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부터 28일까지 18일 동안 진행된 서울 지역 구의사회 정기총회가 모두 끝났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일반회원의 참여가 저조했다. 현장을 채운 참석자는 대부분 원로나 전ㆍ현직 임원이었다. 상당수 의사회가 지난해보다 감액한 예산을 편성할 정도로 의사회 살림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구의사회 회원수 변화와 총회 참석자수, 예산 변동사항, 시의사회 건의안을 통해 지역의사회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①회원수 부익부 빈익빈 지속
②강남의사 76만원ㆍ용산의사 98만원
③“회장님 뜻대로 하소서…”
④예산 빠듯 ‘올해도 허리띠 조였다’
⑤희망사항 1위, 노인환자 본부 인상
⑥구의사회 변화가 필요하다

구의사회 회비는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42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가장 많은 회비를 내야하는 지역은 금천구와 용산구이다. 이들 지역 회원들은 구의사회비로 42만원을 내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비 23만원과 의사협회비 33만원을 더하면 금천구와 용산구 회원이 한 해 내는 전체 회비는 98만원에 이른다.

서대문 96만원(구의사회비 40만원), 광진구 95만원(구의사회비 39만원), 도봉구 94만원(구의사회비 38만원), 동작구 92만원(구의사회비 36만원) 순으로 회비가 많다.

▲서울 구의사회별 연회비 순위, 개원의사 기준
▲서울 구의사회별 연회비 순위, 개원의사 기준

그렇다면 가장 적은 회비를 내는 곳은 어디일까. 회원수가 가장 많은 강남구이다. 강남구 회원들은 20만원의 구의사회비를 낸다.

서울시의사회비 23만원과 의사협회비 33만원을 더하면 강남구 회원이 한 해 내는 의사회비는 76만원이다.

강남구에 이어, 서초구 83만원(구의사회비 27만원), 노원구 85만원(구의사회비 29만원) 순으로 회비가 낮다.

금천구와 용산구 회원은 강남구 회원보다 한해 22만원의 회비를 더 내고 있다. 특히 구의사회비만 놓고 보면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다.

지역마다 의사회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구의사회비를 인상하려면 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구의사회별로 처한 상황과 예산 규모에 맞춰 불규칙적으로 회비를 인상해 왔고, 그 결과 가장 적게 내는 곳과 가장 많이 내는 곳의 회비가 두 배나 벌어진 것이다.

회원수가 적은 구의사회의 회비가 많은 이유는 전체 회비 수입이 적기 때문에 회비를 올리지 않고서는 회무를 수행할 수 없는데다 사무국 운영도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회비를 인상한 모 구의사회의 경우 20년 가까이 회비를 동결해 오다가 적자 회계 위기에 봉착해 회비를 인상했다고 한다.

구의사회들은 예산 확보와 회원 참여 확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기존 회원의 회비는 인상하고, 새 회원의 입회비는 인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회원의 반발이 적지 않다. 과거 물가를 현재 물가와 대입해 보면 회비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됐다는 것은 기존 회원이 요즘 가입하는 회원보다 적어도 몇 배 많은 회비를 냈다는 말이 된다. 고참 의사들은 회비 인상에 반대하며, 입회비를 유지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목소리도 있다. 예전과 비교해서 수입이 제자리인 상황에서 회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물가가 상승하는 동안 진찰료가 제자리에 머물렀기 때문에 회비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의견 충돌의 원인은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해 온 정부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이를 위한 수가 인상으로 의원 경영의 안전성을 보장해 줘야 한다.

지난해부터 정부와 의사협회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일차의료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입 보전보다 보험 재정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연 개원의사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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