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산의회, 회장 이충훈)와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이하 직선제 산의회, 회장 김동석)가 같은 날 각각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서로에 대한 격한 감정을 여과없이 나타냈다.

양 단체는 갈등을 접고 함께하는 의사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하면서도 분열된 이유가 상대에게 있다며 날을 세웠다.

산부인과의사회(상)와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하)는 같은 날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산부인과의사회(상)와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하)는 같은 날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먼저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임원들은 ‘산의회가 지난 9월 임총에서 오는 10월 추계학회에서 임총을 열어 직선제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임시총회를 개최하지 않았다’라며, “산의회는 정관개정 의지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동석 회장은 “학회 이사장과 전임이사장을 만나서 합의한 적이 있다. 개원의뿐만 아니라 교수까지 포함해서 회장 선거 방식에 대해 투표하자고 이사장이 제안했고, 서로 조건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는데 합의를 깼다.”라며, “이번 추계학회에서 임총을 연석회의로 대체한 것을 보니 (통합) 생각이 없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소송을 많이 제기한다고 지적하는데 산의회가 회장 선거를 7회나 했다. 그것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나쁜 짓을 자꾸 하니까 지적해야 한다.”라며, 산의회가 진행한 회장선거를 나쁜 짓이라고 표현했다.

이동욱 산의회 비대위원장 겸 직선제 산의회 경기지회장도 “2014년부터 이충훈이라는 사람을 7회 단독 후보로 냈다.”라며, “적법하지 않고 공정하지 않으며, 회원들은 배제된 상황에서 선거했다. 서울, 경기, 강원, 충북, 충남 등 회원 50% 이상을 배제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영석 총무이사는 “회장이 페이닥터고, 총무이사도 경찰병원 직원이어서 개원가 입장을 잘 모른다.”라며, “복지부와 만나서도 이야기만 듣고, 교수들 장단 맞춰주고 온다. 자기들 의견은 내세우지도 않고, 오로지 기득권만 유지하는데 관심이 있다.”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산부인과의사회 임원들도 두 단체가 통합이 되지 않는 이유가 상대에게 있다고 꼬집었다.

장경석 대의원의장은 “산의회가 나뉜 출발은 직선제 정관개정이 아니다. 2014년 당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람을 대의원으로 인정해 달라고 한 것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이 선거에서 안되니까 뛰쳐 나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충훈 회장은 “본인들이 요구한 변호사가 와서 회장 대행을 하면서 대의원 자격을 적법하게 심사하고 회장을 선출했는데도 소송을 한다.”라며, “결과가 마음에 안들면 법으로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자신이 봉직의여서 개원가 입장을 모른다는 직선제 산의회의 주장에 대해 “가톨릭의대 교수를 지냈고, 개원도 15년 했다. 산의회 법제이사와 부회장을 지냈는데 왜 개원가 입장을 모르겠나?”라고 어이없어 했다.

고광덕 고문은 “산부인과 이슈는 선거방법이 아니다. 직선제가 됐다고 해서 산부인과 의사들의 지위가 한 순간에 달라지겠나?”라고 물은 뒤 “그 사람들은 회원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 누가 회장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회원을 위하겠다고 하면서 왜 그렇게 배타적인지 모르겠다.”라고 질타했다.

김영신 공보이사는 “산부인과 히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라며, “직선제 산의회는 몇몇 소수만의 왕국이다. SNS에서 쇼를 하는 단체가 직선제 산의회다.”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양 단체는 기자회견 서두에 통합에 나설 용의가 있다면서도 상대방을 높은 수위로 비난했으며, 서로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현재 산의회는 정관개정소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장선거 방식을 포함한 정관 개정 논의에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직선제 산의회가 산의회의 정관개정 의지를 의심하면서 양측의 통합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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