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부터 28일까지 18일 동안 진행된 서울 지역 구의사회 정기총회가 모두 끝났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일반회원의 참여가 저조했다. 현장을 채운 참석자는 대부분 원로나 전ㆍ현직 임원이었다. 상당수 의사회가 지난해보다 감액한 예산을 편성할 정도로 의사회 살림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구의사회 회원수 변화와 총회 참석자수, 예산 변동사항, 시의사회 건의안을 통해 지역의사회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①회원수 부익부 빈익빈 지속
②강남의사 76만원ㆍ용산의사 98만원
③“회장님 뜻대로 하소서…”
④예산 빠듯 ‘올해도 허리띠 조였다’
⑤희망사항 1위, 노인환자 본부 인상
⑥구의사회 변화가 필요하다

올해 가장 많은 살림을 꾸린 구는 강남구의사회이다. 강남구의사회는 1억 7,51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뒤를 이어 성북구의사회 1억 2,520만여원, 관악구의사회 1억 1,801만여원, 송파구의사회 1억 1,346만여원, 강서구의사회 1억 1,185억여원 순으로 예산 규모가 많았다.

반면 중구의사회는 4,373만 7,000원의 예산을 편성해 예산 규모가 가장 적은 구로 기록됐다. 중구의사회의 예산은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한 강남구의사회의 25% 수준에 불과한 수치이다.

중구의사회에 이어 성동구의사회(4,552만원), 도봉구의사회(5,518만 8,987원), 용산구의사회(5,680만원), 종로구의사회(5,696만 1,193원)가 예산 규모 하위 5위권을 형성했다.

예산 규모는 회원수와 정비례했다. 구의사회의 수입 대부분이 회비와 가입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총 예산규모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
올해 예산규모를 지난해와 비교해 봤다. 올해 25개 구의사회 총 예산은 21억 6,657만 902원으로, 지난해 21억 2,778만 4,222원보다 3,878만 6,680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1.82% 증가한 수치이다.


올해 예산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성북구의사회로, 전년도보다 2,140만 2,382원을 증액했다. 뒤를 이어 송파구의사회(1,171만 9,346원), 관악구의사회(758만 1,070원), 동작구의사회(752만 7,270원), 도봉구의사회(669만원 6,218원) 순으로 예산을 증액 편성했다.

반면 중구의사회는 전년도보다 796만원의 예산을 줄여 가장 많이 예산을 감액한 구의사회가 됐다. 중구의사회의 예산 감액률은 무려 15.40%에 이른다.

강동구의사회(735만 5,631원), 종로구의사회(664만 3,820원), 노원구의사회(476만 7,544원), 서초구의사회(460만 6,828원) 등이 예산을 많이 줄인 구로 기록됐다.

▽예산 많은 의사회가 예산 증액
지난해 보다 예산이 증가한 구는 모두 13곳이었고, 지난해보다 예산이 감소한 구는 11곳이었다. 마포구의사회는 유일하게 지난해와 같은 액수의 예산을 편성했다.

예산 규모 상위 5개 구의사회 중 강남구를 제외하고 4곳(성북ㆍ관악ㆍ송파ㆍ강서)이 큰 폭으로 예산을 증액했다. 이들 4곳이 증액한 예산은 모두 4,726만 8,775원이다.

올해 25개 구의사회가 증액한 예산이 3,878만 6,680원인 점을 감안하면, 예산 증액이 예산 규모가 큰 상위 구의사회에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마이너스 회계...회비 올릴 수 밖에
A 구의사회는 지난해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회계가 발생하자 이월금에서 이를 메웠다.

올해까지는 이월금에 여유가 있지만 1~2년 후에 이월금이 바닥나면 수입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회비 납부율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수년 전부터 허리띠를 졸라왔기 때문에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여지는 없다. 답은 회비 인상 뿐이다.

대부분의 구의사회는 적자 회계가 예상되면 수입을 늘리기 위해 회비를 올리는 선택을 한다. 회원들은 대안이 없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회비 인상을 승인한다.

올해 회비를 인상한 구의사회는 성동구의사회와 도봉구의사회 두 곳이다. 이들 구의사회는 올해 회비를 각각 5만원 인상했다.

이월금 여유가 있는 구의사회나, 신규 개업의사가 순증하는 구의사회는 그나마 예산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B 구의사회의 경우 회원들의 연이은 이전으로 예산을 계속 줄이고 있다. 강남구의사회는 가장 최근 회비를 인상한 해가 11년 전이라고 한다. 구의사회 중 상당수는 강남구처럼 회비를 인상한 지 10년이 넘은 곳이 많다.

의약분업 이후 회원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구의사회도 덩달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소수 상위구를 제외하고 대부분 구의사회는 예산을 줄여 버티고 있다. 회비 인상 카드를 쉽사리 꺼내들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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