입니다.

장영식 기자: 회장 선거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직선제이고, 연초에 개최되는 정기총회 현장에서 진행됩니다.

장영식 기자: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언제부터 직선제였나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의사회 창립 당시부터 직선제였습니다. 그동안 경선이 치러지지 않은 것은 단일 후보가 출마했기 때문입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20여년 만에 첫 경선이라 회원들의 관심이 높겠네요. 회장 임기는 언제부터 시작인가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짝수 해 1월에 시작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내년 1월부터 임기가 시작됩니다. 회장 임기는 2년입니다. 

장영식 기자: 의사회 일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2012년에 처음으로 의사회에 몸담았습니다. 10년 간의 개원 생활동안 대한민국의 이비인후과개원의사로서 느낀 고충과 불합리성을 하나라도 해결해 보고자하는 순수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의사회 일을 시작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어떤 업무를 해왔나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처음엔 보험이사를 맡아 이비인후과의 권익보호 및 향상을 위해 뛰었습니다. 이때 수많은 대내외 회의에 참석해 경험을 쌓았죠. 그 다음 집행부에서는 총무이사를 맡아 의사회 살림을 도맡았고 조직을 꾸리는 일을 했습니다. 당시 김익태 회장님과 함께 이비인후과의 숙원사업이었던 ‘차등수가폐지’를 위해 뛰었고 결국 폐지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보험부회장으로서 보험 분야 업무를 총괄하며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뛰어왔습니다.

장영식 기자: 출마한 이유를 짧게 말씀해 주세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의사회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 회무를 수행하며 경험을 쌓았고, 인적 네트워크도 착실히 다져놓았습니다. 이제는 그동안 터득하고 익힌 것들을 의사회를 위해 남김없이 쏟아붓고, 다음 세대에 잘 인계하는 것이 저의 남은 책무라고 생각해 출마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본인의 강점을 자랑해 주세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단도직입적으로 ENT 적인 예를 들자면 보스민 김규식입니다. 예기치 않은 출혈이 발생할 때, 그것을 잡을 때,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보스민 거즈를 적절히 사용합니다. 시시각각으로 터지는 정치, 사회적 이슈와 맞물린 의료계 현안에 대해, 차분하게 그 기저에 숨겨진 맥락을 빠르게 읽고, 신속히 대처해 지혈하고, 통로와 시야를 확보해 위기를 뛰어넘는 위기관리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이비인후과의사회 외에 이비인후과학회와 임상보험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등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문제의 현상을 읽고 본질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은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또, 일단 판단을 끝내고 일을 시작하면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지 않습니다.

장영식 기자: 현재 이비인후과 상황을 진단해 주세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그동안 이비인후과는 아주 좋거나, 혹은 아주 나쁘지는 않았어요. 이비인후과는 소위 어렵지 않은 과라는 안일한 인식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소위 ‘어려운 과’에 주어지는 정책가산에서 번번이 배제됐고, 가산은커녕 차등수가제처럼 정의롭지 못한 제도에 의해 오랜 기간 피해를 보면서 제대로된 목소리도 내지 못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요즘 이비인후과의 위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죠?

김규식 보험부회장: 전통적으로 이비인후과는 고유의 전문성을 보유한 훌륭한 의학의 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환자수에 연연하고, 진찰료 수입 위주의 진료패턴을 강요했어요. 그동안 그 패턴에 순응해 유지해 왔지만, 이젠 그 마저도 위협받는 상황입니다. 포괄수가제를 통한 총액계약제로 진행하려는 의도는 물론, 소위 ‘어려운 과’에만 역차별적 정책가산을 적용함으로써, 이비인후과는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어요. 인구감소, 경제성장 둔화, 감염성 질환의 감소 등 대내ㆍ외적인 문제와 맞물려 미래가 결코 밝지 않습니다. 더 이상 우리는 흔히 얘기하는 어렵지 않은 과가 아닙니다. 이미 어려운 과이고,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해 최도자 의원이 청능사 직종을 신설하고 국가시험합격자에게 면허를 부여하는 ‘의료기사등에대한법률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유보됐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소위 청능사법(최도자법)은 의사의 지도감독없이 청능사 단독으로 독자적인 청각검사, 보청기판매, 검수에 이르는 절차가 가능하게 하는 법안으로, 지난해 3월 발의돼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습니다. 결국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지만 의사의 감독없이 ‘청능사들이 단독으로 청각재활 및 관리를 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그 과정에 의료행위를 포함하고 있고, 명백히 의료법 위반이기 때문에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부처 및 단체는 수용곤란한 입장입니다. 법안이 또 올라오더라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며, 만에 하나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통과되더라도 모든 역량을 집중해 복지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등, 각 단계에서 저지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2015년 진찰료 차등수가제가 폐지됐습니다. 차등수가제의 문제점에 대해 짚어주시죠.

김규식 보험부회장: 차등수가제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보편적 정의와 가치에 반하는 제도입니다. 일한 만큼의 대가가 따르는 것이 사회적 정의라면, 국가 주도하에 의료진의 노동에 대한 가치를 강제로 평가절하하는 제도는 세계 어느 곳, 어느 분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진료비 지불제도입니다. 이미 없애기 어려운 제도가 돼 버렸으니, 그냥 놔두던지, 아니면 예전에 비해 감소한 환자수를 감안해 조금만 개선하고, 대신 다른 분야의 수가를 개선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느냐는 의견도 꽤있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놔두고 다른 것에서 이득을 취하는 것은 사상누각입니다. 자신이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서 외면할 문제가 아니죠.

장영식 기자: 차등수가제 폐지 후 평가는 어떤가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가시적인 효과로는 이비인후과 전공의 지원율 증가가 있었습니다. 또, 연간 200억에 달하는 억울한 차등삭감액이 보전됐습니다. 보이지 않는 효과로는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보다 밝고 당당하게 환자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 겁니다.

장영식 기자: 최근 초ㆍ재진료 통합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김규식 보험부회장: 지난해 의협 회장이 인터뷰를 통해 초ㆍ재진 통합 및 재진진찰료를 초진진찰료와 같은 수준으로 인상해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가치를 기반으로 하고, 의사의 업무량과 강도를 따져서 상대가치를 결정하는 상대가치개정작업을 고려하면 도저히 성사될 수 없는 일입니다.

장영식 기자: 의협이 초진과 재진의 가치가 다르다는 건 알지만, 고육지책으로 꺼낸 것 아닌가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초진과 재진은 다른 진료행위이며, 투입되는 시간, 자원 모두 다릅니다. 해외사례를 봐도 미국은 2.5배, 일본은 4배 차이가 있습니다. 1.3배 차이인 우리나라의 초진ㆍ재진의 차이는 오히려 확대를 하면 몰라도 통합할 대상이 아닙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더군다나 진료과의 특성상 초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비인후과의 경우는 초ㆍ재진 통합이 될 경우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초ㆍ재진 통합이 그 중간 값으로 될 경우 한해 240억의 손실을 보게 되는데, 과거 차등수가제로 한해에 입는 손실액의 1.5배에서 2배가 되는 액수입니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저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같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안과와 피부과 등 타 과와의 공동대응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올해부터 경향심사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5년 내 전면도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비인후과에서 우려되는 사항과 향우 대처 방안을 설명해 주세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공정성을 보장 할 수 없는 경향심사는 절대로 받아 들일수 없습니다. 의협도 전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며 의협의 입장을 적극 지지합니다. 한편으로는 심사제도의 변화가 최선의 진료를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비급여의 급여화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의협은 복지부와 협상중입니다. 문케어에 대해 이비인후과의 대응책은 무엇인가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의협의 태도가 집행부 초기에 비해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의협의 협상은 정책에 찬성해서라기보다는 정부의 일방적 밀어붙이기식의 진행을 막고 다소나마 완급 조절을 하려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비인후과 단독으로 대처할 수는 없습니다. 의협 및 전체 의료계와 함께 힘을 모으고 발을 맞춰 대처해야 합니다. 또한 급여화가 되더라도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고,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에게 나은 방향으로 의견을 내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이비인후과의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생존이죠. 역시 수가 문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3차 상대가치 개정에 있어서 이비인후과 진찰료를 제대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이비인후과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오겠습니다. 진찰료의 인상은 물론, 현재 당연하듯 기본진찰료에 포함돼 있는 이비인후과 고유의 처치와 검사, 치료행위를 수가로 분리해 반드시 찾아오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역시 수가를 첫 손에 꼽으시는군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다음은 회원의 권익보호입니다. 최근 문제가 된 오진을 이유로 의사를 법정구속한다든가, 앞에서 얘기했던 청능사문제, 계속 반복되는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 진료실에서 무방비로 노출된 의료진의 안전문제 등, 생존과 일상을 위협하는 문제에 있어 회원들은 실망하고 분노하다 못해 지쳐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 강력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집행부에 언론, 법무, 의무, 노무 등 관련 분야 현안에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선제조치를 할 수 있는 신속대응팀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장영식 기자: 회원과의 소통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이비인후과의 밝은 미래를 위해 내부적으로 회원들간의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고, 대외적으로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유지하겠습니다. 미래를 위해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지만 초ㆍ재진 합산 등 타과와의 이해관계에 있어서 이비인후과의 일방적인 손해는 감수하지 않겠습니다. 정기적인 지회장단 회의를 각 지역에서 개최하고 직접 참석해서 현안을 공유하고 의견을 공유해 즉각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말씀 해주세요.

김규식 보험부회장: 이비인후과는 더 이상 어렵지 않은 과가 아니며, 이미 어려운 과이고, 더 이상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습니다. 출혈을 잡듯, 이비인후과를 위협하는 현안에 신속히 대처하는 보스민 김규식이 되겠습니다. 회원들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듣고 ‘오직회원’을 위해, ‘진정성’으로 귀ㆍ코ㆍ목과 소통하는 비인강 김규식이 되겠습니다. ‘Great again, ENT’ 강하고 당당한 ENT를 만들어 보여드리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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