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사건을 계기로 집담회를 개최하고, 안전한 의료환경을 보장해 줄 것을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안치현)는 7일 서울대병원에서 ‘안전한 의료환경을 위한 전국 전공의 집담회’를 개최했다. 집담회는 전공의 휴게시간인 점심시간을 이용한 합법적인 집회로 구성됐으며, 전국 수련병원 20여 곳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전공의 한 명당 진료량을 제한하라고 주장했다.

전공의들은 “한 주에 100시간을 해도 모자란 업무를 80시간 이내에 해야 하는 상황이다. 환자는 줄지 않았고 인력은 늘지 않았다.”라며, “환자 한 명 얼굴 볼 시간조차 부족한 지금, 환자도 우리도 모두 위험해지고 있다. 전공의당 환자 수를 제한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명확한 수련업무규정을 달라고 요구했다. 전공의가 누구의 지도하에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알려 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불가능한 역할을 강요하지 말고 정말 환자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충분한 수련기회를 보장하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한 생명을 제대로 치료하는 데에는 전공의 개인의 노력 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 교수, 병원 나아가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라며, “전공의에게 무엇을 얼마만큼 가르쳐 어떤 전문의로 길러낼지 분명히 밝혀달라.”라고 역설했다.

이외에도 잘못된 제도와 관행으로 환자를 잃고 싶지 않다면서, 잘못된 의료 관행을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적은 수가로 일회용 의료기기를 재사용하고, 이익을 위해 의사가 아닌 자에게 우리 일을 맡기는 등 잘못된 관행과 이를 만들어낸 제도를 개선하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들은 “이대목동병원 사건 조사의 결론이 직접 투약을 점검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의무를 전공의에게 강요하고, 펌프의 종류를 몰랐다고 투약경로도 모르는 의사로 전공의를 매도하는 것이라는 현실에 우리는 좌절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라면 결국 수많은 관행은 고쳐지지 않은 채 환자가 위험에 빠지면 전공의는 불가능한 혐의로 또 다시 범죄자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번 집담회는 한 사람의 전공의를 위한 것이 아니며, 의료진으로서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약자의 위치에서 말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이제는 이야기하여 환자와 스스로를 지켜내고자 하는 것이다.”라며, “전국의 전공의는 어린 생명이 잠시나마 꽃피웠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 함께 나아갈 것 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집담회에는 ▲서울대병원 150명 ▲계명대동산병원 121명 ▲삼성서울병원 104명 ▲서울아산병원 75명 ▲연세대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50명 ▲이대목동병원 45명 ▲중앙대병원 40명 ▲고신대복음병원 35명 ▲원광대병원 30명 ▲을지대병원 30명 ▲인제대서울백병원 28명 ▲전북대병원 25명 ▲인제대해운대백병원 24명 ▲순천향대서울병원 23명 ▲단국대병원 20명 ▲한일병원 20명 ▲아주대병원 18명 ▲고려대의과대학 3명 등,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841명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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