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주요 국제 학술대회에서 신약 기대주(신약후보물질)의 연구 데이터를 적극 공유하는 등 신약 R&D 역량에 자신감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 전문가와 연구진, 임상의사 등이 다수 참석하는 글로벌 무대에 당당히 등장한 국산 신약 기대주들의 R&D 성과를 살펴봤다.

▽글로벌 전문가들과 신약 기대주 우수성 공유
한미약품은 지난 9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제53회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 학술대회에 참석해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의 우수성을 알렸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및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LAPSTriple Agonist’와 희귀질환인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LAPSGlucagon Analog’의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랩스커버리(LAPSCOVERY, 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는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연장해주는 한미약품의 독자적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희귀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랩스커버리의 확대 적용 가능성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9월 이탈리아 피렌체 열린 국제요실금학회 학술대회(ICS 2017)에서 항무스카린제의 부작용을 개선한 과민성방광치료복합제 신약 기대주 ‘THVD-201’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연구 데이터를 발표했다.

THVD-201은 기존 과민성방광치료제가 복용 시 입마름 현상을 유발해 물 섭취가 필요해지고 다시 소변량을 증가시켜 환자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점에 착안, 과민성방광증후군과 입마름 현상을 동시에 치료하는 복합제로 개발됐다.

SK케미칼에 따르면, 24주에 걸친 3상 임상시험 결과 THVD-201이 과민성방광치료제로서의 약효를 유지하면서 구갈 현상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4주 장기 투약 시에도 안전성이 확인됐다.

현대약품은 지난 9월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HD-6277’의 긍정적인 비임상 자료를 발표해 주목 받았다.

이 후보물질은 혈당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GPR40 agonist(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 과제)’로, 저혈당 등의 부작용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약품은 이 학회에서 ‘HD-6277’의 간독성 우려 등을 해소하는데 집중함과 동시에,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강조했다.

현대약품은 지난달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국제당뇨병학회(IDF)에서도 ‘HD-6277’의 임상 및 비임상 자료를 발표하는 등 신약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First-in-Class 신약후보물질 긍정적 데이터 눈길
대웅제약은 심장섬유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Prolyl-tRNA Synthetase(PRS) 저해제 ‘DWN12088’의 긍정적인 전임상시험 결과를 지난 11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First-in-Class 약물인 ‘DWN12088’은 심근경색 후 발생하는 심장섬유화와 과도한 염증 현상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경구용 심장섬유화 치료물질이다.

대웅제약 연구진은 PRS 단백질이 콜라겐 및 섬유화 유발 인자 생성에 기여하는 것에 착안해 PRS 단백질 활성만을 선택적으로 감소시켜 섬유화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기전의 ‘DWN12088’을 발견했다.

심부전증이 발병한 동물에 ‘DWN12088’을 경구 투여한 결과, 체중 1kg당 1mg의 소량만으로도 심장섬유증 현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며, 인체 심장 세포에 대해서도 항섬유화 효능을 나타내는 것이 확인돼 학계 권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웅제약은 최적의 후보물질로 도출된 DWN12088의 임상시험을 내년 상반기 중 개시해 오는 2021년 섬유증치료제 승인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혁신(First-in-class) 항암신약 기대주의 R&D 행보도 돋보인다.

JW중외제약은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제59차 미국혈액학회(ASH)에서 Wnt 표적항암제로 개발 중인 ‘CWP291’의 재발ㆍ불응성 다발성골수종에 대한 임상 1a상과 1b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CWP291은 국내에서 혁신적 신약(First-in-class)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약후보물질로, 암세포의 성장과 암 줄기세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Wnt/β-catenin 기전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JW중외제약은 2015년 10월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재발ㆍ불응성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CWP291’ 단독 시험인 임상 1a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부터는 레날리도마이드 및 덱사메타손과의 병용투여에 대한 임상 1b상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 임상시험에서 JW중외제약은 ‘CWP291’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있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JW중외제약은 향후 용량을 단계별로 늘려 나가면서 유효성에 대한 추가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CWP291’의 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한편, JW중외제약은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17 미국류마티스학회(ACR)에서 로슈그룹 산하 쥬가이제약과 통풍치료제로 공동 개발하고 있는 ‘URC102’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최초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JW중외제약의 ‘URC102’는 요산이 체내에서 배출되지 않고 몸 속에 축적되는 ‘배출저하형’ 통풍에 유효한 신약후보물질이다.

JW중외제약은 ‘URC102’가 높은 안전성과 양호한 약효를 겸비한 획기적인 신약으로 통풍 환자들의 질병 개선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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