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는 신약의 품목허가 및 시판 이후에도 해당 제품과 타깃 질환의 데이터를 적극 공개하며 혁신성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다양한 캠페인을 마련해 자사 제품이 타깃으로 하는 질환 홍보에 힘쓰고 있다. 이는 회사와 제품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함과 동시에, 특정 질환과 자사 제품의 연관성을 각인시키기 위함이다. 제약업계의 기념일 마케팅 등 주요 홍보활동을 살펴봤다.

▽외자계 제약사, 건강 기념일 마케팅 활발
현재 대부분의 국가가 TV나 라디오를 통한 ‘전문의약품 소비자 직접광고(direct-to-consumer advertising, DTC advertising)’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의약품 오남용과 마케팅 비용 발생에 따른 약가 상승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전세계적으로 전문의약품 DTC 광고가 허용되는 나라는 미국과 뉴질랜드 등 2개국뿐이다.

우리나라 역시, 전문의약품 DTC 광고가 허용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제약업계는 주요 질환과 관련된 캠페인을 적극 진행하며 특정 질환과 자사 제품의 연관성을 부각시키는 소위 ‘기념일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도 제약업계의 다양한 ‘기념일 마케팅’이 진행됐다. 특히, 오리지널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행보가 돋보였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 2월 올해 처음 제정된 ‘제1회 간암의 날’을 기념해 사내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간암의 날(2월 2일) 제정을 축하하고 간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날 행사장에서는 간세포성암에 대한 효능을 입증한 유일한 표적치료제 ‘넥사바’가 간암의 날을 응원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앞으로도 간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넥사바는 지난 2008년부터 간세포성암 표적치료제로 사용되며 치료법이 매우 제한적인 간세포성암의 진행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치료 옵션을 제공해 왔다.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는 세계 신장의 날(3월 9일)을 맞아 ‘인수치 꽉 잡는 건강식단 돌아보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만성신장질환 및 투석환자에 필요한 식단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자 마련됐다.

사노피는 고인산혈증 치료제 ‘렌벨라’를 보유하고 있다. 렌벨라는 투석을 받고 있는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혈청 인조절을 적응증으로 2011년 10월 국내 허가를 받았고 2012년 출시됐다.

한국릴리의 기념일 마케팅도 눈길을 끈다. 한국릴리(대표 폴 헨리 휴버스)는 지난 3월 ‘암 예방의 달’을 기념해 전 직원들의 위암 예방 실천을 위한 사내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릴리 항암사업부는 이 행사를 통해, 진행성 위암의 2차 치료를 위한 표적치료제 ‘사이람자’가 암 예방의 달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위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사이람자는 진행성ㆍ전이성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의 2차 치료에서 단독요법과 파클리탁셀과의 병용요법 모두에서 전체 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의 유의한 개선을 입증한 최초의 표적치료제이며, 신생혈관생성 억제제로 작용하는 약제로 지난해 1월 출시됐다.

▽자사 제품과 질환 연관성 부각 주력
사노피 파스퇴르는 세계 뇌수막염의 날(4월 24일)을 맞아 영유아의 건강한 단체생활을 응원하고자 ‘메낙트라 우리아이 모델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지난 2015년 메낙트라를 국내 출시한 이후, 단체 생활 시 발병 위험이 높은 수막구균성 질환의 예방 및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질환 인지도 제고를 위한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메낙트라는 생후 9개월부터 만 55세까지 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혈청형 A를 포함한 주요 4가지 수막구균(A,C,Y,W-135)을 예방하는 4가 수막구균 단백접합백신으로, 국내에 도입된 수막구균 4가 단백접합백신 중 생후 9개월~23개월에서 유일하게 혈청형 A에 대한 효능효과를 입증 받았다.

메낙트라 경쟁약물인 ‘멘비오’를 보유하고 있는 GSK도 세계 뇌수막염 날을 맞아 ‘뇌수막염 골든타임 24시간을 잡아라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생후 2개월 이상의 영유아 및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수막구균 뇌수막염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막구균 백신 국내 판매 1위 제품인 ‘멘비오’는 수막구균 4가 백신으로는 유일하게 생후 2개월 이상 영유아에게 접종 가능한 백신이다.

국내에는 지난 2012년 수막구균 예방백신으로 첫 승인을 받은 이후 생후 2개월 이상 영유아 및 군대 등에서 접종되고 있다.

화이자는 희귀질환 극복의 날(5월 23일)을 맞아 희귀질환 환자들을 독려하고자 ‘희귀질환 7,000 캠페인’을 런칭했다.

이 캠페인은 전세계 7,000여 개의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응원하는 취지에서 한국화이자제약 희귀질환사업부가 마련한 참여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한국화이자제약 임직원들과 의료전문가들이 자전거를 탈 때마다 주행거리를 측정해 총 누적 주행거리가 7,000km를 달성하는 시점에 사회복지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화이자는 9월 심장의 달을 맞아 소아 심장병 환우들을 위한 ‘클로버(CLOVER)’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기념일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간질환 치료제 분야의 강자인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는 세계 간염의 날(7월 28일)을 맞아 국내 바이러스성 간염의 퇴치 의지를 다지는 ‘노헵(No HEP) 캠페인’을 개최했다.

이 캠페인은 2030년까지 간염 박멸을 목표로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참여하는 전 세계적 간염 퇴치 운동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길리어드는 지난 5월 비리어드(TDF, Tenofovir disoproxil fumarate)보다 적은 용량으로 비열등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물질인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AF, Tenofovir alafenimide) 기반의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디’의 국내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특정 제품 기념일 마케팅도 눈길
약물 탄생일, 신약 국내 출시일 등에 맞춰 제품을 부각시키는 방식의 ‘기념일 마케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자이는 갑상선암 표적항암제 ‘렌비마’ 국내 출시 1주년을 맞아 지난 2월 렌비마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축하하는 사내 행사를 개최했다.

렌비마는 에자이가 개발한 표적항암제로, 기존 표적항암제와 달리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뿐만 아니라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까지 억제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갖고 있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 5월 아스피린 합성 120주년 기념 사내 행사를 진행했으며, 지난 7월에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소비자와 함께하는 아스피린 합성 120주년 행사’를 진행했다.

아스피린은 매일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복용하고 있으며, 진통제의 고유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바이엘 아스피린의 120년 역사는 1897년 바이엘 직원 펠릭스 호프만 박사가 화학적으로 순수하며 안정적인 형태의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을 합성하는데 성공하면서 시작됐다.

아세틸살리실산은 2016년 한 해 동안 1,900건 이상의 논문 소재로 다뤄질 만큼 꾸준히 연구되고 있으며, 바이엘 또한 수년 동안 심혈관 및 진통 분야에서 많은 연구와 혁신을 후원하고 있다.

▽국내사, 사회공헌 연계 마케팅 활발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기업 및 제품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연계한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약품은 현재 ‘대학생 마케터’를 운영 중이다. 이는 현대약품의 지속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평소 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생들이 방학기간을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실무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웅제약도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액상형 진통제 ‘이지엔6’의 대학생 마케팅 서포터즈(이지엔젤) 발대식을 진행했다.

이지엔젤은 대웅제약이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대학생 마케팅 참여 프로그램으로, 20명을 선발해 마케팅 교육은 물론 실제 마케팅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조아제약은 스포츠 마케팅이 활발하다. 특히,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은 지난 2009년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해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하는 국내 유일의 제약사 주최 야구 축제다.

조아제약은 건강과 직결된 스포츠 분야 협찬으로 제약회사로서 기업이미지 제고는 물론 회사 및 대표상품에 대한 인지도 상승 효과를 얻고 있다. 또한 시상식에 자사 영업직원이 직접 참여함에 따라 애사심 고취와 사기 진작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아제약의 ‘국토대장정’도 기업 이미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대표적인 행사로, 올해 20회를 맞았다.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1998년, 경제 불황으로 시름하는 대학생들에게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심어주자는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의 제안으로 마련된 행사다.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개최됐다.

오래된 역사와 함께 국토대장정의 원조로 불리며 그동안 숱한 기록을 남겼다. 지난 20년간 25만 6,386명이 지원했으며, 2,857명이 참가했다. 참가대원들이 걸었던 누적 거리만 무려 1만 1,458km에 달한다. 해당 거리는 서울과 부산(약 400km)을 14회 이상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한편, CJ헬스케어는 ‘2017 한국 자원봉사의 해’를 기념해 지난 6월 서울 성동구 서울 숲에서 페트병을 재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부터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함께 ‘건강한 숲, 편안한 숨’을 주제로 노을공원 내에 CJ헬스케어 숲을 조성하는 등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제약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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