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승택)이 올해 해외출장을 통해 미국과 독일의 지불 및 수가제도 동향 등을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기관이 기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국외출장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난 4월 장미승 급여상임이사 등이 참석한 미국 출장에서 지불ㆍ수가제도의 최근 동향을 조사했다.

미국은 민간의료보험과 메디케어(65세 이상 노인ㆍ장애인ㆍ만성질환자), 메디케이드(일정 소득 이하의 저소득층 등)와 같은 공적보장이 공존한다.

이 가운데 메디케어의 외래 지불제도를 보면, 행위별수가제와 질평가기반이 결합된 질기반 지불제도(QPP)가 시행 중이다.

건보공단은 미국 지불제도의 시사점에 대해, “의료의 가치와 질 향상을 원칙으로 지불제도가 수립됐다.”라며, “2017년부터 모든 의사에 대한 개별 성과평가를 실시해 ±4~9% 지불 차등화를 실시하고 있고 이에 대해 미국의사협회도 적극 지지의사 표명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경우, 국민건강향상 효과와 더불어 의료비 절감효과는 부수적으로 동반된다.”라며, “미국은 질평가 지표에 ‘비용(cost)’ 지표를 포함해 공급자가 자발적으로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진료비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수가계약을 실시하고 있으나, 의료비 풍선효과로 인해 원하는 효과는 부재한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지출 통제에 대해서는 “책임의료조직 활성화로 환자중심 통합의료와 지출 통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라며, “엄격한 질 지표 달성 및 연간 총액 지급 등의 조건을 붙여 질 향상과 지출 통제를 함께 달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성상철 이사장 등이 참석한 독일 출장에서는 G-DRG, 병원 입원비 지불제도 등 독일의 지불제도를 집중 시찰했다.

독일의 지불제도는 외래와 입원이 구분돼 별도 운영되며 병원은 입원, 의원은 외래로 종별 기능이 분화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병원은 DRG(포괄수가제) 기반 병원별 총액 예산제, 의원은 총액 제한 행위별 수가제(capped fee-for-service)로 지불이 이뤄지고 있다.

독일의 G-DRG 도입 배경을 보면, DRG 도입 이전 일당 정액제로 비용을 지급함에 따라 장기 입원과 관련된 부작용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호주 DRG인 AR-DRG에 대해 조사 후 도입했다.

건보공단은 “인구고령화 및 만성질환의 증가, 비급여의 지속적인 증가 등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에 대한 해결방안의 하나로 현행 우리나라의 진료비 지불체계의 개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우리나라와는 크게 다른 방법으로 독일에서 취하고 있는 요양기관에 대한 합리적인 비용보상 방법들에 대해서도 보다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밝혔다.

또, “독일 병원협회 산하 ‘InEK’에서는 원가회계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의료기관의 협조를 얻어 원가에 기반한 상대가치 등을 잘 산출하고 있다.”라면서, “상대가치 산출 시마다 외부기관에의 일회성 연구용역에 의존하고 있고 진료과마다 입장차이를 보여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독일의 구체적인 운영경험과 방법론을 깊이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심평원도 독일의 G-DRG 운영 현황에 주목하고 있다. 심평원 박현선 수가위원 등은 지난 9월 5박 7일 일정으로 독일을 방문해 G-DRG의 원가정보수집 및 관리체계, 원가기반 수가산출 사례 등을 조사했다.

심평원은 “DRG 수가 운영시스템 벤키마킹을 통해, 신포괄수가제의 원가 인프라 구축 및 수가 산출 적용, 관리기전 체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우리나라 지불제도 체계에 맞는 원가기반수가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수가산출 정확성을 위한 원가 기준설정 등 표준원가계산매뉴얼도 개발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심평원은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기반 신포괄수가 심사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 6월에도 스웨덴과 덴마크 해외출장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심평원은 ▲EMR 기반 신포괄수가 구축사업 추진 관련 이해 증진 ▲신포괄 심사자료 표준화(XML) 노하우 습득 등을 해외출장 성과로 제시했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