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 바이오ㆍ제약사들의 총 R&D 투자액과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 모두 전년대비 증가했다. 활발한 투자에 힘입어 국내 제약업계의 R&D 성과도 계속되고 있다. 연구개발비 투자 상위 제약사들의 최근 R&D 성과를 살펴봤다.

▽활발한 투자에 속도 붙은 국내사 신약 R&D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사이트 팜스코어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5개 상장 제약사의 총 R&D 투자액은 전년(1조 3,224억원) 대비 11.63% 증가한 1조 4,7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 역시, 2015년 9.45% 대비 0.42%p 증가한 9.86%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R&D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R&D 투자 상위사는 ▲셀트리온(2,640억원) ▲한미약품(1,626억원) ▲녹십자(1,170억원) ▲대웅제약(1,050억원) ▲종근당(1,022억원) ▲LG생명과학(현 LG화학ㆍ904억원) ▲유한양행(865억원) ▲동아에스티(726억원) ▲JW중외제약(316억원) 등이다.

이 같은 신호는 국내 제약업계의 R&D 혁신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혁신 신약 기대주가 허가절차 단계에 진입하고 다양한 유망약물이 국책과제에 선정되는 등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R&D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올해 제28호와 제29호 국산신약이 연이어 탄생하는 등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 R&D 결실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15일 제28호 국산신약 ‘베시보정(일동제약ㆍ만성B형간염)’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국산신약 제27호 ‘올리타정(한미약품ㆍ폐암표적치료제)’이 탄생한지 1년여 만이다.

지난 7월 12일에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동종세포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가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인보사는 제29호 국산신약임과 동시에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유전자치료제다.

▽R&D 투자 상위사 파이프라인 성과 눈길
2016년 R&D 투자액 1위는 바이오시밀러 전문업체인 셀트리온으로, 매출액(6,706억원) 대비 39.36%인 2,64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실적 1위를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램시마의 상승세와 함께, 지난 4월 유럽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트룩시마(항체 항암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허쥬마(항체 항암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R&D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유럽 EMA에 허쥬마 허가를 신청했으며, 올 7월에는 미국 FDA에도 허가를 신청해 내년 상반기 시판허가가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해 총 1,626억원(매출액 8,827억원 대비 18.4%)을 R&D에 투자한 한미약품의 신약 R&D 행보도 긍정적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제53회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 학술대회에 참석해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의 우수성을 알렸다.

랩스커버리(LAPSCOVERY, 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는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연장해주는 한미약품의 독자적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희귀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랩스커버리의 확대 적용 가능성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일본 요코야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내성표적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의 진전된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포지오티닙은 GEM모델(유전공학적 쥐)과 PDX모델(환자 유래 암조직 이종이식 모델)에서 기존 EGFR TKI 치료제에 비해 40배 이상의 효력과 80% 이상의 종양 크기 감소 효과를 보였다.

한미약품은 기존 EGFR TKI 치료제보다 우월한 약효를 보인 임상 결과를 토대로 ‘포지오티닙’ 상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1,170억원을 R&D에 투자한 녹십자는 바이오의약품과 백신 파이프라인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바이오베터 신약후보물질(MGAH22ㆍ허셉틴 바이오베터)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녹십자는 최근 세포치료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관련 연구개발 비용을 약 2배 가량 늘렸고, 아시아 최대 세포치료 연구시설을 갖춘 ‘셀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이 완공되면 녹십자는 이미 혈장처리가 이뤄지고 있는 중국과 국내 공장까지 합쳐 총 270만 리터 규모의 세계 5위권 혈장처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합성신약 부문에서는 지난 8월 고혈압ㆍ고지혈증 복합제 ‘로타칸’을 출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로타칸은 고혈압 치료성분인 ‘칸데사르탄’과 고지혈증 치료성분인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복합제다.

▽새로운 기전 후보물질 R&D 성과 긍정적
지난해 1,080억원을 R&D에 투자한 대웅제약은 새로운 기전의 차세대 항궤양제 R&D 성과가 눈에 띈다.

지난 6월 임상 2상 시험 승인을 받은 ‘DWP14012’는 가역적 억제 기전을 갖는 위산펌프길항제로, 대표적인 위산분비억제제인 PPI를 대체할 약물로 기대 받고 있다.

앞서, 서울대병원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상에서도 기존 산분비 억제 기전의 대표 약물인 PPI보다 빠른 산분비 억제효과를 보였으며, 1일 1회 투여로 야간까지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진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경우, 미간주름 개선을 적응증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웅제약은 지난 5월 파트너사인 알페온을 통해 미국 FDA에 신약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총 1,022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종근당은 ▲CKD-943(Opioid Receptor Kappa agonistㆍ통증, 소양증ㆍ3상) ▲CKD-516(Vascular disrupting agentㆍ대장암ㆍ1상) ▲CKD-581(HDAC inhibitorㆍ다발골수종ㆍ1상) 등의 기대주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신생혈관 생성 억제를 통한 지방생성을 억제하는 신약후보물질 ‘CKD-732(Aminopeptidase 2 inhibitor)’에 대한 2~3상 임상연구가 다양한 적응증(프레더-윌리 증후군ㆍ고도비만ㆍ시상하부 손상 비만)을 대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종근당의 R&D 성과를 보면, 항고혈압 복합제 ‘텔미누보’가 텔미사르탄ㆍ에스암로디핀 복합제 중 최초로 인습성을 개선했으며, 지난 6월 관련 조성물 특허를 획득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고혈압 치료제인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계열 중 텔미사르탄은 흡습성이 강해 습기를 쉽게 흡수하기 때문에 정제가 끈적이거나 녹는 문제가 있다.

인습성 개선 후 텔미누보는 덥고 습한 조건에서 노출 상태로 12시간 보관했을 때 성상의 변화가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았으며, 약포지에 보관 시 수분 함량 증가를 비교하는 12개월 장기관찰과 6개월 다습조건에서 제품의 수분 증가 정도가 감소한 것이 입증됐다.

지난해 904억원을 R&D에 투입한 LG화학은 당뇨병 치료제 부문의 성과가 돋보인다. 특히, LG화학이 5년에 걸쳐 개발한 당뇨병 및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제 ‘제미로우’가 지난 7월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다.

제미로우는 DPP-4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와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인 ‘로수바스타틴’을 합친 개량신약이다. 임상시험을 통해 각각의 단일제 복용과 복합제 제미로우 복용간의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총 865억원을 R&D에 투자했다. 현재 고혈압 3제 복합제 YH22162(텔미사르탄+암로디핀+클로르탈리돈), 고지혈증ㆍ당뇨병 복합제 YH14755(로수바스타틴+메트포르민 서방형) 등 새로운 복합제 개량신약들이 순조로운 임상 진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726억원을 R&D에 투입한 동아에스티는 최근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의 개량신약인 ‘비리얼’을 출시했다.

동아에스티는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비리얼의 약값을 비리어드 대비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며, 제형 크기 축소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총 316억원에 R&D에 투자했다. JW중외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임상 후보물질인 ‘FR-1345’의 성과가 돋보인다.

FR-1345는 지난 5월 C&C신약연구소로부터 도입한 신규 작용기전을 가진 약물로,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세포의 활성과 이동을 차단하고,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최근 진행된 비임상 효능평가 결과에 따르면, ‘FR-1345’는 급성 가려움 동물 모델 시험과 만성 아토피 피부염 동물 모델 시험에서 대조 약물 대비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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