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단체가 최근 일부 병원에서 전공의에게 종용하는 ‘의무 전임의’ 제도를 터무니없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회장 안치현)는 13일 성명을 통해 “훌륭한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해 전공의들을 어떻게 교육시키고 지도할지에 대한 고민할 노력조차 하지 않은 채, ‘의무 전임의‘ 제도를 도입해 훗날의 전문의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치부하려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수련병원 내의 ‘펠로(이하 전임의)’라는 의사직은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수련병원에서 계속해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대전협은 “최근 상당수 병원의 특정 진료 과에서 일부 교수가 힘없는 전공의들에게 ‘의무 전임의’ 과정을 강요하며 협박을 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 세부ㆍ분과전문의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 전임의로서 추가 수련을 받는 것은 개인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인데, ‘의무 전임의’ 라는 명칭은 모든 대학생이 졸업 후 의무적으로 석사를 취득해야 한다는 주장만큼 터무니없는 주장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의무 전임의’가 ‘교육적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그들의 주장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수련병원의 교수는 지도전문의 자격을 갖고, 지도전문의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는 전공의들이 충분한 역량과 자질을 갖춘 전문의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인데, ‘의무 전임의’를 주장하는 일부 수련병원 측은 “인턴을 포함한 4년 혹은 5년의 수련기간이 전문의로서의 역량을 쌓기 불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피교육자인 전공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도전문의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태만히 하고 있다는 주장이라는 것이 대전협의 지적이다.

대전협은 “대부분의 전임의들이 전공의만큼이나, 때로는 전공의보다도 더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것이 관행으로 간주된다.”라며, “전임의의 근무환경에 대한 어떠한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은 틈을 노려 병원 측은 전임의를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는 비정규직 직원으로 취급한다.”라고 꼬집었다.

이렇게 병원은 수련병원의 업무에 익숙한 전문의가 된 그들을 이용해 과 수익창출을 위한 방편으로 전임의들을 고용하고 있으며, 교수들의 논문작성에 필요한 인력으로 전임의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또, 몇몇 병원이 전공의 TO를 확보하기 위해 ‘의무 전임의’ 제도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전협은 “1년의 전임의 과정을 거치면 지도교수의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는 수련병원에서 추후 전공의 TO 확보를 위한 지도교수 수의 확보용으로 이용되기도 한다.”라며, “전문의 자격증을 막 취득한 사람들에게 수련병원과 전공의 TO를 위해 전임의 제도를 강제적으로 강요하는 것 역시 불온당한 처사이다.”라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전공의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1년이 돼 가지만, 일부 수련병원측은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우수한 전문의를 양성할 생각은 미룬 채, 전공의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미명하에 전임의의 근로시간을 늘리고 ‘의무 전임의’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어리석은 이야기를 펼치곤 한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들은 “최소 5년의 시간동안 가르친 제자들의 노동력을 편법으로 착취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훌륭한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해 전공의들을 어떻게 교육시키고 지도할지에 대한 고민할 노력조차 하지 않은 채, ’의무전임의‘ 제도를 도입해 훗날의 전문의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치부하려는 이들의 행보를 강하게 규탄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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