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부터 전국적으로 눈 또는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보도에 벌써부터 한숨 섞인 걱정들이 오간다.

꽉 막힌 도로와 제설 작업 등도 걱정되지만,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길이 모두 꽁꽁 얼어붙어 도시 전체가 거대한 빙상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빙판길 사고로 이어져 크게 다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누구보다 빙판길이 두려운 것은 노년층이다. 노년층의 경우 겨울철 가벼운 낙상사고도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오종건 교수는 “대부분의 노년층은 골밀도가 낮고 뼈의 강도가 약해 가벼운 부상에도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특히 겨울에는 두꺼운 외투나 여러 겹으로 껴입은 옷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민첩성이 떨어지고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 돼 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노년층은 빙판길에서 넘어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가벼운 낙상 사고에도 뼈가 부러질 확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줄고 뼈의 질이 부실해지는 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흔히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려우며 예방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35세 이후 골량이 서서히 줄어드는 골감소증이 나타나고, 이후 노년층이 되면 골다공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골다공증이 발병할 위험이 높은데 그 이유는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폐경 이후에는 여성 호르몬이 급속도로 떨어지게 되고, 이와 함께 골밀도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골다공증 환자들은 특히 겨울철에 골절상을 많이 입게 된다. 손목이나 발목을 다치는 것은 물론이며 심한 경우에는 고관절이나 척추에도 손상을 입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부위가 바로 엉덩이뼈, ‘고관절’이다.

고관절 골절은 흔히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하는데, 고관절이 골절되면 체중을 견딜 수 없어져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거동에 어려움을 겪고, 수 개월 동안 꼼짝없이 침상 생활을 해야만 한다.

이런 경우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은 쉽게 폐렴이나 욕창을 동반하게 되며, 오래 누워 있게 되면 다리 쪽 정맥의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못해 피가 응고돼 혈전이 생기고 이는 심장마비나 뇌졸중과 같은 고위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는 호흡 곤란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까지 한다.

오종건 교수는 “낙상으로 인해 생기는 노인 환자의 고관절 골절은 수술적 치료 없이 방치하게 되면 6개월 이내 골절로 인한 이차 합병증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환자의 50% 이상이 사망에 이르게 된다.”라며, “이를 막기 위해 빠른 고정 치료 및 신속한 재활을 실시해 노인 환자의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고관절골절 중 발생 빈도가 높은 대퇴부 전자간 골절은 금속정과 같은 내고정물을 이용한 수술적 고정을 통해 골절부위를 안정화해야 한다. 

수술 시 고정을 할 경우 침상 안정 기간을 많이 줄일 수 있으며 빠른 회복과 재활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골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이차적 합병증을 예방하며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노년층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칼슘 섭취에 신경 쓰고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약물 치료, 운동으로 골다공증을 치료해야 한다. 골다공증만 치료해도 골절 위험이 50%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겨울철 운동은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척추와 관절에 충분한 영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해주며 근육과 인대에 활력을 되찾아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골절을 피하기 위해서는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겨울철 얼어붙은 빙판길을 걸을 때는 평소보다 걸음 속도와 폭을 10% 이상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걸으면 균형을 쉽게 잃어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고 지팡이나 보조기구 같은 것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오종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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