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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 자진신고시 징수금 면제? 글쎄복지부ㆍ공단, 건보법 개정안에 국민정서 및 형평성 들며 반대
최미라 기자 | 승인2017.11.14 6:8

사무장병원ㆍ사무장약국 명의를 대여해준 의료인이나 명의를 대여받은 사무장이 자진신고할 경우 부당이득 징수금액을 감경 또는 면제해 주는 방안이 추진 중이지만, 반대 의견이 많아 법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지난 3월 10일 이 같은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난 8월 23일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 후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현행법 제57조에 따르면 자격 없는 자가 사무장병원 또는 사무장약국을 개설한 경우 해당 사무장병원 등이 받은 보험급여 비용은 부당이득으로서 징수 대상이 되는데, 이 때 명의 등을 대여한 자와 그를 대여받아 요양기관을 개설한 자 모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

개정안은 명의ㆍ면허를 대여하거나 그를 대여받은 자가 사무장병원 사실을 자진신고한 경우, 현행법 제57조에도 불구하고 부당이득 징수금을 감경 또는 면제해 줌으로써 사무장병원 단속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다.

윤종필 의원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자가 의료인의 면허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대여 받아 불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ㆍ운영하는 일명 ‘사무장 병원’이 사회적 문제가 된지 오래다.”라며, “이러한 사무장병원은 영리추구 목적으로 과잉진료 및 부실진료 등의 불법행위를 자행하거나, 과다한 의료광고 등 환자유치를 위한 수단에만 혈안이 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불법의료기관 대응 협의체’를 꾸려 운영하고 처벌 강화를 비롯해 설립절차도 까다롭게 하고 있으나, 기존의 소규모 사무장병원이 대규모 기업형 사무장병원으로 진화하는 등 사무장병원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사무장병원인지의 여부는 병원 관계자의 내부 고발이나 자진신고가 있지 않은 이상 외부에서 이를 인지하는 것이 어려워 사무장병원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어려운 실정이며, 적발을 하더라도 이미 징수해야 할 돈을 타인 명의로 돌려놓고 있어 환수율도 저조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건보법 개정안을 통해 사무장병원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병원 또는 병원을 개설한 자가 자진신고 할 경우 부당이득 징수금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도록 하고, 감경 또는 면제의 기준ㆍ정도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자진신고시 감경, 또는 면제해주는 ‘리니언시 제도’는 기업들의 담합사건을 조사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운영을 해오고 있으며, 담합 기업들의 약 80%를 이 제도로 적발하고 있다.

윤종필 의원은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자진신고시 감면하는 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라며, “법이 통과된다면 과잉진료를 방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건보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국민정서와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면허대여로 불법 의료기관을 개설한 자(사무장)에 대해 징수금 감면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용납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행 법체계로도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징수금 등 행정처분 감면이 가능하므로, 별도로 의료법에 감면규정을 신설한 필요성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현재 비난 가능성이 더 낮은 고의ㆍ과실 없는 부당청구의 경우에도 부당이득 감면 규정이 없는데, 사무장병원에 대해서만 부당이득을 감면하여 줄 경우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사무장병원 개설ㆍ운영에 조력한 의료인의 자진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징수금 감면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라며, 개정안에 대해 찬성했다.

한편, 국회 전문위원실도 보건당국과 마찬가지로 자진신고 시 부당이득을 감경 또는 면제해 주는 것은 일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지만, 개정 실익이나 하위법령 위임의 적절성은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석영환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검토의견을 통해 “사무장병원은 사인간의 이면계약에 의해 운영되는 형태이므로 당사자의 자진 신고 없이는 적발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개정안과 같이 내부고발(자진신고)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단속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인정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석 전문위원은 “면허를 대여받은 사무장의 경우에는 병원 개설로 인한 실질적 이득을 취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경감 또는 면제해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판단했다.

사무장에 사실상 고용돼 의료행위를 행하다가 해당 사실을 자진신고한 의료인의 경우 그 정상(情狀)을 참작해 볼 때 공익적 차원에서 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경감액수 등에 관한 사항은 ‘국민건강보험법’ 여타 규정 위반 행위자들과의 형평성, 보호 법익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해당 규정의 개정 실익과 관련,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조 및 동법 별표에 따라 자격 없는 자에 의해 개설된 사무장병원이 요양급여 비용을 수령한 것은 공익침해행위로서, 그 사실을 신고한 요양기관 또는 요양기관 개설자는 공익신고자가 되며, 자진신고한 요양기관 또는 요양기관 개설자는 동법 제14조제2항에 따라 해당 위법행위로 인한 행정처분의 감경 또는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석 전문위원은 “이처럼 현행 법 체계상으로도 자진신고한 요양기관 또는 요양기관 개설자에 대한 부당이득 징수 처분의 감경 또는 면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개정안과 같이 개별법에 자진신고에 따른 부당이득 징수금 감경ㆍ면제 규정을 둘 경우 내부고발자에 대한 책임 완화가 명시됨으로써 사무장병원에 대한 자진신고를 유인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법제적 측면에서 감경 또는 면제의 기준ㆍ정도 등에 필요한 사항을 하위법령에 위임한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부당이득 징수금의 감경ㆍ면제 기준이나 정도 등에 대한 사항은 자진신고한 요양기관 또는 그 개설자가 처한 상황, 해당 위법행위를 통해 실질적으로 얻은 이득의 규모, 위법행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전문적이고 세부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항인 것으로 보이며, 자진신고자에 대한 책임 감면을 규정한 타 법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감면 기준ㆍ정도 등에 관한 사항은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개정안의 위임규정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연도별 사무장병원(면허대여약국 포함) 환수결정 및 징수 현황(단위: 개소, 100만원, %, 2017년 7월말 기준)
1): 환수 결정 취소, 재결정 등이 반영된 정산 건수, 금액
2): 총 기관수 1,431개소(연도별 기관수는 추가결정 등으로 중복기관 포함)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한편, 연도별 사무장병원 환수결정 및 징수 현황을 살펴보면, 매년 환수결정액이 증가해 2017년 7월까지 약 1조 8,423억원 규모의 금액이 환수결정됐다.

이에 비해 징수액은 약 1,371억원으로 징수율이 7.45%에 그쳐 부당이득 징수 실적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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