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지난달 30일 사무실 이전을 완료했다. 의협은 용산구 소재 삼구빌딩에서 2년간 업무를 보게 된다. 의협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인ㆍ허가 관련 심의 기간으로 정했다. 이때문에 인ㆍ허가를 받기 전에 임시 사무실로 이전한 것은 비용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현 집행부가 내년 선거를 의식해 회관신축을 무리하게 앞당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새 의협회관은 언제쯤 완공될까?

▽대의원들, 정기총회서 의협회관 신축 추진 의결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지난 4월 23일 정기총회에서 의협회관 신축 추진의 건과 관련해 회관신축추진위원회 구성, 회관신축기금 특별회계 신설, 회관 신축을 위한 이익잉여금 사용, 회관 신축 분담금(특별회비) 부과 등을 통과시켰다.

의협 건물이 지난해 9월 실시한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아 더 이상 기본적인 안전조차 담보할 수 없는 상태가 된 데 따른 결정이다.

회관 신축 예산은 사무실 이전 비용 34억 7,012만여원과 신축 공사비 255억 8,829만여원 등 290억 5,841만여원이다.

회관 신축을 위한 분담금은 개원 및 봉직회원에게 5만원이 부과되며, 전공의와 군의관에게는 3만원이 배정됐다.

▽회관신축추진위원 구성…위원장엔 김건상 전 의학회장
의협은 5월 17일 상임이사회에서 회관신축추진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신축추진위는 5월 24일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의협은 6월 7일 상임이사회에서 김건상 전 의학회장(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이사장)을 회관신축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추천했다. 신축추진위는 하루 뒤인 8일 회의를 열고 이를 승인했다.

위원회는 산하 분과위원회로 회관 신축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담당할 기금분과위원회와 오송 부지 확보 및 건축 업무를 담당할 건축분과위원회를 구성했다.

기금분과위원장으로 김숙희 위원(서울시의사회 회장), 건축분과위원장으로 전철환 위원(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을 선임했다.

기금분과는 회관신축 비용 확보를 위해 모금 홍보활동을 적극 전개하는 한편, 기부자에 대한 예우방안을 마련했다.

건축분과는 노후한 의협회관의 사무실 이전을 조속히 진행하고, 신축회관의 설계공모 및 설계, 심의 및 인ㆍ허가, 건물 철거 및 착공을 맡아 진행중이다.

▽10월 30일 임시회관 이전 완료 및 업무개시
건축분과위는 8월 7일 회관 사무실 이전 관련 계약(안)을 보고했으며, 이틀 뒤인 9일 상임이사회에서 사무실 이전 관련 계약 체결을 의결했다.

8월 11일 임시회관 이전 사무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뒤, 실내 인테리어공사 용역계약, 이사업체 계약, 사무실 네트워크공사 계약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10월 7일부터 26일까지 3주간 임시 이전 사무실 실내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됐고,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네트워크 공사 및 음향ㆍ화상 공사도 완료됐다.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사무실 이전을 진행했으며, 30일 사무실 이전을 완료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인ㆍ허가 승인 전 사무실 이전 ‘나쁜 의도’ 있나?
일각에선 의협이 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인ㆍ허가를 받지 못했는데도 사무실 이전을 강행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의협이 삼구빌딩과 2년 임대계약을 맺으면서 소요된 비용은 임대보증금 8억 3,000만원과 임대료 6억 4,800만원(24개월), 이사비 5,900여만원, 인테리어비 1억 7,000여 만원 등 약 25억원이다.

즉, 매월 임대료 2,700만원이 지출되는데 이때문에 인ㆍ허가를 받기 전에 임시 사무실로 이전한 것은 비용낭비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현 집행부가 내년 선거를 의식해 회관신축을 앞당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의료계 A 인사는 “재건축 인ㆍ허가를 받지 않아 언제까지 임대생활을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인ㆍ허가 취득이 늦어진다면 회원의 피 같은 회비 수억원을 낭비하는 셈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의협에서 임원으로 활동한 B 인사는 “추무진 회장이 차기회장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무리하게 회관신축을 추진한 것 아닌가 의문이 든다. 회관신축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의협은 초기에 착공일을 2018년 2월로 잡았다. 이 때는 40대 의사협회장 후보 등록기간이다.

이와 관련, 안양수 신축추진위 간사(의협 총무이사)는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안전진단검사에서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았다. 난방 배관과 전선이 얽혀있어 화재 가능성이 높았고, 누수가 심해 지난 겨울 매일 공사를 했다.”라고 말했다.

안양수 간사는 “위험에 노출된 상황에서 비용은 비용대로 들어서 이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라며, 대의원총회에 회관신축과 관계없이 사무실 이전을 보고해 허락을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회관 신축 추진 진행 상황은?
의협은 지난 7월 6일 설계공모(안)을 공고했다.

설계공모(안)에 따르면, 건축규모는 지하 4층, 지상 5층이며, 총사업비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220억원이다.

이 금액에는 설계ㆍ시공ㆍ감리ㆍ철거ㆍ소방시설ㆍ인테리어ㆍ인허가 소요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다. 공모에는 총 10개 업체가 참여해 4개 업체 작품이 접수됐다.

의협은 지난 9월 20일 상임이사회에서 ㈜아도스건축사사무소와 ㈜이공일건축사사무소가 공동 응모한 작품을 결정했다.

당선작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적용해 연면적 총 9,987.64㎡(지하 4개층 5,887.34㎡ 및 지상 5개층 4,100.30㎡)의 규모로 설계됐다. 지하 2~4층은 주차공간(총 103대)과 기계설비 시설이 위치하며, 지하 1층은 460석 규모의 대강당 1개와 14석 규모의 미팅룸 2개가 위치한다.

지상 1층에는 로비와 프레스센터ㆍ카페테리아가 위치하며, 지상 2층은 대회의실(210석), 중회의실(180석), 소회의실(112석) 각 1개씩이 위치한다.

지상 3층과 4층에는 임원실 및 사무공간이 위치하며, 지상 5층에는 식사가 가능한 세미나실 6개 및 식당이 자리한다.

의협은 10월 25일 설계계약을 체결했으며,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를 마칠 계획이다.

의협은 내년 2월까지 이촌동 회관 철거를 진행하고, 내년 3월까지 인ㆍ허가 관련 심의를 마칠 예정이다.

내년 3~4월 중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착공에 돌입해 2019년 하반기까지 공사를 마치고 사용승인을 얻을 계획이다.

용산구청 건축과 김형복 주임은 “의사협회가 사업시행계획서를 제출하면 건축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한다. 건축 심의, 굴토 심의 등 여러 절차가 있고, 환경과에서 비산ㆍ먼지ㆍ소음ㆍ진동을 측정해 기준을 맞추도록 한다. 조건을 만족시켰을 때 인ㆍ허가를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주임은 “인ㆍ허가와 관련해 정해진 기간은 없기 때문에 실제로 심의를 끝내기 전까지 인ㆍ허가 날짜를 예측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