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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손발 묶기…대의원이 막았다[의협 정총②]간선제 정관 개정ㆍ감사업무 규정 개정 제동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1.04.26 1:5
의사협회 제63차 정기대의원총회가 끝났다. 젊은 의사 수백명의 참관이 예고되면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됐지만 우려했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회계감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논란 속에서 감사보고서를 인준해 놓고, 의장이 재감사를 수용한 것은 감사보고서 인준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동시에, 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앞으로 갈길이 멀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대의원총회를 돌아보고, 시사점을 진단해 본다.

①젊은 의사들 대의원총회장에 가다
②감사 손발 묶기…대의원이 막았다
③집행부 불신 드러난 대의원총회

△정관개정특위 개정안 들여다보니..
올해 대의원회 정관개정특별위원회(정관특위)가 구성돼 정관을 보완하겠다며 개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정관특위는 바뀐 의료법과 복지부 권고사항에 맞게 의사협회 정관도 수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관특위의 개정안이 공개되자 회원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정관특위는 제26조 회장의 선출 항목에서 회장 선거방식과 관련 ‘회장은 대의원을 포함한 선거인단의 비밀투표로 선출한다’고 규정했다.

회장선거방식의 간선제 전환이 복지부의 승인을 얻었다고 해도, 61차 대의원총회에서의 정관 개정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한 회원들에 의해 고발됐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몇몇 지역의사회와 언론사가 실시한 회장선거방식 선호도를 보면 직선제가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성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관특위는 현행 제20조의2(임원에 대한 불신임) 3항이 ‘회장이 임명한 임원에 대한 불신임’이라고 규정돼 있는 것을 ‘총회에서 선출된 임원에 대한 불신임은 대의원 운영위원회에서 상정하거나’로 수정했다.

이는 총회의 의결 권한을 무시하고 대의원 운영위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으로, 특정 감사를 불신임 하는 등 악용될 소지가 있다. 

무엇보다 정관특위가 제안한 감사업무규정 개정안은 감사의 역할을 대폭 축소해 감사의 독립성이 훼손될 정도다.

개정안 6조1항을 보면 ‘대외적 공개 우려가 있거나 공개될 경우 협회회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대의원회 의장의 승인에 따라 구두보고로 대체할 수 있다’로 규정돼 있다.

개정안대로라면 감사가 직무수행중 의장의 지시나 간섭을 받을 여지가 발생한다.

또, 제6조11항을 보면 감사가 필요하다고 결정해 수시감사 및 자료제출을 요청할 경우에는 감사단 명의로 요청해야 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감사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을 경우 감사단으로 감사를 묶어 직무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 

   

△정관특위안 사실은 집행부안?
주목할 점은 정관특위가 내놓은 감사업무규정 개정안이 집행부 이동필 법제이사가 작성한 초안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23일 열린 대의원회 법령및정관심의분과위원회에서 양재수 경기대의원은 정관특위의 개정안은 집행부에서 만든 안이다”고 지적하고, “감사를 받아야 할 기관이 감사업무를 개정해도 되냐”고 따져 물었다.

김동익 법정관위원장과 이동필 법제이사는 “집행부가 초안을 만든 건 사실이지만 정관특위에서 수차례 논의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관특위 안이 지나치게 감사업무규정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23일과 24일 양일간 개최된 법정관위원회에서 수차례 제기됐다.

이동필 법제이사는 계속되는 대의원들의 문제제기에 “집행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으며, 변호사로서 법적인 판단에 의해 발언하고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대의원은 어떤 판단 내렸나

그렇다면 대의원들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우선 간선제와 관련된 정관 개정은 장시간 토론 끝에 대법원의 판결 이후로 미뤄졌다.

법정관위원회에서 울산시의사회가 제안한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거인단 구성을 위한 정관개정을 비롯한 모든 방안을 상정하지 말자’는 안을 표결한 결과 재석 47명 중 25명 찬성(53.2%)으로 가결됐다.

제안자인 하청길 울산대의원은 “간선제와 직선제를 포함한 모든 논의를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제안설명을 했고, 법정관위원회가 총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본회의에서 간선제와 관련한 정관개정은 일체 논의되지 않았다.

감사업무규정도 법정관위원회를 뚫지 못했다. 대의원들은 감사업무를 약화하는 정관특위 안도, 감사업무를 강화하는 경기도의사회 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현재 규정에서 감사단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부분을 ‘감사 또는 감사단’으로 수정하자는 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7명(69.8%), 반대 15명(28.3%), 기권 1명(1.9%)으로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으로 가결됐다.

이 안건은 본회의에서도 재석대의원 153명 중 찬성 121명(79.1%), 반대 32명(20.9%)으로 가결됐다.

감사단을 ‘감사 또는 감사단’으로 수정하자는 안건이 가결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상정되진 않았지만 정관특위의 감사업무규정 개정안을 보면 제5조(감사의 신분 보장과 독립성)에서 ‘효율적인 감사업무 수행을 위해 감사단을 구성하며, 수석 감사 1인을 호선하여 감사단을 대표하게 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는 감사단으로 감사들을 묶어 감사의 직무 독립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며, 올해 회계감사에서 논란이 된 이원보 감사의 지적사항이 감사단의 의견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될 소지도 있다.

특히 감사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감사 개인을 감사단으로 묶겠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이채현 부산대의원은 “4명의 감사를 감사단으로 묶는 것은 감사 개개인의 직무 독립성을 무시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감사 1명을 두는 것과 감사 4명을 두는 것의 차이를 없애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번 감사업무규정 개정으로 인해 집행부는 감사 개인이 요구하는 증빙서류 등 자료 제출 요구를 감사단 또는 수석감사에게 제출했다는 이유로 거부할 수 없게 됐다.

예를 들어 이원보 감사가 요구하는 회계 자료를 김주필 감사에게 제출했다는 이유로 거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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