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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에게 물 탄 약 판매 약사에 ‘부글부글’소청과의사회, 보건당국 관리소홀 비판ㆍ네티즌들도 발끈
최미라 기자 | 승인2018.03.10 6:10

아동용 항생제를 만들어주면서 환자 몰래 약에 물을 타는 방법으로 약제비를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약사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한 가운데, 의료계와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류승우 판사)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약사 구 모씨(48ㆍ여)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구 씨는 지난 2013년 1월, 3년에 걸쳐 목시클듀오시럽, 아목타심듀오건조시럽, 클래신건조시럽, 바난건조시럽 등 소아용 항생제를 조제하면서 환자 몰래 약제에 적정량보다 많은 물을 타는 방법으로 약제비를 부풀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행법에 따르면 약사는 제약회사가 건조분말 형태로 공급한 항생제를 조제할 때 시럽의 용기 표선의 2/3까지 물을 부어 섞는 방법으로 약제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구 씨는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의 동의 없이 목시클듀오시럽 4만 5,000㎖(900병 상당)를 8만 1,547㎖까지 뻥튀기 하는 등, 3년 동안 이른바 ‘물 탄 약’을 지어왔다.

검찰은 구 씨가 이 기간 동안 4개 약제를 실제 조제한 양보다 2배 이상 부풀렸다고 판단했다. 구 씨로부터 약을 지은 아동 환자들은 약효가 없는 약을 복용한 것이다.

류승우 판사는 “국가는 약사법을 제정해 특별한 자격을 갖춘 자에게만 약사의 면허를 부여하는데, 이는 제대로 된 의약품을 조제ㆍ판매하도록 하고 의약품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며, 구 씨의 행동을 질책했다.

이어 류 판사는 “구 씨는 자신의 약사 면허를 이용해 잘못된 조제를 함으로써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면서, “한 사회의 신뢰에 중대한 손상을 가했고, 어린 환자들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의료계는 보건당국의 관리 소홀에 분노하며, 의약분업 이후 이 같은 문제가 얼마나 일어났는지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9일 입장 발표를 통해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가 격노할 짓을 저질러 아이들의 건강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약사가 법원의 단죄를 받았으나, 이와 같은 일은 대한약사회와 시민단체가 시행을 주장했던 그 허울 좋은 의약분업이 20년이 다 돼가는 현 시점까지 한 둘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소청과의사회는 “그 동안 진료 현장에서 일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부모들로부터 아이가 약을 잘 복용하고 있는데도 잘 낫지 않는다는 원망을 수도 없이 들어왔으며, 바른 진단과 처방에도 아이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그대로 힘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소청과의사회는 “복지부와 심평원 등은 약사의 이런 어처구니 없는 짓은 방치한 채, 오로지 어린이 건강 전문가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의 항생제 사용 질 평가를 한답시고 소아 건강 전문가가 아닌 자들이 마구잡이로 점수를 매기고, 항생제를 남용하고 있다고 언론에 매도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복지부는 의약분업 직후부터 현재까지의 복지부 주도로 이뤄진 이 사안과 연관된 연도별 현지조사 건수는 얼마나 되는지 밝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복지부 주도의 현지조사는 철저히 이뤄져 왔는지, 의약분업 직후에 단속실적이 거의 없이 방치해 왔는지도 밝히라고 강조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어 “심평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 보고된 건조시럽 형태의 회사별 품목별 항생제 공급량과 약국 약제비 청구량이 거시적인 관점(회사별 품목별 총 공급량과 약국들이 청구한 약제비 청구량)과 미시적인 관점(각각 약국의 약품별 공급량과 약제비 청구량)에서 일치하는 지 일일이 확인했는지, 아니면 전혀 관심 없이 방치했는지 밝혀라.”고 주장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지역 심평원과 지역 건보공단의 이 건과 연관된 현지 확인 건수는 의약분업 직 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되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우리는 심평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 보고된 자료와 심평원에 청구된 약제의 사용량 차이를 공개정보 청구를 통해 전수 조사해 수 십 년간 이런 천인공노할 짓이 자행돼 왔다면, 이런 짓을 한 약사들과 감독 책임을 방기한 공무원들을 국민 앞에서 철저히 단죄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소청과의사회는 의약분업 제도 폐기를 주장하고, 약사 자격제도에 대한 문제점까지 지적했다.

이들은 “조사 결과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사실로 밝혀 진다면 소청과의사회는 우리 아이들 건강을 위한다는 의약분업 원칙이 그 뿌리부터 훼손된 것으로 보고, 국민 공감을 얻어 약사들과의 의약분업을 즉각 폐기하겠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약사 자격 제도 자체와, 현재 아무 반성없이 이뤄지고 있는 약사들에 대한 막대한 보상이 과연 국민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 국민적인 논의를 시작하겠다.”라고 천명했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A 네티즌은 “나중에 다른 곳에서 약국 차려서 또 할 것 아닌가.”라며, “면허를 취소해서 다시는 약 조제를 못하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B 네티즌은 “바난건조시럽이면 42개월 딸 아이가 먹는 항생제인데, 어린아이가 먹는 약에 어떻게 장난칠 생각을 했을까. 내 아이가 저렇게 약 먹었다면 엄마는 참 속상할 것 같다.”면서, 약사의 행태를 비판했다.

C 네티즌도 “아이들이 항생제를 먹을 정도였으면 중이염이나 심한 감기 때문인 것인데, 너무 한다.”라고 했고, D 네티즌은 “근처 소아과는 제대로 처방해줬는데 약효는 없었으니 엄청 억울했겠다. 엄마들이 얼마나 진료를 못 본다고 했겠나. 업무방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E 네티즌은 “항생제면 정량의 약을 적절한 방법으로 먹지 않으면 내성과 부작용이 생긴다.”라며,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그러나. 이건 살인 미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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