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노성 원장
▲석노성 원장
무상의료가 가장 비싼 의료제도입니다.

무상의료가 가장 비싼 의료제도가 될 수밖에 없는 근거를 들자면, 첫째, 무상의료는 국민들의 과잉의료 사용을 야기하므로 진료비 급증을 막을 수 없습니다.

무상의료를 표방한 독일도 국민들의 과잉의료 사용 때문에 수 년 전부터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을 무상에서 10유로(1만 7,000원)를 받도록 제도를 고쳤습니다.

그리고 무상의료 국가라는 영국, 독일, 프랑스가 OECD 평균지출 의료비보다 적게 쓴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급증하는 의료비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현재도 GDP(국내총생산) 대비 의료비 비중이 우리나라 2~3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GDP 중 5~6% 정도를 의료비로 지출하는 우리나라가 영국, 독일, 프랑스처럼 무상의료를 하겠다면, 그들처럼 GDP 중 12~15%를 의료비로 지출해야 가능합니다. 무상의료를 한다면, 현재 의료비 총액의 적어도 2배 이상을 당장 더 지출해야 합니다.

둘째, 우리나라 의료비 급증의 가장 큰 3가지 이유는 약사조제료 낭비, 뻥튀기된 복제약값, 너무 싼 의료수가입니다.

그 중 너무 싼 의료수가가 바로 국민들의 과잉의료 사용을 야기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런데, 무상의료를 시행하면 더 큰 과잉의료를 야기하므로 의료비 통제가 불가능해집니다.

또한, 무상의료를 하면, 의료비 통제를 위해서 1차 진료는 무제한 허용하더라도 검사와 입원은 강력히 통제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검사와 입원을 통제하지 않으면 무료숙박과 건강검진을 동시에 만끽하려는 국민들이 모두 병원에 입원하려 할 겁니다.

검사와 입원을 강제로 통제하면 결국 자기 돈이 있어도 검사와 입원을 할 수 없어집니다. 결국 호주, 캐나다, 영국처럼, 자기 돈이 있어도 CT, MRI, 수술을 받으려면 몇 개월에서 몇 년을 대기해야 하는 제도가 만들어집니다.

셋째, 공무원들의 전면적인 의료통제와 의료비 배분은 더 큰 낭비와 질적 저하를 야기합니다.

군대의 급식 실태와 군대 의료의 상황을 보면 명확합니다. 군대의 끼니 당 식비는 5,000원이 넘는데, 식재료들은 초저질인 상황입니다. 공무원이 경제를 통제하는 순간부터 더 큰 비리와 낭비, 질적저하가 생깁니다.

의약분업이 시행되고 공무원들이 약값을 정하면서 약품비가 불과 10년 동안 8.4배 증가한 것을 보면 관치경제가 시장경제보다 8~10배 정도 비효율적이고 더 낭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상의료가 시행되면, 공무원들이 한정된 의료자원을 배분해야 하는데 과연 공무원들이 의료자원을 공평하고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을까요? 이게 가능하다면 현재 시립ㆍ도립 의료원들이 기관 당 연간 적자가 수 십억~수 백억 일리가 없고, 군대에 납품하는 식품, 의복, 구두, 무기들의 질이 떨어지고 비리가 끊이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무상의료를 시행해서 공무원들이 의료 전반을 통제하면 10년 내 현재의 의료비가 10배 가까이 증가할 것입니다.

만약 공무원들이 자기들 보수부터 많이 챙기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공무원들이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다해도 관치경제의 비효율성과 경직성, 낭비는 당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무상의료를 한다면, 제주도에서 시범사업을 한 후 하라고 하면 됩니다. 제주도 내에서 모은 의료비로만 제주도민들에게 무상의료를 한번 해보라고 하면 명약관화해집니다.

넷째, 의사들의 난이도 있는 의료 기피로 의료의 질은 수직낙하합니다. 자꾸 무상의료를 하는 영국, 독일 등의 복지국가와 비교하는데, 그들과 가장 큰 차이는 국민의식입니다. 그들은 공동체 의식을 오랫동안 배양한 국가들이고 이미 수십년전에 발전을 끝낸 국가들입니다.

우리나라 같이 경쟁을 좋아하고 자본주의, 물질주의 성향의 국가에서 무상의료를 한다면 무상의료에 채용된 일부 의사들은 모두 보건소 공무원 수준의 안전하고 쾌적한 의료만 시행하려 하고, 난이도와 위험도 있는 시술들은 모두 기피하려 할겁니다. 왜 우리나라 시립ㆍ도립 의료원, 보건소에 명의소리를 듣는 의사가 없고, 의료질이 민간의료기관보다 떨어지고 계속 적자가 날까요?

그 이유는 보수가 적고, 공무원들의 간섭이 심해서 좋은 의사들이 들어가지도 않고 어려운 수술도 하지 않고 병원 경영을 위한 경영 마인드가 구성원들에게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난이도 있는 수술이나 바이탈 관련 과에 들어가려는 신규의사 배출도 영원히 없을겁니다. 의사의 보람을 찾기 위해 같은 급여를 받으면서 그런 일에 뛰어들 의사가 과연 몇명이나 나올까요? 지금도 망해가는 수술이나 바이탈 관련 과들은 무상의료 시행하자마자 5년 내 완전히 멸종할 겁니다. 우리나라가 다이나믹 코리아인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위험도 있는 과에 인센티브를 더 주면 된다고 할지 모르겠는데, 그런 식으로 돈이 지출되면 현재보다 전체 의료비가 2~3배로 금방 뛸 겁니다. 위험도 있는 시술에 정상 의료수가를 지급한다면, 그게 OECD 평균 의료수가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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