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폭행방지와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은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료인 폭행방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목표치인 20만명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의료기관에서의 의료인 폭행의 심각성을 알리는 등 성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박홍준 회장은 진료실에서 의사를 폭행한 환자를 엄중하게 처벌해 줄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가 하면, 의료기관 폭력 근절을 요구하는 거리 캠페인에 나서는 등 폭력없는 진료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섰다.

박 회장은 국민청원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우려가 앞섰다고 한다.

박 회장은 “의료인 폭행사건 발생 직후 의사협회 상임이사회에서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이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행 동영상이 공개되자 이목이 집중됐고, 언론 보도도 잇따랐다.”라며, “하지만 국민청원은 계획에 없었기 때문에 우려했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민청원은 쉽게 시작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20만명은 절대 쉬운 숫자가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의사는 가족과 직원까지 힘을 모으면 수십만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전례를 보면 적극적인 참여층은 의사의 10% 가량이다.”라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의협이 시작한 게 아니다. 누군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렸는데 하다보니 참여하게 됐다. 우발적으로 올라왔고 허둥지둥댔다.”라며, “의협에서 처음부터 계획하고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다면 달랐을 것이다.”라고 아쉬워했다.

박 회장은 의사의 이슈는 일반인이 동일시하기 어렵다면서 15만명이 동참한 것도 성과라고 거듭 말했다.

박 회장은 “응급실 문제는 일반인과는 두단계는 떨어져 있다. 의사들은 당신이 당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참 떨어진 일이다.”라며, “지하철 폭력 근절이나, 학교폭력 근절이 주제라면 더 와닿았을 것이다. 응급실을 주제로 참여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은데도 참여자가 많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이 의료 현안에 더 관심을 갖도록 소통하고 홍보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박 회장은 서울 명동에서 실시한 의료기관 폭력 근절 거리 캠페인도 시민과의 직접 소통이라는 점에서 의미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명동은 연령층이 낮은 층이 많아 상대적으로 사회 일에 무관심하다. 그런데도 생각 외로 응급실 폭력에 대해 많이 알더라. 상당수 시민이 응원해줘 고무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전단지 1,000장을 시민에게 전달하며 의료기관 폭력 근절을 당부했다. 캠페인 전후 국민청원에 약 300-400명 가량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기회가 된다면 시민과의 소통에 다시 나서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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