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국제적인 의료관광시대가 왔다. 옷이나 화장품을 구매하러 해외로 나가는 것처럼 의료도 하나의 ‘쇼핑’ 대상이 된지 오래다. 맥킨지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2004년 400억불이던 국제 의료서비스 시장이 2012년에는 1,000억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국내 의료서비스 시장 육성과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진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지난 2009년 해외환자 유치사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지정했다. 이후 의료법을 개정하고 메디컬 비자를 도입했으며, 의료기관들도 JCI 인증 등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한국 의료계, 승산있다
한국 의료기술과 인력, 시설 등 인프라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세계 수준의 다빈치로봇 수술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의료기관도 상급종합전문병원 44개, 병원 2,815개로 총 6만 585개에 달한다.

인구 천명당 급성기병상은 7.1병상으로 미국 2.7, 영국 2.2, 프랑스 3.7, OECD 평균 3.8보다 월등히 높고, 의료장비 역시 인구 백만명 당 CT 35.7대,MRI 20.2대로 각각 OECD평균 24.0대, 12.6대보다 높다.

또, 다빈치로봇시스템은 27개 병원에서 33개를 갖고 있으며, 전세계 29개에 불과한 양성자치료시설을 1개 보유하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의료비용은 미국의 1/3, 일본의 2/3수준이며, 관상동맥우회술의 경우 2만 4,000불이 드는데 이는 미국 14만 4,000불의 17%에 불과하다.

▲암 5년 생존률 한국-미국 비교
▲암 5년 생존률 한국-미국 비교
암 5년 생존률을 미국과 비교해보더라도 의료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데 이의가 없다는 중론이다.

▽진행상황
정부는 지난 2009년 5월 외국인환자 유인알선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의료법을 개정하고 해외환자 유치 등록기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의료기관 1,843개소, 유치업체 193개소 등 총 2,036개소가 등록한 상태다.

또, 해외환자 대상 메디컬 비자제도를 도입해 2009년 5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4,565건을 발급했다. 2009년 7월에는 의료법인의 숙박업 등 부대사업범위을 확대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외국인 코디네이터 대상 장기체류비자(E7)를 도입했다.

지난 1월에는 유치업자가 의료기관으로부터 받는 외국인환자 알선 수수료에 대해 한시적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외국인전용병동 설립ㆍ운영 시 병원의 일반병상 확보의무를 경감해 준다.

3월 국회를 통과한 ‘의료사고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은 외국인도 조정ㆍ중재 절차를 이용할 수 있게 해 해외환자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또, 시장질서 교란시 등록을 취소하는 등 건전한 시장질서를 형성하기 위한 의료법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홍보 및 유치채널을 구축하고 의료전문통역사, 외국인코디네이터, 병원마케터 등 전문인력 을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서양식ㆍ중식ㆍ러시아식ㆍ아랍식 등 외국인환자를 위한 환자식단을 개발하고 분쟁사무국 및 메디컬콜센터(15777-129)를 설치해 운영중이다.

JCI 인증기관도 기존 2개에서 2011년 현재 15개 기관으로 확대돼 한국 의료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이다.

▽그간의 성과는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2009년 6만 201명이던 외국인환자 수가 지난해에는 8만명, 2015년에는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건강관련 여행수지도 흑자로 전환했다.

또, 이런 노력은 한국의료 인지도와 위상 제고로도 이어지고 있다. 카타르 보건최고위원회로 이정신 전 아산병원장이 위촉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가간 보건산업분야 협력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카타르, 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몽골 등과 국가간 MOU를 체결했다.

복지부는 지난 1일 미국 뉴욕에서 ‘한미 HT산업 투자포럼’을 개최하고 다국적 제약사 머크사와 2,1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양해각서(MOU)를, 프로디아 시스템사와 1,700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한국의 글로벌 헬스케어 비전
▲한국의 글로벌 헬스케어 비전

▽앞으로 계획
정부는 올해 중점 사업계획으로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유치채널 확대를 꼽았다. 카자흐스탄, 중동 등 신흥시장에 대한 개척과 함께 현지의 신흥부유층 및 중증환자 유치를 위한 채널 확대와 관련한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의료이용 보험 대상국 확대를 위해 국제건강보험사와 직불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의료 이용 의료보험상품 개발을 확대한다.

‘국격 제고를 위한 나눔문화 확산’을 목표로 어린이 무료시술 사업 등 공익적 프로그램 운영을 한 해외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한국의료 나눔의 달’ 행사가 예정돼 있다.

보건산업제품 수출 및 병원 해외진출을 통한 사업 간 시너지효과도 제고한다. 자원 부국, 신흥 개도국 등에 병원플랜트와 전략적 동반진출을 추진해 병원 건립부터 제품, 서비스 등 패키지형 수주를 추진한다.

해외환자 유치산업에 다소 뒤늦게 뛰어든 한국이 어떤 특장점을 내세워 세계인의 발길을 이끌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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