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과 드루킹 특검법을 의결했지만, 개헌과 후반기 원구성이 또 다른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1일 본회의를 열고, ‘2018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과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일명 드루킹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또, 신용보증기금운용계획변경안 등 추경예산 부수법안 13건과 조세특례제한법도 일괄처리했다.

하지만 이번엔 개헌과 후반기 원구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야3당 교섭단체는 2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부 개헌안의 철회를 요청하기로 했다.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정의 노회찬 등 야3당 원내대표들은 국회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정례회동 회동 이후 “문 대통령이 힘들게 낸 개헌안이 부결되거나 폐기되는 식의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철회를 부탁드리는 것이다.”라며, “정세균 의장이 제안한 대로 6월까지 개헌안을 합의하고 시기는 별도 조율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하여야 한다’는 헌법 규정에 따라 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발의한 개헌안의 국회 의결 시한은 오는 24일이다.

이 때까지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철회하라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개헌안 표결을 위한 24일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5월 국회가 이제 열흘 남짓 남았는데, 헌법을 준수하는 국회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면서,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대통령 개헌안을 의결하고 국회 의장단도 선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헌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개헌안을 발의했는데, 헌법이 정한 개헌안 의결 시점이 24일이다.”라며,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이날 본회의를 개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오는 29일 국회의장단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5일 전 의장단을 선출하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다.”면서, “국회의장은 24일 국회 본회의를 소집해서 대통령 개헌안을 의결하고 의장 선거도 실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 의장단 선거는 임기 만료(5월 29일) 5일 전에 치러져야 하지만 강제 조항이 아니라서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중요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을 지켜 24일에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엔 현재 가장 많은 의석(118석)을 가진 민주당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국회의장도 가져가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하지만 원내 2당인 자유한국당(113석)은 전반기 의장단 임기 만료일이 아닌 원 구성 협상 당일 의석수를 기준으로 의장단을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6ㆍ13 지방선거와 동시에 12곳의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지는 만큼 결과에 따라 원내 1당이 바뀔 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여야가 또다시 원 구성 문제를 놓고 대치하면 오는 30일부터는 국회 지도부 공백 상태가 발생하고, 상임위에서도 일대 혼선이 예상된다.

원 구성 협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상임위 배분 문제에서 여야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통상 여당이 위원장을 맡았다는 논리로 대통령 비서실, 즉 청와대를 소관기관으로 둔 운영위원장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또한 20대 국회 하반기에는 전반기보다 교섭단체가 하나 늘어나 4개나 되는 만큼, 각 당의 이해 셈법에 따라 더욱 치열한 원 구성 협상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국회가 추가경정예산 심사와 드루킹 특검 처리를 위해 5월 임시국회를 가동하면서 법안 심사를 위한 상임위원회 개최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상임위별로 법안 심사를 위한 의사일정을 잡고 있지만, 보건복지위원회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당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이 없는데다, 6ㆍ13 지방선거 지원 등으로 일정 잡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여야 간사가 보건복지위 개회 여부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오는 5월 29일까지인 전반기 국회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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