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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통과될까…‘임세원법’에 주목사건 이후 연이은 법안 발의, 이미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은?
최미라 기자 | 승인2019.01.09 6:10

고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로 국회에서 안전한 진료환경 마련을 위한 법안이 연이어 발의돼 통과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의료인 폭생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며 여러 건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결과적으로 ‘응급의료법’ 개정안만 통과되고 ‘의료법’ 개정안은 여전히 계류중인 상황에서 유사한 법안이 또 발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응급실 내 의료인 폭행 방지를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응급실 내 응급의료종사자 폭행 시 처벌 강화(사망 시 5년 이상 징역), 폭행 등 응급의료 방해 행위에 대한 심신미약자 형 감경 배제 등이 골자다.

하지만 ▲징역형만 규정(벌금형 삭제) ▲형량하한제 ▲심신미약자 형 감경 면제 등, 일반 진료현장에서의 폭행 방지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은 상임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최근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도 ▲의료인 폭행시 처벌 강화 ▲반의사불벌죄 삭제 ▲벌금형 삭제 ▲주취자 감경 폐지 등, 지난해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과 유사한 점이 많다.

고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은 총 5건이다.

먼저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 발의를 통해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안전한 진료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장관이 매년 진료환경 안전에 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지난 4일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에서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 일정규모 이상의 보안장비 설치와 보안요원을 배치하도록 하고, 관련예산은 국가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도록 했다.

또, 의료인에 대한 폭행의 처벌내용 중 벌금형을 삭제하고 징역형만을 부과하는 내용도 담았다.

아울러 현재는 의료진 등 피해 당사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의료기관 내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지만, 수사기관에서 합의를 권고 받는 분위기 속에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일선 의료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의료기관에서 진료방해나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했다.

같은 당 김승희 의원도 이날 ▲의료기관에 비상문과 비상벨 설치 및 소요 경비 국가 지원 ▲의료인 상해행위 시 처벌강화 ▲반의사불벌죄 삭제 ▲주취자 감경 폐지 등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지난 7일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을 통해 진료실 내에서의 범죄행위로부터 의료인과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진료실 내에 비상벨, 비상문, 대피공간 등을 설치하고, 진료실 가까운 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하도록 했다.

같은 당 윤종필 의원도 이날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해 의료인을 폭행해 상해ㆍ중상해ㆍ사망에 이르게 할 때에는 가중처벌하고, 보건의료인의 진료안전 확보를 위해 경찰관서와 연계된 긴급출동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안전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기 발의 의료법 개정안 주요 내용 정리

하지만 유사한 내용으로 지난해 상임위에 상정된 의료법 개정안의 검토보고서를 살펴보면, 법안 취지는 인정하면서도 형벌체계, 입법취지 달성 등의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8월 28일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된 ‘의료법’ 개정안(박인숙의원안)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시설 등을 파괴ㆍ손상하거나 의료기관을 점거해 진료를 방해·교사ㆍ방조하거나,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등을 폭행ㆍ협박하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한 벌칙(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중 벌금형을 삭제하고,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등을 폭행ㆍ협박한 행위를 한 자에 대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현행법의 반의사불벌죄 규정을 삭제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일선에서 지키는 의료인이 폭행ㆍ협박으로부터 보호받을 필요성이 매우 크다는 입법 취지에 공감하나, 의료법 내 각종 규정 위반 시 징역형만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한 사례가 없다는 점, 반의사불벌죄 배제의 경우 응급의료종사자 폭행, 상습 폭행 등 중대성에 따라 판단돼야 하고 현재에도 피해자가 원할 경우 처벌 가능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온적인 입장을 전했다.

전문위원실은 벌금형 삭제 조항에 대해 “범죄행위에 대한 형벌을 과할 때는 과잉금지원칙에 따라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킬 필요가 있는데, 진료행위를 방해하거나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등을 폭행ㆍ협박하는 행위는 의료인 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고, 벌금형을 삭제하더라도 ‘5년 이하의 징역’으로 규정돼 법원이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해 작량감경한 결과 집행유예 선고 등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벌금형을 삭제하려는 개정안은 수용 가능한 측면도 있다.”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체계상 징역형만 규정하고 있는 사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진료방해나 의료인 등을 대상으로 한 폭행ㆍ협박죄에 한해서만 벌금형을 삭제하는 것은 다소 과도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위원실은 “개정안 도입을 통해 의료인을 보호함으로써 도출되는 법익과 의료법의 형벌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의료인 등 폭행ㆍ협박죄 반의사불벌죄 폐지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형법’상 폭행ㆍ협박죄와 달리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등에 대한 폭행ㆍ협박죄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보호하려는 법익이 의료인 등의 신체의 안전에 그치지 않고 다른 환자의 건강과 안전 보호라는 공익을 실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려는 개정안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유사한 취지로 운행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에 대해서도 현재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후 지난해 11월 22일 유사한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 6건도 보건복지위에 상정된 이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중이다.

당시 상정된 의료법 개정안도 ▲반의사불벌죄 규정 삭제(이명수ㆍ신상진ㆍ김명연의원안) ▲벌금형 삭제 및 형량하한제 도입(김광수ㆍ김명연의원안) ▲안전관리 업무 전담인력 및 청원경찰 배치(최도자의원안) 등, 8월 발의된 박인숙의원안이나 최근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과 대동소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반의사불벌죄 규정 삭제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반의사불벌죄를 유지하더라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경우에는 가해자 처벌이 가능하며, 폐지 시 가해자-피해자 간 개인적 분쟁 해결 가능성이 원천 차단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실상 반대 입장을 전했다.

법무부도 “구체적 사정에 따른 피해자 의사가 존중될 필요가 있으므로 반의사불벌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명히 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역시 “반의사불벌죄 삭제 시 가해자-피해자 간 화해 여지가 배제되고, 환자의 의료인 대상 이의제기나 항의가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국회 전문위원실은 “가해자 처벌 대신 당사자 간 합의가 종용되고,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합의 거절 시 지역 내 평판 실추로 경영 상 어려움이 초래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해자 처벌을 명확히 함으로써 의료인에 대한 폭행ㆍ협박 행위를 근절하려는 취지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만큼, 가해자 처벌을 통한 공익 실현의 필요성과 합의를 통한 원활한 분쟁 조정이라는 당사자 간 사익 실현의 필요성을 비교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참고로 개정안과 유사한 취지에서 직접적인 당사자 뿐만 아니라 운행 중인 타 운전자에게 피해가 미칠 수 있는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에 대해서는 ‘형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벌금형 삭제 및 형량하한제 도입에 대해서도 법무당국은 반대 입장을 전했다.

법무부는 “죄질 및 행위 태양이 다양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하여 징역형에 한정해 처벌하는 것은 법관의 양형 판단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반대했다.

국회 전문위원실은 “벌금형으로는 의료기관 내에서의 범죄를 예방함에 있어 한계가 있고, 의료법 상 법정형의 상한은 5년에 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처벌 수준은 미미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김명연의원안과 같이 법 제12조제2항 및 제3항을 위반한 모든 행위에 대해 벌금형을 삭제할 경우, 의료용 시설 등의 일부 파괴 등과 같이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없는 경미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일률적으로 징역형을 선고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집행유예 선고는 가능)가 초래될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광수의원안 및 김명연의원안에 대해서도 형량의 하한이 적용됨에 따라 행위에 이르게 된 경우에도, 행위의 태양 및 정도 등에 대한 개별적ㆍ구체적 검토 없이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따라서, 벌금형 삭제 및 형량하한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처벌 강화를 통한 공익 실현의 필요성과 행위에 대한 개별적ㆍ구체적 판단 필요성 등을 비교 검토하는 한편, 관련 입법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안전관리 업무 전담인력 및 청원경찰 배치에 대해 보건당국은 응급의료기관부터 단계적으로 배치해야 하며, 비용 부담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병원계와 의료계는 관련 비용은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주요 사항에 대해 법무부와 복지부, 전문위원실, 환자단체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이번에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 통과도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그 어느때보다 강하게 형성되고 있고, 국회와 정부, 의료계가 힘을 합쳐 대안을 내놓기로 한 만큼 법안 통과 속도와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의사협회는 지난 7일에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가 주관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 위한 범사회적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임세원 교수 사건을 계기로 의료법과 정신건강복지법 등 관련법 개정을 약속하고,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TF팀도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지난 2일 향후 의료계와 함께 진료 중인 의료인 보호를 위한 법ㆍ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며, ▲진료실 내 대피통로(후문) 마련 ▲비상벨 설치 ▲보안요원 배치 ▲폐쇄병동 내 적정 간호인력 유지 여부 등, 일선 정신과 진료현장의 안전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향후 학회와 함께 진료환경 안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제도적ㆍ재정적 지원방안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현재 계류중인 의료법 개정안 등, 법적 장치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의료계와 함께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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