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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불명 사망자 신고 안하면 벌금 부과?윤소하 의원 의료법 개정안에 근거없는 행정개입 허용 등 우려
최미라 기자 | 승인2018.10.11 6:10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사건을 계기로 의료기관에서 원인불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신고하고, 위반시 벌금형을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중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불필요한 신고의무 부과라며 반대하고, 보건당국은 찬성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지난 3월 2일 의료기관에서 일정한 기간 내에 원인불명의 사망자가 2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 의료기관의 장은 그 내용을 관할 보건소장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지난 8월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됐다.

윤소하 의원은 “한 대형종합병원에서 4명의 신생아가 연쇄적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의료기관은 감염병이 의심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 사건을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원인불명의 사망자가 2명 이상 연속적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감염병의 위험 뿐만 아니라 해당 의료기관의 운영 및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해 그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고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의무적으로 해당 사실을 신고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의료사고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이다.”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실제로 현행법에는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한 별도의 신고의무가 부여돼 있지 않다.

다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염병환자등을 진단하거나 그 사체를 검안한 경우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의사가 소속의료기관의 장에게 보고하거나 관할 보건소장에게 신고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 경우 감염병 확산 방지라는 목적 하에 신고를 통해 역학조사와 같은 후속절차를 즉각적으로 이행해 대다수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려는 필요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사건과 같이 특정 의료기관에서 원인불명으로 환자가 집단으로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건당국에 신고해 후속 조치할 수 있는 안전관리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개정안의 내용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검토의견을 통해 “감염병예방법 및 의료분쟁조정법을 통한 신고 및 의료사고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법상 새로운 신고의무 부과는 불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대한병원협회도 “개정안은 의료행위나 의료기관의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사망의 결과만을 근거로 신고의무를 부과함으로써 합리적 근거 없이 행정개입을 허용할 우려가 있다.”면서, 반대했다.

또한 의료행위는 매우 전문적ㆍ독립적으로 이뤄지므로 다른 의료인이나 다른 진료과목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의 내용을 서로 알기 어려워 준수하기 어렵고, 신고의무가 부여되지 않더라도 의료기관의 과실이 의심되는 경우 보건소나 수사기관의 신고를 통해 정부개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원인불명 사망자 다수 발생 시 신고 의무를 부과해 이에 대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자는 개정안 취지에 공감한다.”라며, “법률 집행의 실효성을 기할 수 있도록 신고체계, 원인 불명 요건 등에 대한 명확화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사고 발생 미신고시 형사처벌이 예정돼 있는데, ‘원인불명’의 의미가 불분명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예를 들어 최종적으로 사망원인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경우를 포함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전문위원실은 또, 의학적으로 ‘원인불명’을 판단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의료기관의 종별 규모나 입원환자의 중증도 등이 다양한 상황에서 의료기관의 장이 특정 기간 동안 원인불명 2명 이상의 사망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점 등이 제시됐으므로 법안 심사 시 이러한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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