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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회 관행에 경각심, 충분히 의미 있다”[생생인터뷰]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
장영식 기자 | 승인2018.04.10 6:12

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은 지난 2016년 각과 개원의협의회장을 당연직 부회장으로 하는 회칙을 개정하면서 대한개원의협의회와 각과 개원의협의회의 통합을 이뤄냈다. 전임 집행부를 상대로 한 소송으로 화제에 중심에 서기도 한 노 회장은 법원에서 평의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하판결을 받은 후 평의원회에서도 소송제기 표결 결과 부결로 결정되자 “개인을 처벌하기 위한 소송이 아니었다. 의사회의 잘못된 관행에 경각심을 부여하려는 목적이 강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임기 3개월을 남겨둔 그를 만나봤다.

노만희 대개협회장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회장님?

노만희 회장: 반가워요, 어서오세요.

장영식 기자: 임기가 얼마남지 않았네요. 소회를 말씀해 주세요.

노만희 회장: 대개협도 약간의 변화는 이뤘다고 생각하는데, 의료계 변화를 따라가는 게 참 힘드네요. 의약분업 사태 이후에 최대 위기라고 할까요? 문재인 케어와 의료전달체계 등 어떻게 보면 지금 상황은 원격의료가 묻힐 정도로 큰 위기 상황인 것 같아요. 나름대로 의료계 역할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고심이 많았던 3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장영식 기자: 혹시 재선에 도전할 의향이 있으신지요?

노만희 회장: 그 부분은 아직 확답하긴 어려워요. 의협 대의원총회가 끝나고 결정하려고 합니다.

장영식 기자: 여러 인사가 회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노만희 회장: 그만큼 대개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어요? 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개원가의 이익 도모와 권리 신장을 위해 도전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

장영식 기자: 대개협 회장으로서 해온 일 중에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하나만 꼽아주세요.

노만희 회장: 잘했다기 보다는 각개협을 없애고 대개협과 통합한 것을 꼽고 싶네요. 각과 회장들을 당연직 부회장으로 회무에 참여하게 한 게 의미가 크다고 봐요. 의료전달체계과 관련해서 의견을 낼때 각 과들이 함께 움직졌잖아요? 평소 대개협 안에서 소통해 온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함께 움직일 때 영향력을 확인하면서 통합의 힘을 느꼈습니다. 

장영식 기자: 아쉬웠던 일도 있었을 것 같아요.

노만희 회장: 아쉬운 것은 대개협 차원의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법이나 제도와 관련한 연구를 하고 싶은데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요. 의협 지원금 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학술대회를 열어 잉여금을 만들고 있어요. 학술대회를 준비하는데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큽니다.

장영식 기자: 그래서 의협 지원금 환원을 시도하고 있죠?

노만희 회장: 지난해 의협 지원금 환원을 시도했는데 안타깝게 부결됐습니다. 이번 총회에도 올릴 생각입니다. 삭감되기 전 수준으로 올리면 학술대회를 한 번 만 열어도 됩니다. 학술대회를 줄이면 나머지 시간은 다른 회무에 집중할 수 있죠.

장영식 기자: 대개협 회장 선거제도를 개선할 의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노만희 회장: 개선이라는 표현은 애매합니다. 현재는 선거제도가 없어요. 평의원회 현장에서 손을 들고 나오면 출마가 되는 거거든요. 그렇게 선출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선출과정을 구체화해야 할 것 같네요.

노만희 회장: 출마 의향이 있는 사람은 사전에 의사표시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협 선거처럼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니고, 평의원회 전에 회원들에게 누가 나오는지 알리고, 선택할 시간적 여유를 줘야한다는 거죠. 지금은 평의원회에서 손들고 나오면 후보가 됩니다. 이런 방식은 대개협 위상에도 도움이 안됩니다. 원칙과 기준이 없는 선거 같아서 약간의 기준을 만들려고 합니다.

장영식 기자: 후보 등록 절차를 만들겠다는 거죠?

노만희 회장: 그렇습니다. 올해 회장 선거가 있어서 회칙 개정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선거가 없는 해에는 회칙 개정을 위한 정족수 채우기가 힘드니까요.

장영식 기자: 전임 집행부와 소송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죠?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노만희 회장: 민사소송은 평의원회에서 추가로 진행하지 말라고 결정해서 안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소송은 민사적으로 책임여부가 가려진 것이 아닙니다. 각하 당한 이유는 회원 총회를 거치지 않아서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회원 총회가 불가능하니 평의원회라도 거쳤어야 한다는 거였는데, 결과적으로 제 불찰이었죠.

장영식 기자: 전 집행부가 소송을 걸었죠?

노만희 회장: 명예훼손과, 소송비용을 대개협에서 냈다는 것에 대해 업무상 배임, 소송 결과를 평의원들에게 공지하는 것에 대해 인적사항 등이 들어가서 개인정보법 위반으로 고소를 했습니다. 12월 말경 무혐의를 받았는데, 아직까지 법원에서 연락이 오지 않는 걸 보니 김일중 회장 쪽에서 항소를 하지 않았나 봅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다면 서로간 모든 소송이 정리됐다고 보면 되나요?

노만희 회장: 그렇죠. 제가 형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여지는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이런 일이 재발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더 연장할 의사는 없어요. 의사회 관행에 경각심을 줬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전 집행부와의 소송이유가 회계자료 때문이었잖아요? 현 집행부는 회계를 어떤 원칙에 의해 정리하고 있나요?

노만희 회장: 특별한 건 없어요. 의협 지원금과, 학술대회 잉여금을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로 나눠서 평의원회에 모두 공개하고 있어요. 회계는 어렵게 할 게 없습니다. 들어오고 나간 것을 그대로 공개면 됩니다.

장영식 기자: 다음 집행부에서 다시 일반회계만 공개하고 특별회계는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나요?

노만희 회장: 회칙 개정을 따로 하지 않는 이상 원칙대로 회계를 공개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집행부가 달라져도 모든 회계를 공개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연명의료법이 지난 2월 4일 시행됐습니다. 지난 2월 28일 본회의에서 처벌요건을 명확히하고 처벌 수위를 낮추는 개정안이 통과돼 내년 상반기부터 적용됩니다. 다만, 의료계가 요구한 처벌 1년 유예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요, 연명의료법의 문제점과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제안해 주세요.

노만희 회장: 개원가에서 직접 부딪힐 일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 법이 의사들을 편하게 해주려는 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보호자들을 위한 법이면서 처벌조항을 둬서 의료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생명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ㆍ의학적인 부분을 모두 판단해야 합니다. 의료인의 책임이 너무 강조되는 거 같아서 부담스럽고, 절차가 복잡한 것도 문제입니다. 간소화해야 합니다.

의료인과 관계된 것은 아니지만 사전의향서도 어떤 노인 환자가 쉽게 할 수 있겠습니까? 사전의향서를 한 번 알아봤는데 쓸수 있는 곳이 상급종합병원 중 5곳 밖에 없더군요. 복지재단 몇 곳 밖에 없어요. 아니면 건보공단 지사를 찾아가야 합니다. 사전의향서는 대학병원 급이라면 희망하는 환자가 어디서든 쓸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사전의향서를 제출하는 것도 노인으 고려해서 편의성을 접목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건보공단과의 수가협상은 대개협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노만희 회장: 언젠가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의협회장 후보들에게 질의서를 보냈어요. 대개협이 의원을 경영하는 대표 기관이 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의료법 상 법정 단체가 돼야 한다는 질문을 했더니 김숙희 후보를 빼고는 모두 동의했습니다. 의협은 국민 건강에 있어 최상위 단체로서의 역할을 해야하고, 병협과 개원의단체도 아울러야 합니다. 대개협은 지금 당장 수가협상에 나가라고 하면 아직은 여력이 안 됩니다. 하지만 향후 대개협이 수가협상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의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 비중이 의약분업 당시 40%에서 현재 2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수개월간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기도 했는데,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향에 대해 한말씀 해주세요.

노만희 회장: 전달체계 개선은 필요합니다. 이번 논의에서도 마지막에 틀어졌는데 두가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먼저,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에서 쭉 논의를 했다고 하는데, 권고안을 미쳐 완성하지 못한 채 대선 직전에 중단됐다가 김윤 서울의대 교수가 지난해 10월부터 다시 불을 붙여서 권고안을 내놓은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권고안이 그 전에 논의된 것과 변한 게 있어요. 협의체에 관여한 위원이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았어요. 의원급 의료기관의 입원실 폐쇄가 몇 차 회의부터 나왔는지도 마찬가지에요. 그 전에는 점진적 폐쇄였고, 그때만 해도 큰 반발이 없었는데 갑자기 폐쇄라고 하니 반발이 커졌습니다.

장영식 기자: 내용이 많이 바뀌긴 했죠. 다른 이유는 무엇이죠?

노만희 회장: 다른 하나는 의협 이사들이 설명할 때 조심해야 했어요. 지금 안하면 날아간다고 하니까 반발이 커졌어요. 언제까지 답을 하지 않으면 날아간다고 했는데 그 다음 절차에 대한 설명은 없었죠. 알아보니 의사들이 의견을 내도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었죠. 어쨌든 의료전달체계는 개선해야 합니다. 정부와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대개협 회원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노만희 회장: 의협 회비를 열심히 납부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의협 회비는 회장이 누구냐에 따라 내는 게 아니라 의협 회원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다하자는 겁니다. 과거 회비납부율이 85%일 때는 일할 만 했어요. 협회에 돈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투표권을 모든 회원에게 준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회비를 낸 회원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앞으로 의사협회와의 관계는요?

노만희 회장: 새 회장이 당선됐으니까 의협 산하 단체로서 최대한 협조할 생각입니다. 의사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개협도 잘 협조할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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