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의료분쟁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후 의사협회 회원들에게 경만호 회장이 보낸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23년 숙원사업이었던 의료분쟁법이 통과됐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내용이었다.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법안의 통과를 알리며 그간의 성과도 칭찬받고 싶은 것이라면 너그럽게 봐줄 수 있겠다.

하지만 의료분쟁법이 진정 의사들에게 좋은 법인가 아닌가는 차치하고서라도, 경 회장의 일희일비하는 모습에 씁쓸함이 배어 나와 아쉽다. 

거대한 조직의 수장이 리더십을 갖기 위해서는 잘한 일을 내세우고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한 일이 있다면 그 또한 숨기지 않고 사과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경 회장은 의사들이 치욕적인 법안이라고 분노한 리베이트 쌍벌제가 국회를 통과한 후 어떤 사과의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

세무검증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회에서 세무검증제가 유보되자 전국 회원과의 대화에서 집행부가 막아냈다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불과 몇 개월만인 3월 임시국회에서 기획재정위를 통과했다.

비록 야당의 반대로 법사위에 상정되지 못했지만 4월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경우 통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세무검증제가 통과될 경우 경만호 회장은 ‘집행부가 막아내지 못했다’는 사과메시지를 보낼까? 리베이트 쌍벌제가 통과한 이후의 행보를 보면 그렇지 않을 듯 하다.

옛말에 잘 되면 내탓이요, 안 되면 네탓이라 했던가. 일관성 없는 의협회장의 행보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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