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가 3주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까지 터지며 여야 대립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개헌안과 국민투표법, 추가경정예산안 등 산적한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일명 ‘드루킹 사건’에 대해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바른미래당도 이번 의혹을 ‘드루킹 게이트’라고 명명하며 정부여당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역시 여론 조작팀의 자금출처 및 인사청탁과 댓글조작의 대가를 밝히겠다며,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 불사’까지 벼르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조건없이 국회에 복귀하기를 촉구하고 있으며, 청와대도 국민투표법 개정 시한이 오는 23일까지라며 조속한 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하지만 야당 설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는 기존의 주장을 거듭하며 국회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비상의원총회에서 “어제 청와대가 특검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일언지하에 특검을 거부하고 나섰다.”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정권 연루 의혹에 경찰은 부실수사 논란이 제기되는 마당에 말로는 누구보다 철저한 수사와 명확한 진상규명을 바란다면서, 특검만은 죽어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나오는 청와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는 이미 특검수용을 국회 정상화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면서, “개헌, 추경, 온갖 민생 현안을 놓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마저 수용을 촉구하고 있는 특검을 민주당과 청와대만이 끝내 거부하는 것은 국회를 끝내 파행으로 몰고 정쟁과 대통령 정치로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만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천막농성이 사흘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라며, “예전에 차떼기 정당 시절의 천막당사 역시 결국 쇼였지만, 나름대로 결기도 있었고, 흥행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천막농성은 명분도, 대책도, 민심도 없는 ‘3무 농성’이다.”라고 꼬집었다.

추 대표는 “민생국회, 개헌국회, 추경국회를 내팽개친 국회가 그 어떤 주장을 해도 국민이 곱게 볼 리 없다. 심지어 당내 호응조차 얻지 못하는 자유한국당의 천막 농성은 결국 문재인정부 발목잡기, 한반도평화 골목막기다.”라며, “자유한국당이 드루킹 일당의 유치한 소행을 정쟁화 시켜보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헛되고 헛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자유한국당이 고질적 국회 보이콧과 천막쇼에 이어 어제는 급기야 대한민국 현대 민주주의사의 위대한 성취인 4.19기념식마저 걷어 차버렸다.”라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민생을 걷어차고, 개헌밥상도 뒤엎더니, 이젠 역사마저 외면하는 꼴이다.”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오늘이 지나면 국민개헌을 위한 기회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 알 수 없다. 두렵고 또 두려운 마음으로 강력하게 촉구한다. 국민과 역사가 지켜보고 있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지금 당장 국회로 복귀해 국민투표법 개정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여야의 갈등이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면서, 표류중인 국회 상태는 당분간 정상화 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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