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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폭행, 시민단체ㆍ노조 생각은?다른 환자에게까지 피해 문제 공감하지만 처벌강화는 “글쎄”
최미라 기자 | 승인2018.07.11 6:12

최근 발생한 익산 응급실 폭행사건에 대해 의료계가 공분하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와 노조도 문제의 심각성과 대책 마련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처벌 강화나 수가 인상 등에는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전북 익산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손가락 골절을 치료받던 46살 임 모씨가 당직 의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무차별 폭행을 가했으며, 해당 의사는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후 익산경찰서는 지난 5일 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의료계는 지난 8일 경찰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등, 의료기관 내 폭력 근절을 강조했다. 일반 국민도 우려와 분노를 표하며 주취자라고 봐주지 말고 더욱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노조도 응급실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다른 의료진과 환자에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는 것이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사와 환자가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개념도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응급실이라는 병원 안에서 발생하는 일이라 더욱 문제다.”라며, “당사자 외 다른 환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므로 그런 차원에서 문제를 봐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환자가 의료인을 때렸다는 문제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후 유사한 사고 발생시 어떻게 처리하고 대응할지에 대한 매뉴얼이나 관리 등 지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사무총장은 “물론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게 가장 중요하지만, 또 다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떤 식으로 빨리 대처하느냐에 따라 주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 그렇다.”라며, “사고 발생시 병원 내에서는 어떻게 차단할지, 경찰이 어떻게 접근할지 등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환자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한다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인 것 같다.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서 이 같은 문제가 또 안 일어나겠나. 처벌수위 강화만이 해답은 아니다.”라며, “그런 사고가 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도 “이미 의료인 폭행에 대한 법은 강화됐다.”면서, “그런 사건은 응급실 뿐 아니라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미 있는 법이 실효성 있게 움직이게 상황과 조건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강주성 공동대표는 “의료계에서 처벌을 더 강화하자거나 응급실 수가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그건 의사사회가 감을 못 잡고 있는 것이다.”라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수가 타령을 하면 어떡하나. 거기에 수가 얘기가 왜 나오나. 다른 형태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이번 사건도 물론 문제이지만, 의료현장에서 폭언과 폭행 등은 의사보다 일반 병원노동자들이 더 많이 당한다고 토로했다.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병원 노동자들이 겪는 일은 의사보다 심하다. 의사는 환자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존경하고 일종의 갑을 관계가 형성돼 있지만, 병원 노동자와 환자가 만나면 환자가 갑이 된다.”라고 말했다.

정재수 실장은 이어 “대환자 업무도 의사보다는 병원 노동자가 훨씬 광범위하다. 간호사 뿐 아니라 원무팀 직원, 청소하는 직원까지도 감정노동이 많다. 환자와 보호자 접점부서들이 대부분 더 그렇다.”라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폭언과 폭행 뿐만 아니라 성희롱, 감정노동 등 인권적 요소 관련 문제도 심각하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로 최근 보건의료노조가 발표한 ‘2018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건의료노동자가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겪는 폭언 및 폭행, 성폭력의 피해경험이 많았다.

노조는 “감정노동으로부터 병원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보완장치가 필요하며, 형식적인 정부정책이 아니라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제재와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평소 의료 문제에 대해 소신발언을 하고 각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온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인터뷰를 거부했다.

그는 오는 13일 국회에서 열리는 관련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하니 그 때 의견을 들어달라며 말을 아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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