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정책
기사인기도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찬반 “팽팽”교육부 설립 의결에 의료계 강력 반발ㆍ노조는 환영 입장
최미라 기자 | 승인2018.08.07 6:12

교육당국이 최근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찬반 양측이 팽팽해 주목된다. 의료계는 이번 결정은 의학교육을 말살하는 것이라며 설립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반면, 노조 측은 환영의사를 밝힌 것이다.

앞서 당정은 지난 4월 11일 서남의대 정원을 활용해 남원에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의장 김태년)와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이날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추진 계획’에 대해 당정협의 결과를 공동으로 발표하며,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의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 교육 환경에서 의료 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2018년 하반기 중 국립 공공의료대학(원) 관련 법령을 마련하고, 설립계획 수립, 건축 설계 및 공사 등 준비를 거쳐, 상황에 따라 2022년 또는 2023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후 교육부도 지난 1일 2018년도 제2차 국가ㆍ특수법인 대학설립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남원에 ‘국립공공의과대학원’을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위원회의 ‘국립공공의과대학(원) 설립안’에 따르면, 공공의전원의 정원은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그대로 활용하고, 지역별 의료 취약지 규모 및 필요 공공의료인력 수를 고려해 시·도 별 학생을 일정 비율로 배분ㆍ선발한다.

공공의과대학원에서 배출된 학생들은 정부가 4년간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대신에 졸업 후 도서 지역 및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에 배치돼 일정기간 이상 의무 근무를 해야 한다.

또한 이날 위원회에서는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을 수련 및 교육 병원으로 이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의료계는 강력 반발했다. 교육부의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심의통과는 의학교육을 말살하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이 지적하며,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저지를 위해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협회는 “공공의료의 발전과 의료서비스 접근성 확대를 위한 중차대한 문제를 교육부가 단 두 차례의 심의회의를 통해 졸속으로 결정해버렸다.”라고 비판했다.

의사협회는 “의과대학 설립은 의학교육의 첫 걸음이고 국민건강의 시발점이기 때문에 의료계가 주축이 돼 추진하는 게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사협회에 위원 추천을 요청한 일도 없거니와,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과 관련한 어떤 의견을 구한 적도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2차 위원회를 밀실에서 비공식적으로 진행하면서 의사협회의 의견서 전달조차 거부한 것은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태로 심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비용추계에 따르면, 국립의과대학과 부속병원을 설립ㆍ운영하는데 3,1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되며, 병원 설립을 제외하고도 1,744억원의 재정이 추가로 소요된다. 또한 공공의료대학원 개교 후 15년 이상을 기다려야만 효과가 나타나는 장기적인 정책이기도 하다.

의사협회는 “그런데도 국민 혈세를 낭비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제안한 의료계의 지속적인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특정 세력의 이익을 위해 추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자아낸다.”라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의료소외지역 주민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기존의 국립의대나 공공의료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 정책을 마련하고, 의료취약지의 근무환경 개선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의료자원을 재배분하는 것이다.”라며, “이것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손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주장했다.

기존의 국립의대나 공공의료기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세금을 낭비하면서까지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발상이라는 것이다.

이어 “정부는 의학전문대학원의 실패와 서남의대의 폐쇄를 통해 탁상행정으로 인한 의학교육 실패 사례가 또다시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으로 반복될 것임을 알면서도 정치권과 몇몇 관변학자들에 의해 주도되는 현 상황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차대한 의학교육이 포퓰리즘적 정치행태와 지역간 이권 나눠갖기식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되는 과거의 악습이 되풀이되는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의사협회는 “교육부의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에 대한 졸속심의 의결과 전문가 단체를 통한 어떠한 의견조회도 없었음에 분노하며, 차후 국회에서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라며, “정부가 공공의료 개선과 의료인 양성에 정치적 이해관계를 버리고 진정성을 갖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도 지난달 22일 의협임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의료대학 설립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정부의 공공보건의료의 강화 필요성에 동의한다.”라면서도, “다만, 정부가 공공의료대학 설립의 명분으로 제시한 공공의료대학의 신설을 통한 의료인력의 공급확대가 의료 취약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인지에 대해 적잖은 의문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지난 수십년간 누적된 공공의료의 제반 문제들이 현재의 지방 의료의 황폐화를 초래했다.”라며, “정부는 공공의료대학의 설립을 서두르기보다는 공공의료 취약성의 원인 파악과 해결방안을 위해 지난 17년 동안 세우지 않았던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우선적으로 수립해야 하고, 보건의료발전계획에 따라 보건의료 발전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의학교육기관의 설립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부실한 의학교육의 피해가 학생 자신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비롯한 사회적으로 얼마나 문제가 됐는지는 서남의대 폐교 사태를 통해서 경험했다.”라고 꼬집었다.

협의회는 “천문학적인 국가재원이 투입되는 공공의료대학의 성급한 설립보다는 먼저 양질의 의사를 양성할 수 있는 제도를 확립하고, 그 안에서 배출되는 의사들에게 공공의료에 대한 소명의식을 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공공의료만을 위한 차별화된 의사를 양성하겠다는 생각은 의학교육의 최일선에서 있는 교육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우려스럽다.”라며, “다각화되고 전문화돼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모든 전문 인력의 양성이 이렇게 편협된 사고방식에 의해 추진된다면 제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미증유의 소용돌이를 어떻게 극복할 지 매우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빗나간 지역경제 활성화 주장과 정치적 논리에 휘둘려서 성급하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공공의료 개선과 의료인 양성에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정부는 모든 것을 교육이라는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노조는 이 같은 의료계의 반발에 대해 의사협회가 반대하면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범국민적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공공의료 강화정책의 신호탄,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을 환영한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은 공공의료에 종사할 인력을 국가가 책임지고 양성하겠다는 것으로 공공의료 강화정책의 신호탄이자, 우리나라 공공의료 발전을 위한 역사적 분기점이다.”라고 주장했다.

공공의료가 1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공의료에 종사할 인력 부족은 공공의료 공백과 지역간 의료격차를 초래했고, 의사 구인난에 따른 의사 인건비 상승은 공공의료기관 적자와 경영악화의 주요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양질의 의사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으로 공공의료 공백과 지역의료 격차가 해소되고, 공공의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역설했다.

이들은 특히 의사협회의 반대에 대해 “의협이 공공의료대학 설립을 반대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라고 깎아 내렸다.

보건의료노조는 “우리나라는 의사 부족상태이다.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18’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임상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국가(평균 3.3명) 중 꼴찌인 반면,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7.0회로 OECD 국가(평균 7.4회) 중 가장 많았다.”라고 지적했다.

또, 의사인력 부족으로 의료현장에서는 무면허 불법의료행위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면서, PA의 불법성을 꼬집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협은 의대 신설을 반대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의사인력 확충은 국민에게 절박한 과제이다.”라며 “의사인력 부족으로 인해 의료현장에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의사 외 다른 의료인력과 환자들이 어떤 고통과 불안을 겪고 있는지 의협은 제대로 파악이나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더구나 의사를 구하지 못해 필수의료서비스 제공에 공백이 발생하고 지역간 의료격차가 심화되고 있는데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을 의협이 반대한다면 국민으로부터 그 어떤 명분도 정당성도 없는 집단이기주의로 비난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의협이 공공의료 공백과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을 저지하려 한다면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 사수투쟁과 함께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범국민적 투쟁에 나설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오히려 국립공공의료대학 정원이 너무 적고, 의사인력만이 아니라 간호사를 비롯한 여러 직종의 의료인력까지도 국가가 책임지고 양성해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없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수도권과 대도시 대형병원으로의 의료인력 쏠림현상을 극복하고 공공의료기관에 종사할 우수 의료인력을 양성하여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의사 뿐만 아니라 간호사를 비롯한 공공의료인력 양성대상과 규모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면서 “이번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을 계기로 국립공공의료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료인력 양성대상 확대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심각한 의료인력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한편, 20대 국회에서는 의대 신설 관련법안이 네 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자유한국당 이정현 의원은 지난 2016년 7월 11일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고, 공공보건의료 전문 의료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국립의대를 설립해 의료취약지 등 공공보건의료 및 군 의료 분야에서 장기간 근무할 공공보건의료인력을 양성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인 지난 2015년 5월 19일에도 동일한 법안을 발의, 올해 2월 상임위인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여야 의견이 엇갈리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폐기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도 19대 국회 당시와 유사한 내용의 ‘국공립 공공의료전담 의과대학 및 병원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2016년 9월 2일 발의했다.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같은 해 12월 19일 발의한 ‘창원산업의료대학 및 창원산업의료대학병원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통해 창원산업의료대학과 창원산업의료대학병원을 설치해 산업의료 분야에 장기간 복무할 산업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산업재해에 따른 치료ㆍ재활 등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는 19대 국회 당시인 2015년 12월 자유한국당 박성호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과 동일하다. 두 의원은 창원지역 의료 인프라의 열악함을 호소하며 법안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모두 지역구가 창원시에 위치해 있어 ‘지역구 민원’이라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보건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사를 양성하는 의과대학을 설립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해당 의과대학에서 양성된 의사는 졸업 후 일정기간 동안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설립ㆍ운영하거나 지정한 공공보건의료기관 또는 의료취약지 거점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정부의 강력한 국립공공의대 설립 의지 가운데, 국회에서 관련법안의 통과시기와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미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주요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