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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장관 발언으로 아동수당 논란 심화소득 상위 10%에도 지급 언급에 여ㆍ야, 합의 무시 불쾌감
최미라 기자 | 승인2018.01.13 6:12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의 아동수당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박능후 장관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아동수당을 어떻게 해서라도 도입 초기부터 0∼5세 아동 모든 가구에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 상위 10%를 아동수당 지급에서 배제한 것에 큰 아쉬움을 표현하고, ‘2월 법 통과를 목표로 지급대상을 확대하고 여야의 동의를 구할 것’이라 밝힌 것이다.

박 장관은 “학계와 국민 여론이 다 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야당 의원들도 지금 생각해보니 지급대상에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2월까지 법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인데 그때 지급대상을 확대하면 된다.”면서, “대상자 결정은 예산 문제가 남아있지만 여야가 동의만 해주면 된다. 국회에서 잘 판단해주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동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공약으로, 정부는 당초 올해 7월부터 0~5세 아이를 키우는 모든 가구에 월 10만원씩 지급할 계획이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예산안에 1조 1,009억원을 포함시켰지만, 국회 통과 과정에서 여야는 소득 상위 10%를 배제하고 시행시기도 9월로 늦췄다. 예산은 3,913억원 줄어든 7,096억원으로 책정됐다.

그러자 아동수당을 약속대로 보편적 복지제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청원이 쇄도했고, 상위 10%를 가려내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행정력에 대한 비난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박 장관이 모든 아동 가구에 아동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인데, 이 같은 발언에 야당은 맹비판에 나섰고, 여당조차 불쾌감을 표시했다.

자유한국당 송석준 정책위부의장은 지난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현 정부에 들어서 속속 자주 나타나는 국회 무시다. 이렇게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인가.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라며, “아동수당을 소득 상위 10%까지 지급하게 되면 추가지원이 910억원 생겨난다. 910억원이 장난인가. 이 돈은 어디서 나오는가.”라고 비판했다.

송 부의장은 “지금 (정부의) 핑계가 소득을 90%에서 자른다면 추계행정비용이 많이 든다고 한다. 이런 사항을 다 고려해서 시행시기를 9월로 늦춰준 것이다.”라며, “시행시기도 고려하고 재원도 910억원을 절감해줬으면 얼마든지 현실적으로 시행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못하겠다는 것은 무능을 토로하는 것인가, 아니면 국회 의사결정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하면 아동수당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 하라.”면서, “보육료 현실화를 통해서 무상보육의 제도를 보완한다면 아동수당을 막연히 퍼주는 것보다는 훨씬 더 효과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도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국회 무시가 도를 넘었다. 불과 지난달에 있었던 여야 합의를 ‘패싱’하고 기존 공약을 재추진하겠다고 독단적으로 나선 것이다.”라며, “갑작스럽게 이 시점에서, 여야 합의를 뒤집고 기어이 밀어붙이겠다는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문재인 정부의 성급한 보편적 아동수당 추진은 애초부터 지방선거 선전용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의식해 또 다시 아동수당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겠다는 ‘포퓰리즘’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일갈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국회에서 합의한 것을 정부가 임의로 바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조차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가 (국회 합의를) 안 지키겠다고 하면 앞으로 어떻게 합의를 하겠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는 박 장관의 발언을 치하하며 지지해 눈길을 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회장 임현택)는 지난 11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애당초 장관이 국회의원들을 충분히 설득해야 했어야 되고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원천적으로 벌어지지 않았어야 마땅하지만, 늦게라도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데 장관이 나선 것에 대해 치하한다.”라고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이어 “아동수당이 겨우 십만원이 아니라 최소 50만원 정도는 돼야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저출산 대책이 된다고 본다.”라며, “복지부장관과 국민의 뜻을 대의하는 국회의원들은 충분히 아이 부모들이 느낄 정도의 아동 수당 예산을 편성하도록 더욱 노력해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소청과의사회는 지난해 12월 7일에도 국회의 아동수당 차등 지급 결정과 관련해 “정치인들이 자기정파의 이익만을 위해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을 볼모로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당리당략에 함부로 써먹은 것으로, 국민 간의 갈등을 야기하고 행정의 극심한 비효율만 초래하는 몰상식하고 후진적인 정치수준을 보여주는 작태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가 1월 30일부터 2월 28일까지 30일 간 2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한 가운데, 박 장관의 바람처럼 2월 임시국회에서 아동수당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다음 달 20일과 28일에 열린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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