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승택)이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역대 최하등급을 받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심평원은 606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2017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1~5등급)’에서 지난해 3등급에서 두 계단 밀려나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청렴도는 설문조사 결과(외부청렴도, 내부청렴도, 정책고객평가를 가중합산)에 부패사건 발생 현황 및 신뢰도 저해행위 감점을 적용해 종합청렴도를 산출한다.

심평원의 종합청렴도 점수(10점 만점)는 7.51점으로 올해 공공기관 평균 종합청렴도 점수인 7.94점에도 크게 미지치 못하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외부청렴도 7.91점(5등급ㆍ0.38점 하락), 내부청렴도 7.43점(4등급ㆍ0.48점 하락), 정책고객평가 7.34점(4등급ㆍ0.40점 하락)을 받았다.

심평원의 올해 종합청렴도 점수는 Ⅱ유형(1,000명 이상 3,000명 미만)에 속하는 38개 공직유관단체 가운데 36위에 해당한다. 심평원보다 종합청렴도 점수가 낮은 Ⅱ유형 기관은 그랜드코리아레저(7.27점)와 금융감독원(7.15점) 두 기관뿐이다.

심평원 감사실은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두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실 관계자는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쉽고 당황스럽다.”라며, “특히 내부청렴도 점수가 크게 하락한 것이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내부청렴도 평가는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인사제도와 조직문화(상급자의 부당한 업무지시), 예산집행 등이 큰 영향을 끼친다.

그는 “신임 원장 부임 후 인사제도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직원들과 적극 소통해 왔음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라며,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전략이 부족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심평원은 청렴도 측정의 신뢰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부청렴도 평가와 관련된 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이 부분도 내부청렴도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외부청렴도 점수 하락에 대해서는 “다른 부분은 평가결과가 비교적 준수했지만 연초 발생한 의약품 심사비리 검찰 수사 건이 악재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는 지난 2월 27일 심평원 소속 상근위원들의 의약품 심사 관련 비리 등을 수사한 결과 비리행위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검찰은 전직 심평원 심사위원 A 모 씨를 구속 기소했으며, 발표 당시 현직에 있던 심사위원 B 모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감사실 관계자는 “아쉽지만 올해 청렴도 점수가 바닥을 친 것은 사실이다.”라며, “직원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조율해 짧은 기간 내에 반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심평원은 지난 11일 오전 원주 본원에서 김승택 원장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청렴도 관련 특별조회’를 실시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김승택 원장은 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결과를 세부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임직원들과 기관의 미비점을 공유하고, 개선 방향성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