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사건에 대해 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구성해 문제점을 조사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직 인수위원회(위원장 성종호)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사태 관련 의료계 대표자 규탄대회’를 열고 의료진 구속 결정을 내린 사법부와 근본적인 의료환경 개선에 나서지 않는 정부를 비판했다.

현장에 모인 의사들은 의료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조위를 구성해 희생양의 사법처리가 목적이 아닌 실질적인 문제점들을 조사한 후 의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대한민국 중환자 의료체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근본부터 개혁하라고 요구했다.

최대집 당선인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의료체계의 기본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최대집 당선인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의료체계의 기본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은 대회사를 통해 “어느 의사가 환자가 잘못되라고 진료를 하나.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선한 의도를 갖고 있다.”라며, “의사들은 안타까운 마음과 뜨거운 사명감을 가지고 진료현장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 당선인은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다고해서 마치 살인자라도 되는 것처럼 죄인으로 취급한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100일 동안의 수사를 통해서 완전히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데도 진술이 번복됐다는 이유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교수 2인과 간호사 1명을 구속시켰다.”라고 지적했다.

최 당선인은 “그들은 지금 남대문 유치장 차가운 바닥에 구속돼 있다. 그 중 한 분은 유방암 환자다. 대한민국은 문명국가인가, 야만국가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당선인은 “우리는 의사들의 권리를 더 중요시해서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다. 선한 의도가 가정된 의료행위에서 나쁜 결과만 가지고 의사들을 중범죄자 취급하고 살인자 취급을 하면 의사들은 중환자치료 현장에서 떠날 수 밖에 없다.”라며, “의사들이 중환자 치료 현장을 떠나면 그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간다.”라고 주장했다.

최 당선인은 “우리는 의사들의 권리만 주장하기 위해서 나온 게 아니라, 환자들을 걱정하는 마음, 국민과 사회와 국가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온 것이다.”라며, “총궐기해서 잘못된 검찰, 경찰, 법원의 행태를 모두 바꿔버리겠다.”라고 경고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근본적인 보건의료시스템의 개혁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누구도 그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요구받거나 이로 인해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의료진 처벌에 앞서 대한민국 의료진 누구나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도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의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대식 부산시의사회장은 “대한민국 사법부는 구속영장 발부사유로 잘못된 관행을 묵인, 방치해 지도, 감독 의무 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발표했다. 이 사유는 의료진에게만 국한되나? 의료계가 수십년 동안 호소한 잘못된 관행을 방치하며 심지어 조장까지 했던 진정한 적폐는 대한민국 정부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강 회장은 “삶과 죽음의 전쟁터에서 얼마나 더 많은 의료진을 범죄자로 몰아 대한민국 의료의 썩은 악취를, 언제까지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제는 의료계에 정의를 겁박하는 정부가 정의로워질 때이다.”라고 주장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이번 결정으로 극한 직업인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를 할 사람이 없어져 파국의 결과를 낳을 것이다.”라며, “이로 인해 초래 되는 끔찍한 재난 사태에 분명한 책임이 서울남부지법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더 이상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와 교수들이 신생아 중환자실의 위험한 업무에 종사함으로써 숭고한 의업을 더 이상 행할 수 없고 감옥에 갇히고 전과자가 되는 위험 가득한 상황에서 그들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의사 대표자들이 8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신생아 사망 사건 의료진 구속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모습
의사 대표자들이 8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신생아 사망 사건 의료진 구속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모습

이날 현장에 모인 400여명의 의사들은 비가오는 궂은 날씨에도 ▲의료인 살인자 취급 더 이상은 못참겠다 ▲의료진 구속사태 강력히 규탄한다 ▲의료진 구속결정 즉각 철회하라 ▲환자진료 부당삭감 심평원을 구속하라 ▲13만의사 범죄자 취급 중환자실 무너진다 ▲13만의사 범죄자 취급 국가의료 붕괴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현장을 지켰다.

이들은 신생아 사망이라는 불행한 사태를 맞아 의료진에게 책임을 묻기 보다 감염관리 시스템 및 인력 개선 등 구조적인 문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4명의 신생아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의료진의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모두 사망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6일 피의자 7명을 모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기소의견으로 오는 10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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