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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건강주치의 15%만 장애인 진료23명은 환자 1명 받은 게 전부…공급자 중심 정책 비판
최미라 기자 | 승인2018.10.10 15:16

정부가 시행중인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이 공급자 중심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30일부터 중증장애인이 거주 지역 내 장애인 건강주치의로 등록한 의사 1명을 선택해 만성질환 또는 장애 관련 건강상태 등을 관리받도록 하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3개월 여가 지난 9월 18일 현재, 장애인 건강주치의 교육을 받은 의사 312명 중 단 48명(15%)만이 주치의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치의로 활동하고 있는 48명 중 절반에 가까운 23명(48%)은 세 달 동안 장애인환자를 단 1명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지난 4월 7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장애인건강주치의 교육과정을 실시했고, 이를 통해 총 312명의 의사가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교육과정은 공통교육 2시간, 일반건강관리 6시간, 주장애관리 2시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교육을 받은 의사 312명 중 주치의 활동을 위해 등록한 의사는 268명으로 등록률은 86%로 나타난 반면, 등록하고도 주치의 활동을 하는 의사는 48명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8명은 총 302명의 장애인 환자를 관리하고 있어 주치의 1인당 평균 6명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하고 있는 48명의 장애인 건강주치의 중 48%에 해당하는 23명은 한 명의 장애인만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이상 5명 이하의 장애인을 관리하고 있는 주치의는 12명, 6~10명은 3명, 11~15명은 4명, 16~20명은 2명, 21~30명은 3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많은 장애인을 관리하고 있는 주치의는 신경외과 의사로 68명의 장애인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에 68명까지 관리하는 주치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활동이 미진한 주치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총 177개로, 서울시(강남구, 강동구, 강서구, 관악구, 광진구,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동작구, 마포구, 서대문구, 성동구, 성북구, 송파구, 양천구, 영등포구, 은평구, 종로구, 중랑구), 부산광역시(남구, 북구, 연제구), 인천광역시(계양구, 남동구, 동구, 부평구, 서구), 대전광역시(대덕구, 서구, 중구), 광주광역시(광산구, 남구, 서구), 대구광역시(서구), 울산광역시(울주군), 경기도(고양시, 광명시, 구리시, 김포시, 남양주시, 부천시, 성남시, 수원시, 시흥시, 안산시, 안성시, 안양시, 양평군, 여주시, 용인시, 의정부시, 이천시, 파주시, 평택시, 화성시), 강원도(양양군, 원주시, 춘천시), 충북(괴산군, 증평군, 청주시, 충주시), 충남(보령시, 아산시, 홍성군), 세종특별자치시, 경북(경산시, 경주시, 구미시, 안동시, 포항시), 경남(거제시, 양산시, 창원시, 통영시), 전북(군산시, 전주시), 전남(목포시, 보성군, 신안군, 여수시, 해남군), 제주도(서귀포시, 제주시) 등,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해당 시ㆍ군ㆍ구에 거주하는 등록장애인은 총 102만명 수준인데, 이 중 단 302명(0.03%)이 주치의를 찾아간 상황이다.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장애인들의 참여율이 이렇게 저조한 것일까?

이 사업의 공급자라고 할 수 있는 주치의들에게는 연간 21만 2,980원~25만 5,750원의 수가가 지급된다. 사업의 수요자인 장애인들에게는 어떤 유인이 있을까?

장애인이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이 편의시설인데, 주치의에 참여하는 의료기관들의 편의시설 설치현황을 살펴 본 결과, 미설치율이 최대 9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38.6%, 주출입구 자동문 37.5%, 주출입구 높이차이 제거 33%, 휠체어리프트 또는 경사로 47.2%, 장애인용 승강기 42.6%, 장애인용 화장실(대변기) 41.5%, 장애인용 화장실(소변기) 46%, 장애인용 화장실(세면대) 48.3%, 대기실 청각안내장치 92%, 대기실 영상모니터 91.5%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희 의원은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은 장애인의 예방적 건강관리를 강화한다는 측면과 함께 ‘일차의료 강화’라는 우리 의료체계의 개편을 위한 선도사업의 의미도 있다.”라며,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장애인건강주치의가 제대로 안착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의사들에게 신청을 받아 일방적으로 주치의를 선정하고 장애인들은 알아서 찾아오라는 식의 정부 정책에는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금처럼 공급자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참여 장애인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이제라도 왜 장애인들이 주치의를 찾지 않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수요자 중심의 제도 재설계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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