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3, 4년제로 이원화된 간호교육 학제 일원화는 간호계의 오랜 염원이다. 3년제 간호과 졸업생들이 다시 학사학위 취득을 위해 소요하는 비용낭비 문제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간호협회가 올해 목표로 학제 일원화와 임금 표준화를 내세울 만큼 간호계가 집중하고 있는 사안이며, 정치인들도 문제를 인식하고 법안발의에 나서 힘을 보태주고 있다. 간호교육 학제 이원화가 가지는 문제점과 앞으로 바람직한 일원화 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①학제이원화가 가지는 문제 ‘수두룩’
②일원화는 시간문제…인증평가가 중요해

▽간호계의 오랜 염원 ‘학제 일원화’
우리나라 간호교육은 약 1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간호교육 학제가 3년과 4년으로 이원화돼 양성된 지는 50년이 넘었다. 간호교육 일원화의 필요성은 오랜 기간 제기된 문제고, 간호계의 염원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1월 열린 ‘2010 간호정책 선포식 및 ICN CNR 성공개최 다짐대회’에서 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국제표준에 걸맞는 간호교육 4년 일원화를 주장했다.

이날 내빈으로 참석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보건복지부 진수희 장관, 보건복지위원회 이재선 위원장 등도 간호교육 4년 일원화를 이뤄내겠다고 앞다퉈 약속했다.

이처럼 정책 입안자간의 공감대도 어느정도 형성됐지만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같은달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민주당의 두 의원이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함에 따라 그 길이 열리게 됐다.

▽이원화, 무엇이 문제인가
간호사는 같은 면허를 취득함에도 불구하고 3년제와 4년제라는 다른 교육과정을 받고 있다.

문제는 전문대학을 졸업한 간호사는 전문학사이기 때문에 학사 학위를 재취득하고자 87.2%가 별도로 3교대의 힘든 근무환경에서도 다시 학사학위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3년제 졸업자가 양적으로 다수지만 4년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고,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전문학사 간호사들의 학사학위 취득을 위해 매년 1,700억원이라는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는 통계도 있다.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학제 일원화는 꼭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성신여대 송지호 간호대학장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간호교육 학제일원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간호교육 학제 일원화는 투약과오, 인공호흡기 사고, 병원감염 등 의료사고 및 환자 사망률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에서 보듯 환자 안전 강화와 건강권 증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의학연구소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간호 학사학위 이상의 소지자가 10% 증가할 때마다 환자의 사망률과 응급상황대처 실패율은 5%씩 감소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 등 OECD 국가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개발도상국가들도 간호교육 학제를 4년으로 일원화한데 반해 세계화 추세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국내 취업 뿐 아니라 해외 취업에서도 불이익을 겪는다는 문제도 있다.

간호계는 간호학제를 일원화할 경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발생을 막을 수 있고, 간호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해외취업 활성화 및 고용 안정화도 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령환자 및 만성질환의 급증과 함께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라도 일원화는 한시 바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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