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부로 서산의료원에 김영완 의료원장이 부임했다. 그는 충청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을 3회 역임했고, 의사협회에서도 대의원회 부의장과 KMA policy 특위위원장 등 활발히 활동해 온 인물이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30여년 동안 의원을 운영한 그였기에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서산의료원에서 그를 직접 만나 공공의료원장으로서의 포부와 지역의사들과의 소통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의료원장님?

김영완 의료원장: 네,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처음에 소식 듣고 놀랐습니다. 공공의료원장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김영완 의료원장: 지역사회에서 30여년을 개원했으니 놀랄만 하죠. 의사회와 지역사회에서 일을 할때 공공의료기관과 거리감이 있었어요. 의사회에서의 오랜 경험이 양 측이 교감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장영식 기자: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김영완 의료원장: 의료원장 공모에 응했죠. 의료원 규정에 원장 공모자격이 있는데 ‘전문적인 식견과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라는 항목에 해당된다고 하더군요. 충청남도 도의회에서 주관하는 인사청문회를 겪었는데 생소했고 곤혹스러웠어요. 지나고 보니 도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이다보니 철저한 검증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장영식 기자: 어떤 점이 곤혼스러웠나요?

김영완 의료원장: 의원을 운영하다가 300명이 넘는 직원을 지휘하는 의료원장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군요. 규모는 작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오랜기간 수많은 환자를 경험했다고 강조했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열린마음으로 의견을 들으며 이끌어 가겠다고 답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공공의료원장을 맡은 직후 의사 동료들에게 어떤 말을 들었나요?

김영완 의료원장: 축하해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한편으론 공공의료원이라는 특수한 의료시설을 운영해야 하는 것에 대해 걱정해 주는 분들도 많았고요.

장영식 기자: 2개월 가량 근무했는데요, 개인병원을 운영할 때와는 많이 다르죠?

김영완 의료원장: 조직이 크고 구성원이 다양하니 행정 업무가 많습니다. 개인 의원에서는 환자진료에 집중했는데, 이곳에선 하루에도 수십가지 업무를 결정해야 합니다. 또 다양한 외부 인사도 많나야 하죠.

장영식 기자: 직접 진료도 하나요?

김영완 의료원장: 진료도 일부합니다. 노인병원에서 입원중인 어르신들을 진료합니다.

장영식 기자: 서산의료원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김영완 의료원장: 1962년에 충남도립병원으로 시작해서 1983년 지방공사 체제로 전환됐고, 2006년에 도산하 지방의료원으로 다시 명칭 및 소속이 변경됐습니다. 병원 본동은 1989년 80병상 규모로 시작했고, 현재 노인 병원을 포함해 모두 270병상을 운영중입니다. 17개 진료과에 의사 27명과 간호사 110명, 직원 300여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병원 옆 공사중인 건물은 무엇인가요?

김영완 의료원장: 올해 8월말 준공되는 복합병동입니다. 복합병동이 완공되면 병상수가 모두 340개가 됩니다.

장영식 기자: 공공의료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김영완 의료원장: 민간의료기관의 시야에서 떨어져 있는 취약계층과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주민, 그리고 시민에게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것이 첫번째 역할입니다. 넓게는 단순히 진료와 치료를 넘어서 예방이나 교육, 홍보, 건강에 대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죠.

장영식 기자: 지난 12월 14일 서울대병원과 상호협력 협약을 맺었습니다. 서울대병원이 지방의료원과 협약한 첫 사례로 알고 있습니다. 협약의 의미를 짚어주시죠.

김영완 의료원장: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명실공히 국내 최고 의료진 아닙니까? 지방에 있는 주민이 서울이나 수도권에 가지 않더라도 최고의 의료진 및 그에 부수된 시설 및 장비를 통해서 최상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죠.

장영식 기자: 서울대병원 의사들이 파견돼 상주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파견 규모와 근무 형태를 소개해 주세요.

김영완 의료원장: 일차적으로 의료진이 내려옵니다. 이어, 시설 선진화 사업이 이어집니다. 이 사업으로 시설과 장비도 개선될 겁니다.

장영식 기자: 어떤 진료과에서 파견되나요?

김영완 의료원장: 응급의료과와 신경과가 먼저 내려옵니다. 재활의학과, 소아과 등 총 예상인원은 5~6명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의료진은 의료원에 상근합니다.

장영식 기자: 시설 및 장비가 개선되는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고 싶네요.

김영완 의료원장: 거점 응급의료기관임에도 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증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과 장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현재 닥터헬기를 통해서 외부로 이송하는 비율이 높은데, 현대화된 장비,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시간과 경제적으로 불편한 환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게 될 겁니다. 도입 시기는 좀 더 논의를 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서산의료원은 어떤 공공의료 사업을 하고 있나요?

김영완 의료원장: 취약계층 무릎인공관절 수술지원 사업, 노인병원 간병비 지원사업, 치과 보철 및 틀니 지원 사업, 저소득층 아동건강증진사업, 장애인건강증진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만성질환관리 프로그램, 지역 어르신 건강증진 사업, 건강생활 실천사업도 진행하고 있죠.

장영식 기자: 민간병원과는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나요?

김영완 의료원장: 수도권 다수 병원과 협력병원 협약 맺고 있습니다. 업무협약도 맺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역의사들과 소통 여부도 알고 싶습니다.

김영완 의료원장: 그동안 소통이 원할하지 않았는데요, 지역 개원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1차 의료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지역리더들과도 교감을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1.5차 의료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데, 1차 의료기관의 백커버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는 2차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려 합니다.

장영식 기자: 지역의료원인 만큼 보건소ㆍ보건지소 등 보건기관과도 연계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김영완 의료원장: 지역보건의료심의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 보건소장을 비롯해 지역 기관에서 일하는 분들이 서산의료원 이사나 주민참여위원으로 활동으로 있어서 활발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공공의료원은 자립경영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서산의료원의 자립도는 몇 %인가요?

김영완 의료원장: 물론 서산의료원도 적자입니다. 하지만 지방의료원 중 자립도가 상위에 속합니다.

장영식 기자: 의료현안에 대해 몇가지 여쭙겠습니다. 의사협회가 최근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영완 의료원장: 의견이 다양합니다. 하지만 만성질환 관리가 의사들의 몫이라고 보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범사업 방법과 수가는 정부와 건강보험 관계기관들이 전향적으로 생각해서 제대로 진행했으면 합니다. 한말씀 더 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정책을 시행할 때 직접적인 과가 아닌 곳에서 비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점이 아쉽습니다. 내과에서 하면 외과에서 박수를 치고, 외과에서 하면 내과에서 박수를 쳐주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장영식 기자: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선 정부와 의료계 모두 공감하고 있는데도 진행은 느립니다.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방향에 대해 제안한다면요?

김영완 의료원장: 의료전달체계를 의료이용 합리화로 부릅니다. 안치석 회장이 TF 위원장을 맡아서 수고하고 있어요. 의료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보건계통에서 환자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은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2차, 3차가 안정성있게 유지되고 굴러가거든요. 1차, 2차, 3차로 올라가는 선순환이 돼야 합니다. 또한 회송도 3차에서 2차로, 2차에서 1차로 이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의료체계가 안정되게 운영됩니다. 지금은 환자들이 1차 의료기관에서 충분히 케어 가능한데도 상급종합병원에 가려해요. 뒤죽박죽 혼선이 되고 있어요. 의료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의뢰-회송 시스템이 정착되도록 해야합니다.

장영식 기자: 지역의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김영완 의료원장: 민간 병원도 서산의료원도 같은 의료기관입니다. 지역주민의 질병퇴치와 건강증진을 위해서 협력해야 합니다. 지역에서 30여년 의원을 운영해서 개원가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역할 분담과 신뢰를 갖고, 서로 협업하자고 건의하고 싶어요.

장영식 기자: 의료원에서 어려움은 없나요?

김영완 의료원장: 간호인력이 매우 부족합니다. 정원이 120명인데 20여명이 부족해요. 수시로 공고를 내는데도 지원자 자체가 적습니다. 아무래도 수도권과 거리가 멀어서 지원율이 낮은 것 같아요.

장영식 기자: 올해 8월 복합병동이 문을 열면 간호인력이 더 필요할텐데 걱정입니다.

김영완 의료원장: 이곳이 의외로 수도권 접근성이 좋습니다. 버스로 1시간 30분이면 이동가능한 반일 생활권입니다. 급여도 다른 의료원에 뒤지지 않고 원룸도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가족 같은 근무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요. 적극적인 지원을 바랍니다.

장영식 기자: 마지막으로 할 말씀이 있다면요?

김영완 의료원장: 서산이라는 지역이 참 좋아요. 지역민의 성품도 온화하고, 의료원 구성원들도 가족처럼 협력 잘하고 분위기도 좋아요. 많은 분이 의료원을 이용해 줬으면 해요.

장영식 기자: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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