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제63차 정기대의원총회가 끝났다. 젊은 의사 수백명의 참관이 예고되면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됐지만 우려했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회계감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논란 속에서 감사보고서를 인준해 놓고, 의장이 재감사를 수용한 것은 감사보고서 인준이 잘못됐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동시에 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앞으로 갈길이 멀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대의원총회를 돌아보고, 시사점을 진단해 본다.

①젊은 의사들 대의원총회장에 가다
②감사 손발 묶기…대의원이 막았다
③집행부 불신 드러난 대의원총회

올해 대의원총회는 이전 대의원총회와 많이 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단 대의원이 아닌 일반회원 수백명이 총회장을 찾아서 만은 아니다. 그동안 일반회원들의 바람을 외면하면서 일방적으로 회무를 추진해온 집행부에게 대의원들은 여러 장의 레드카드를 선사했다.

△젊은 회원들 얼마나 참여했나
올해 대의원총회에는 대의원보다 많은 일반회원이 참여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총회장을 찾은 이들은 전국의사총연합 회원과 의사협회 일반회원 수백명이다.

개회식 무렵 300여명이 본회의장에 들어왔고, 이들은 본회의가 시작될 무렵 지방에서 올라온 회원들이 참여하면서 400여명으로 불어났다.

전의총은 이날 총 참가자를 450명이라고 추산했다. 파란띠를 두른 전공의 50여명을 더하면 500명 안팎의 일반 회원이 대의원총회를 지켜본 셈이다.

특히 일반회원 상당수가 30대와 40대여서 50대 이상이 주류인 대의원들과 대비됐다.

△젊은 회원 참여, 표결에 어떤 영향?
젊은 회원들은 단순히 참관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젊은 회원들은 경만호 회장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서자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집행부가 사과를 할 때도 야유를 퍼부었다.

본회의가 시작되고 대의원들의 표결 결과가 전면상단에 설치된 스크린에 비쳐질 때마다 때론 응원의 함성을, 때론 아쉬움의 탄성을 질렀다.

오후 분과심의에서는 예ㆍ결산분과회의장을 비롯한 각 분과심의장에 들어가 대의원 등뒤에서 표결 과정을 지켜봤다.

일부에서는 젊은 회원들의 행동을 언짢아 하는 대의원이 많아 표결에 악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일 인 당 수백명의 일반회원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젊은 회원의 외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의도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반대 방향으로 표 행사를 했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의료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회원의 민심을 확인한 상당수 대의원들은 자신의 소신보다 후배들을 위해 어떤 결정이 옳은지 한번 더 고민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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