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3일 늦은 저녁 의사협회 임시회관의 주인공은 최대집 후보였다. 제40대 의사협회장 선거의 전자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순간 최대집 후보의 압도적인 당선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유력 후보보다는 다크호스로 분류되던 그가 2위를 2,000여표 차로 따돌리고 승리를 한 배경은 무엇일까? 최대집 당선인을 직접 만나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최대집 당선인: 네,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다시 한 번 당선 축하드립니다. 큰 표 차로 승리했는데, 예상했나요?

최대집 당선인: 선거에서 이길 거라는 것은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표계산은 안했지만 직감적인 느낌은 있었습니다.

장영식 기자: 회원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해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최대집 당선인: 비급여 전체가 급여화 된다는 위기의식이 있었습니다. 개원가나 병원이나 비급여 시술을 많이 하는데, 비급여가 없어지면 진료 행태에 큰 변화가 옵니다. 말그대로 각종 병의원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회원이 많았는데 이런 회원들 생각을 정확하게 대변했기 때문에 당선됐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당선자는 선거 후 낙선 후보와 그를 지지한 회원들을 보듬고 안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 따로 생각하고 있는 방안이 있나요?

최대집 당선인: 집행부 인선중인데 타 캠프에서 활동했던 분도 함께 할 계획입니다. 또, 캠프에서 활동하지 않았던 분이라도 의사의 권익을 쟁취하는데 확실한 신념을 가진 분에게 상임이사, 전문위원, 자문위원 등을 전문성을 고려해 제안할 생각입니다.

장영식 기자: 요즘 문재인 케어 관련 질문을 가장 많이 받죠?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무엇이 문제인가요?

최대집 당선인: 의사 입장에서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게 가장 큽니다. 이론적으로 비급여를 급여화하게 되면 의사가 행하는 모든 행위의 가격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전체 비급여가 급여화되면 병원은 도산 위기를 맞게 될 겁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비급여 전체 항목이 급여로 들어오게 되면 국가와 사회의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결국 의료이용의 선택권을 제한 받게 되는 거죠. 또,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늘어나 건강보험료를 계속 올려야 하는데, 쉽지 않죠. 재정 파탄 가능성도 큽니다.

장영식 기자: 상복부 초음파 고시는 2015년 발표됐는데 왜 이제서야 문제를 삼느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최대집 당선인: 문제제기가 늦은 게 아닙니다. 초음파는 의사들도 언젠가는 급여화 할 항목으로 생각하고 있고, 지난 정부에서 계획이 발표됐을 때도 지적을 하지 않았죠. 유용한 검사이고 진단적 가치도 높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문케어로 인해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 하겠다는 망상적 정책을 펴면서 80% 예비급여가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80% 비급여 산정해서 받는 것을 찬성할 수 없습니다. 급여 예외부분을 비급여로 인정해서 의료행위를 할 여지를 마련해 둬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비상대책위원회의 예비급여 관련 광고가 논란이 됐는데 당선인의 정확한 입장은요?

최대집 당선인: 비대위는 4월 22일까지 한시적 활동을 합니다. 상복부 초음파 관련한 요구조건을 비대위와 함께 만들어서 복지부에 제시했는데 거부당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대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때 비대위에서 신문광고로 홍보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광고 내용은 비대위가 지금까지 주장해 왔던 내용과 맞습니다. 50% 정도는 급여로 볼 수 있으니까 50% 본인부담을 실제로 요청했습니다. 다만, 광고 내용에 예비급여라는 단어를 쓴 게 문제입니다. 본인부담이 50% 이하면 급여로 볼수 있다고 판단했으니 예비급여를 쓰면 안 되는 겁니다. 정부에 잘못된 정보를 줄수 있고 회원들에게도 혼란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예비급여는 무조건 철폐돼야 합니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도 받아들일수 없습니다. 다만, 필수 의학적 비급여를 일부 선별해서 점진적으로 단계화 하는 것은 찬성할 수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복지부와 의ㆍ병ㆍ정 협의체를 진행했습니다. 복지부는 심사평가체계(심사실명제 단계적 추진, 자율신고제 도입, 심사기준 개선협의체 구성 등 방안 논의), 비급여의 급여화(단계적인 급여화, 급여평가위원회에 의료단체 참여 보장 등의 요구사항 협의), 수가 정상화(적정수가 보상 원칙과 주요 보상 분야 등에 대해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으로 지속 논의하기로 함)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하는데 동의하나요?

최대집 당선인: 심사평가체계의 경우, 논의한 사항을 중심으로 원칙대로 추진하면 의료계가 원하는 심사체계 개편안을 만들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정 수가 부분에 대해서는 실망을 많이했습니다. 복지부가 수가를 정상화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비급여의 급여화는 정부가 미리 정해놓고 의료계를 들러리로 세웠어요. 9차 회의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장영식 기자: 의ㆍ병ㆍ정 10차 회의에서 복지부에 제시한 6개 요구안이 모두 거부 당하자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투쟁을 하더라도 대화는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최대집 당선인: 대화를 이어갈 공은 정부에 있습니다. 우리는 서둘러야 할 필요가 없어요. 대화를 하기 위한 조건은 무리한 조건이 아닙니다. 우리는 기존 초음파를 인정합니다. 산정기준도 기존 합의를 존중합니다. 고시를 일단 중단하고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자는 겁니다. 복지부는 의사들만 할 수 있다고 해놓고 방사선사들이 집회를 하니까 의사와 같은 장소에서 하는 것은 산정할 수 있다고 고시를 바꿨습니다. 중앙정부가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하는데 받아들일수 있겠습니까? 원칙적으로 초음파 검사는 실시간 검사와 진단 행위가 결합돼 있는 겁니다. 우리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복지부가 대화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원래 계획대로 길을 갈수 밖에 없습니다.

장영식 기자: 22일, 27일, 29일 중 하루 집단 휴진을 예고했습니다. 날짜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정했나요?

최대집 당선인: 22일은 정총 때문에 개최가 쉽지 않고, 시기적으로 27일 아니면 29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29일은 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잠정적으로 결정했던 날입니다. 오는 4월 8일 시도의사장회의와 비대위 전체회의가 있습니다. 16개 시도의사회장과 따로 만나 논의할 예정입니다.

장영식 기자: 당선증을 받은 현장에서 합법적인 투쟁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평일 집단 휴진은 불법 아닌가요?

최대집 당선인: 의사들에게는 총파업 권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료법에는 진료 개시명령을 내릴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헌법상 진료를 하고 안하고는 기본적으로 각 의사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장영식 기자: 4월 집단 휴진 이후 투쟁 계획도 궁금합니다.

최대집 당선인: 27일로 결정되면 집단휴진을 하게 되고, 29일은 공휴일이어서 집단 휴진은 아닙니다. 시도의사회장 회의, 비대위 회의 등을 통해 확정할 겁니다. 이후 투쟁 방향은 4월 투쟁 이후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할 계획입니다.

장영식 기자: 대국민 홍보도 중요한데요, 어떤 복안이 있나요?

최대집 당선인: 물론 대국민 홍보도 생각중입니다.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을 이해하기 쉬운 홍보물로 제작해 여러 매체를 이용해서 전파하려고 합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환경에서 할 수 있는 방법도 이용하고, 고전적인 광고수단인 신문광고도 이용할 생각입니다. 전자책, 소책자 발간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대국민 홍보를 하려고 합니다. 다만, 의사가 하루라도 집단 휴진을 하면 환자입장에서는 지지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상당한 불편이 따를 테니까 말이죠.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고 갈수는 없습니다. 제한적이더라도 의사들이 휴진하는 이유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지지를 기대합니다. 
또, 요즘 의료계를 비난하는 성명이 다수 나오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의 성명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싶네요.

장영식 기자: 최대집 당선인은 보수 성향의 사회운동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협회장 신분으로 사회운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 있는데요?

최대집 당선인: 의협 정관상 겸직금지 의무가 있습니다. 임기 동안 다른 업무에 종사할 수 없어요. 의협은 13만 의사의 전문가 단체입니다. 의료 전문가 단체의 대표로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사회단체 대표직은 그만뒀다는 말이 들리던데요?

최대집 당선인: 지난 월요일 사회단체 두 곳의 대표직을 사임했습니다. 운영하던 병원은 양도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현재 당선인 신분입니다. 앞으로도 3주 이상 당선인 신분으로 활동해야 하는데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활동할 생각인가요?

최대집 당선인: 당선증을 받은날 밤부터 활동했습니다. 문케어를 가장 중요한 정책 아젠다로 정하고, 저지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하겠습니다. 현재 언론 인터뷰를 할때마다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도 문케어를 언급했죠. 저를 향한 일부 표현은 명예훼손성 표현도 있더군요. 민주당 원로회의에서도 문케어가 나왔고, 이낙연 총리도 국무회의에서 문케어와 관련해 의료계 동향에 대해 언급했어요. 제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문케어 문제를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이슈로 부각시켜 모든 국민이 알고, 정치권과 언론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 작업을 계속 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대목동 사건의 의사 구속처럼 긴급한 현안이 발생하면 놓치지 않고 즉각 대처하겠습니다. 의사회원을 보호하는 것이 의협회장의 가장 큰 책무이니까요.

장영식 기자: 이대병원 의사들이 구속됐습니다.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요?

최대집 당선인: 당사자들이 선임한 변호사가 있습니다. 일단 구속적부심을 요청할 예정이고, 재판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또, 관련 단체와 공동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대학장협의회 등과 협의에 나서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이 현장에서 중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모든 의사에게 해당되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해당 의사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발부한 것은 중증환자 등 위험한 환자를 진료하지 말라는 신호를 준 것입니다. 벌써 현장에선 방어진료를 시작했을 겁니다. 절대로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주요 대학병원, 병원장, 대한전공의협의회와 협의해서 집단적인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인수위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차기 집행부에 참여하는 인사가 인수위에 참여하는 게 회무의 연속성을 위해 바람직해 보이는데, 현재 인수위원 중 대부분이 집행부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최대집 당선인: 인수위원중에 집행부에 참여하는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습니다. 업무인수인계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 선거를 직ㆍ간접적으로 도운 전국의사총연합 운영위원 중심으로 인수위를 구성했고 현재 업무인수인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집행부 인선을 하는 다른 팀이 있습니다. 문호를 넓혀서 많은 분을 모실 생각입니다.

장영식 기자: 당선인으로서 현 집행부와 소통하고 있나요?

최대집 당선인: 인수인계나 집행부 인선 과정에 관여할 여력이 없어서 최종 의사결정만 하고 있습니다. 인수위가 현 집행부와 만나 기본적인 사항을 정리하면 중요 결정만 내리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많이 피곤해 보이네요.

최대집 당선인: 이대병원 의사들의 구속영장이 새벽 2시 30분에 발부됐습니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과 오전 5시에 남대문서에 가서 대책을 논의하고 왔습니다. 제가 할 일이 이런 일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의사협회 사무국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계획이 있나요?

최대집 당선인: 문케어 저지가 시급합니다. 조직개편에 신경쓸 여력이 없습니다. 현재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기능강화를 하는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은 범위 내에서 조직을 신설할 계획은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회원들에게 당부 한마디 해주시죠.

최대집 당선인: 문케어 저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많은 회원의 지지를 받아서 당선됐습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단 몇사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의사들의 참여와 지지가 없으면 해낼 수 없습니다. 최근 대구시의사회 총회에 참석해서 회장이 100의 노력을 할 때 시도의사회 회장과 임원이 10의 노력을 해주고, 회원들이 1의 노력을 해주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회장으로서 가장 선봉에서 이번 싸움을 진두지휘하겠습니다. 노력하고 희생하겠습니다. 그때 의사회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진료를 수행하면서 조금씩만 힘을 보태주십시오. 그런 방식으로 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싸워보지도 않고 패배의식을 가져선 안됩니다. 우리가 똘똘 뭉쳐서 싸우면 의사들의 정당한 권익을 쟁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동참해 주면 이길 수 있습니다. 의사로서 환자 진료를 중단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마지막 비상수단으로 써야 합니다. 다만, 총파업 역량을 최대 한도로 끌어올려서 언제라도 참여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역량이 갖춰지도록 끊임없이 회원들을 만나고 소통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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