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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감사 항소심, 소송대리인 ‘주목’집행부, 항소 대리인 선임 거부…의협 소속 변호사 투입되나
장영식 기자 | 승인2017.10.10 6:10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지난 8월 28일 감사 불신임결의 무효확인소송에 대한 항소장을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요청한 소송대리인 선임을 집행부가 연거푸 거부하면서 양측 사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감사 불신임 소송 건을 정리해 봤다.

▽김세헌 감사, 불신임된 후 무효소 승소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지난해 9월 3일 임시총회에서 김세헌 감사를 부실감사, 명예훼손 등의 사유로 불신임했다.

이후 김세헌 감사는 협회를 상대로 불신임결의 효력정지가처분신청 및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29일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고, 올해 8월 9일 본안소송도 원고 승소했다.

법원은 김 감사가 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됐음에도 무효인 불신임결의에 의해 감사의 직무가 제한됐고, 잔여 임기 등에 비춰볼 때 본안소송에 의할 경우 실질적인 권리구제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본안소송의 경우, 법원은 불신임결의에 절차적 하자는 없으나, 김 감사가 충실한 감사결과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도 회원의 중대한 권익을 침해하거나 위반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불신임 사유에 해당하는지 분명하지 않고, 김 감사가 감사결과를 표명했다는 이유로 의사협회의 사회적 평가를 현저히 저하시켰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김 감사가 산하단체 4곳의 감사를 맡고 있는 것도, 의협 정관에 감사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어 불신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운영위, 항소장 제출vs집행부, 대리인 선임 부결
대의원회 운영위는 8월 19일 28차 회의에서 항소를 결정했다. 총회에서 불신임을 결의했으므로 이를 따라야 한다는 취지였다.

운영위는 8월 28일 1심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직접 항소장을 제출했다.

운영위는 집행부에 8월 28일과 9월 4일 두 차례 공문을 보내 항소업무 관련 협조를 요청했다.

집행부는 9월 18일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석명준비명령서를 전달받는다.

석명준비명령서는 판사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항소 관련 준비서면 및 증거를 제출하라는 문서다.

석명준비명령을 소홀히 준비하면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명령서를 받으면 소송대리인에 의뢰해야 한다.

법원이 요구한 제출기한은 9월 25일이었다.

집행부로부터 석명준비명령서를 전달받은 대의원회 운영위는 소송위임장 및 위임계약서를 의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집행부는 9월 20일 119차 상임이사회에서 소송대리인 선임 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집행부로부터 다른 소송대리인을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대의원회는 9월 26일 항소업무를 진행할 대리인으로 태평양 대신 A 법률사무소를 선택해 집행부에 선임 의결을 다시 요청했다.

하지만 집행부는 27일 120차 상임이사회에서 소송대리인 선임 건을 재차 부결시켰다.

▽집행부, 소송대리인 선임 부결 이유는?
상임이사회가 태평양을 부결시킨 이유는 1심 소송에서 패소한 대리인이고, 소송비도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태평양은 수임금액으로 착수금 500만원, 성공보수금 1,000만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대의원회가 상임이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태평양 대신 A 법률사무소로 대리인을 교체해 선임을 요구했는데도 상임이사회는 다시 부결시켰다.

A 법률사무소의 수임금액은 착수금 300만원, 성공보수금 500만원이었다. 소송비용이 태평양의 절반 수준이었음에도 상임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의협 관계자는 소송대리인 선임이 재차 부결된 이유는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의견이 많아서였다고 한다.

본지확인 결과, 집행부는 9월 19일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불신임결의 무효확인청구 항소제기를 신중하게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공문에서 집행부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과 국회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법안으로 대의원회 차원에서 비대위가 구성될 만큼 위중한 상황이다.”라며, “전회원의 단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사료되므로 대승적 차원에서 항소심 계속 진행 여부를 신중하게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즉, 집행부는 처음부터 소송 비용때문이라기 보다는 의료계 상황을 고려해 소송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비대위가 구성될 만큼 위중한 상황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항소심 중단을 요청한 집행부는 비대위에 집행부 추천위원 3명도 채우지 못했다.

▽감사 항소심 어떻게 진행될까?
대의원회는 8월 28일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대의원회는 상임이사회에서 소송대리인 선임이 부결된 후 A 법률사무소를 통해 다시 항소장을 제출했다.

현재 운영위는 집행부에 소송대리인 선임 부결 이유를 묻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임수흠 대의원의장은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감사 불신임은 총회 의결사안이다. 운영위는 이를 고려해 항소를 결정했는데 집행부가 대리인 선임을 거부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임 의장은 “총회의 의결사항을 집행부가 상임이사회 의결을 통해 거부할 수 있다면, 모든 건을 같은 방법으로 무력화하는 게 가능하다. 이번 건은 심각한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임 의장은 “소송대리인 선임이 부결된 직후 법원에 항소장을 다시 제출했다. 대리인 선임이 거부된다고 소송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협 소속 변호사가 대리인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7일 집행부에 상임이사회에서 소송대리인 선임이 부결된 정확한 이유를 묻는 공문을 보냈는데 아직까지 답이 오지 않았다.”라며, “공문에 대한 답이 오면 후속 대책을 논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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