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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회장이 회무 방향 이어가는 회장”[40대 의사협회장 선거 생생인터뷰②]기호 6번 이용민 후보
장영식 기자 | 승인2018.03.09 6:10

오는 3월 23일 당선자가 가려지는 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이용민 전 의료정책연구소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용민 후보는 3년 전에도 강한 투쟁성을 내세우며 의협회장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년 전 개원의 최초로 의료책연구소장을 맡아 개원가 현실을 알리는데 주력해 온 그가 다시 뛰고 있다. 기호 6번 이용민 후보를 만나봤다. 

장영식 기자: 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와 포부를 말해 주세요.

이용민 후보: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이후 줄곧 의료계의 투쟁 현장에 있었습니다. 의협 내부에 들어가서 실무도 해보고, 의료계 임의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올바른 의료 정착, 의권 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일이 틀어지는 것을 자주 봐왔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 회장의 리더십과 판단력 부족으로 투쟁이 무산된 적도 많았습니다. 아무리 실무와 정책에 능한 사람들이 옆에 있어도 최종적으로 판단해서 일을 추진해야 할 의협 회장이 잘못된 선택을 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접 의협 회장이 돼 제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회원을 보호하기 위해 저를 희생할 각오가 돼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선거에서는 투쟁성이 강했는데 3년 전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이용민 후보: 물론, 그때와 다릅니다. 지금은 더 다급한 상황입니다. 3년 전에는 1년 동안 조직화와 의식화에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습니다. 투쟁과 조직화를 병행하면서 6개월 정도로 단축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조직국 신설을 공약으로 걸었습니다. 조직국은 투쟁시에는 투쟁국으로 전환됩니다.

장영식 기자: 조직국은 어떤 일을 하나요?

이용민 후보: 평상시엔 홍보와 회원 의식화 업무를 합니다. 반까지 조직을 만들 겁니다. 한 사람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홍보, 대외협력 등 다양한 임원이 의사회 돌면서 의식화에 모두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투쟁과 홍보를 병행해 나가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강한 투쟁에 대해 이야기 해왔는데 의협 회장이 되면 대화도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이용민 후보: 물론입니다. 의협회장으로서의 격과 자존심을 떨어뜨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사항을 말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먼저 만나자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와의 대화도 회원을 위하는 의협회장으로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일단 현안에 대한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에 대해 의료계의 우려가 큽니다. 문케어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이용민 후보: 문재인 케어는 한 마디로 표현하면 대한민국 의료 파괴 정책입니다. 건보재정 파탄, 건강보험료 인상, 일차의료 말살, 총액계약제로의 교두보 확보, 의료이용의 도덕적 해이 유발, 의료의 질 하락 등의 수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정책입니다. 그래서 의사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반대해야 하는 정책입니다.

장영식 기자: 대안도 제시해 주세요.

이용민 후보: 대안은 진찰료 인상으로 시작되는 저수가 개선과 일차의료 육성 및 지원 정책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바닥을 든든하게 다지는 것입니다. 이후 원활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선택분업 및 수가 결정제도 개혁을 통해서 의료의 효율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사망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요?

이용민 후보: 먼저, 이번 일로 소중한 어린 생명들이 사랑하는 가족 곁을 떠나게 된 것에 대해 대한민국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의 원인은 결국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왜곡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적자가 지속되는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민간의료기관들은 적극적인 지원을 할 여력이 없었고, 의료진은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한의 환자를 봐야 하는 극단적으로 왜곡된 환경 속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에 누구 하나의 책임을 논하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용민 후보: 외상센터나 신생아 중환자실 같은 필수 의료 분야는, 의료진이 적자 걱정을 하지 않고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런 비극은 반복될 겁니다. 정부가 진정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이러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언론의 마녀 사냥식 보도와 형사 처벌을 전제로 한 듯한 경찰의 수사 태도는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야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장영식 기자: 최근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로 의료계가 혼란을 겪었습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그 동안 의료계가 꾸준히 요구해 온 사안이기도 하죠? 당선되면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요?

이용민 후보: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고사되고 있는 일차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 주도의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은 올바른 방향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일차의료기관의 행위를 획일화시켜 제한하고, 지불제도 개편안을 슬그머니 끼워 넣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려 했습니다. 이는 오히려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겁니다.

장영식 기자: 생각하고 있는 복안은요?

이용민 후보: 올바른 의료전달체계는 수직적인 전달 구조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환자 의뢰와 회송이 가능한 상태로써 내과계와 외과계의 특성을 존중하며 일차의료를 육성시키는 방법을 우선 취해야 합니다. 튼튼한 일차의료 환경이 만들어진 이후에야 비로소 1ㆍ2ㆍ3차 의료기관 간 전달체계 논의가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한의사들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 달라고 꾸준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용민 후보: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절대로 불가합니다. 한의사들은 한방의료기기를 사용하면 됩니다.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다면 현대의학을 공부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하면 됩니다. 원칙적으로 절대 불가한 것을 자꾸 해달라고 하면 결국 의료에 있어 대원칙이 무너지게 됩니다. 그것은 면허 외 행위를 용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장영식 기자: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어떻게 대처할 건가요?

이용민 후보: 회장이 되면 현재 의ㆍ한ㆍ정협의체 합류로 잠정 보류된 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짓겠습니다. 한의사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므로 협의체 탈퇴를 선언하고, 오히려 한의학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요구해 검증되지 않은 한의학 치료를 퇴출시키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더불어 생각하고 있는 의료일원화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이용민 후보: 한방과의 의료일원화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과학기술과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한의학은 사라질 학문입니다. 의료일원화 논의를 꺼내는 것 자체가 섞일 수 없는 학문들을 억지로 엮는 구실이 될 수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대관업무는 의사협회의 중요한 회무중 하나인데요, 차기 집행부에서 대관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요?

이용민 후보: 쏟아지는 의료악법을 막기 위해 대국회 및 대정부 모니터링 전담반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국회에서 법안 발의 초기부터 의협의 의견을 전달하고, 회원들과 공유하며 법안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지적해 악법의 발의를 무산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의 정책 초기부터 대응 논리를 만들고, 올바른 방향의 정책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문케어와 같은 말도 안되는 정책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역과 직역의 단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이용민 후보: 현재 의료계가 사분오열 돼 있는 이유는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의 왜곡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그 동안 회원들을 단합시키려는 의협의 노력이 부족하기도 했습니다. 회원들 간의 분열을 조기에 봉합하고 화합과 통합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의협에서 선명성 있는 아젠다를 제시하고, 회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실천방안을 설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직역 이기주의의 상당수 원인은 서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믿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의협이 더 많이 발로 뛰고 회원들에게 믿음을 심어줄 때 비로소 회원들은 의협을 중심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의협에 대한 회원들이 관심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요, 회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요?

이용민 후보: 의협이 그 동안 회원들을 위한 성과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회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서비스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외면당했다고 생각합니다. 투쟁이나 정책을 통한 큰 성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회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약에 대표 공약뿐만 아니라 각 직역별로 맞춤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제로 의협으로부터 자신이 보호받고 있고, 도움 받고 있다고 회원들이 느끼게 할 생각입니다. 회비 납부 방식도 간소화하고, 회비를 낸 만큼 더 많은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의협은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지만 개원가 목소리만 대변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교수나 봉직의를 위한 정책이 있나요?

이용민 후보: 교수나 봉직의 모두 의협의 소중한 회원입니다. 이 분들을 위한 맞춤 공약 또한 제시했습니다. 교수직 회원들에게는 근로기준법에 합당한 근로시간 보장, 추가근로수당 신청 정립, 교수협의회의 의협 대의원회 의석 확보 등의 공약들을 제시했습니다. 봉직의들을 위해서는 불합리한 근로계약 시 노무 상담제공, 병원의사협의회 적극 지원, 개원 시 금융이나 세무, 노무 관련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공약 실현을 통해 의협이 전체 의사들을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단체로 자리매김 할 것입니다.

장영식 기자: 대한의학회 소속 대의원들이 의협 대의원총회 참석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배정된 대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참석률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나요?

이용민 후보: 의협 대의원회의 의결권을 의학회에 상당 수 배분했던 이유는 당시 의학회가 의과대학 교수들을 대표하는 단체였기 때문이었고, 실제 의학회가 많은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의학회의 모습은 교수 집단을 대표한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교수님들 중에서도 의료 정책이나 의협의 일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이 의학회의 대의원회 지분을 차지하지는 못합니다. 의학회 내부에서 의협 대의원회 의석을 민주적으로 배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별로 교수협의회 의석을 따로 배정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진정 교수님들의 목소리가 의료정책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교수협의회의 대의원 선정도 지명이 아닌 선출로 명문화 해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면 의협 회원 중의 한 명으로서의 의과대학 교수들의 정체성도 확립될 것입니다

장영식 기자: 이번 선거 구도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이용민 후보: 지금 회원들이 절실하게 원하고 있는 것은, 현재 의사들이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함께 힘을 모아 슬기롭게 해쳐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그것을 반드시 해낼 리더를 뽑는 선거입니다. 저는 선거 구도 같은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결국에는 선거에 나온 모든 분이 선거 후에도 힘을 합쳐서 나아가야만이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진정성을 회원들이 알아 준다면 저를 선택해 주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당락을 좌우할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용민 후보: 진정성과 믿음을 회원께 얼마나 심어 줄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을 말하는 인물이 회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 회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주실 것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선거가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힘든 점이 있다면요?

이용민 후보: 후보가 욕심을 내면 일정을 과하게 짤 수 밖에 없고, 일정을 소화시키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게 힘들어요. 하지만 체력적으로는 아직까지 어려움은 없습니다.

장영식 기자: 경기도의사회가 주최한 후보자토론회는 추 후보에 대한 검증으로 진행됐습니다. 추 후보가 후보자이기도 하지만 현직 회장이기도 하니 한마디 해주시죠?

이용민 후보: 추 후보에 대해 솔직하게 평가하면, 회장에 당선되고 거짓말 한 적은 없습니다. 원래 그런 사람입니다. 저는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도 적습니다. 하지만 기대를 했던 사람들은 실망도 클 겁니다.

장영식 기자: 경기도 토론회에서 의약분업때 선배들을 회의실에 가뒀다는 발언을 했는데, 어떤 상황이었나요?

이용민 후보: 의약분업 당시 파업결정을 해야 하는데 선배들이 날짜를 못박지 않고 막연히 파업한다는 원론적인 결론을 내리고 헤어지려 했습니다. 그래서 애매한 결정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의협회관 7층 사석홀을 밖에서 자물쇠로 채웠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래서 결론이 났나요?

이용민 후보: 결론이 났습니다. 투쟁 날짜가 정해지고 파업이 시작됐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젊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이용민 후보: 일단 사과하고 싶습니다. 선배들이 결단을 못내려서 이 모양이 됐고,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왕년에 뭘 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자기 자랑이 아니라 선배의 잘못된 시행착오를 고백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동훈 후보가 출마하게 만든 것도 어떻게 보면 우리의 잘못입니다. 다만, 후배들에게 우리보다 당신들의 일이라는 말은 해주고 싶습니다. 너무 무관심하게만 있지 말고, 선배들의 경험과 젊음의 열정을 합쳐서 같이 나가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장영식 기자: 만약 당선된다면 임기를 마친 후 어떤 회장으로 평가받고 싶습니까?

이용민 후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회장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하나 더 바라는 게 있다면 후임 회장이 회무 목표와 방향을 이어갔으면 해요. 제가 그만큼 회무를 잘했다는 것일 의미하니까요.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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