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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급 폭탄” 비급여 정책 의료계 ‘멘붕’건보재정 파탄ㆍ환자 선택권 문제 등 지적…실손보험 대책도 미흡
최미라 기자 | 승인2017.08.10 6:12

정부가 지난 9일 발표한 비급여의 전면급여화 정책의 후폭풍이 거세다. 의료계는 건보재정 파탄과 환자 선택권 제한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대하는 반면, 환자시민단체는 이번 정책이 너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정책을 두고 정반대의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국회에서도 이번 정책은 ‘유토피아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이번 정책으로 실손의료보험사들의 반사이익이 극대화될텐데, 이와 관련한 정부 정책은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모든 의학적 비급여 급여화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직접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간 건강보험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음에도 건강보험 보장률이 지난 10년간 60% 초반에서 정체돼 있는 등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효과가 미흡한 것이 이번 대책을 발표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보장성 강화대책을 수립해 총 30조 6,000억원을 투입하고, 의료비 부담에 대한 국가책임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이전과 달리 ‘비급여의 점진적 축소’가 아니라 ‘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미용, 성형 등 일부를 제외하고 모든 의학적 비급여는 신속히 급여화하되, 다소 비용ㆍ효과성이 떨어지는 경우는 본인부담을 차등 적용하는 ‘예비급여’로 건강보험에 편입ㆍ관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의학적 비급여는 현재까지 조사된 3,800여 개의 항목 중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 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오는 2022년까지 급여 전환(예비급여 포함)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미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이 입증됐으나 재정부담 등의 이유로 건강보험이 일부만 적용되는 초음파, MRI 등 기준비급여부터 신속하게 해소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안전성ㆍ유효성은 있으나 비용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은 비급여(등재비급여)는 정책대상별(취약계층), 질환별(중증도) 우선순위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급여화해 나간다. 전문가 및 관련 학회 자문, 국민참여위원회 등의 논의를 거쳐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할 예정이다.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국민부담이 큰 3대 비급여를 해소하고, 기존의 비급여 해소와 함께 새로운 비급여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신포괄수가제 적용 의료기관을 대폭 확대한다.

아울러 고액 의료비로 인한 가계 파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2중, 3중의 보호장치를 마련해 건강보험의 사회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할 예정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비 중 개인이 부담하는 상한액을 가구 소득 수준을 고려해 부담이 가능한 정도로 낮추고, 그 이상의 금액은 건강보험이 책임지도록 한다.

그럼에도 아직 남아 있는 비급여 의료비 등으로 인해 고액 의료비가 발생하는 경우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제도화하고, 지원 대상자를 대폭 확대해 비급여와 예비급여 의료비까지 모두 포함해 지원하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일차의료 강화, 안정적인 진료 환경 조성, 의료질 개선 등도 병행해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동네의원과 대형병원이 경쟁하지 않고 고유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수가 체계 개선 등을 통해 기능 재정립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차의료기관과 지역거점병원의 역량 강화를 지원해 불필요한 대형병원 이용을 줄이고,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비급여가 수익보전으로 활용됐던 현실을 감안해 의료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적정하게 수가를 보상하되, 전문인력 확충, 필수 의료 서비스(환자안전, 수술ㆍ분만ㆍ감염 등) 강화 등과 연계해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의사들 걱정 한가득인데 대응엔 ‘온도차’
이날 정부 정책 발표 이후 의사들은 건보재정 파탄에 대한 우려와 함께 환자 선택권 제한, 실손보험사 반사이익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전쟁’으로 선포하고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의사협회는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자며 다소 온건한 입장을 전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비급여를 대책없이 급여화 하면 과연 서민에게 좋을까.”라고 반문하며, “이번 정책에 의해 실손보험에 가입한 3,500만명은 손해를 보고,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1,500만명은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노 전 회장은 “정부가 정말 서민을 위한 의료정책을 만들고자 했다면 의료계와 함께 시뮬레이션을 거쳐 정교한 정책을 설계했어야 했다.”라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반발과 충돌과 실패를 예고한다. 문재인 정부는 의사들과의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당장 결의대회도 예고됐다.

대한흉부외과의사회, 대한평의사회, 분만병원협의호, 전국의사총연합, 대한일반과의사회로 구성된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저지와 의료제도 정상화를 위한 비상연석회의’는 오는 26일 광화문에서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저지를 위한 의사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정부 정책의 순서가 잘못 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주병 충청남도의사회 부회장은 “원가에 못 미치는 저수가로 인해 의료계가 비급여를 통해 보존을 해 왔던 것이다.”라며, “저수가를 먼저 해결하고 비급여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앞 부분은 빼고 비급여를 전면급여화 해버린다고 하니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일반 회원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A 의사는 “이번 정책은 신기술이나 신약 도입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고, B 의사는 “건보재정이 거덜날 것이며, 대학병원은 곧 도산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이날 “국민행복을 위해 기본에 충실한 건강보험제도가 필요하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자.”라며, 분개하는 회원들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입장을 내놨다.

의사협회는 “의료제도의 개선과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없애려는 정부 노력에 공감하지만,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고려없이 건강보험 보장률에만 중점을 둘 경우 누적된 저수가로 인한 진료왜곡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라며,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자.”라고 요청했다.

의사협회는 오랜 기간 지속된 3低(저부담-저급여-저수가)의 패러다임은 환자와 의료인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보건의료 인력의 과노동을 유발하해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며, 상급의료기관 쏠림현상은 더 가중돼 동네의원은 설 곳을 잃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무리한 급여확대나 신포괄수가제의 성급한 도입은 또 다른 진료왜곡과 의료발전의 기전 자체를 붕괴시키고,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에 가입한 국민의 이중적 부담으로 민간보험사에 막대한 반사이익을 안길 수 있는 중요 사안임을 감안해 국민과 의료계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시행에 앞서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필수의료와 재난적 의료비를 중심으로 단계적인 보장성 강화 ▲적절한 보상 기전 및 합리적인 급여 기준 마련 ▲급여 전환으로 비용 부담이 적어진 국민의 의료쇼핑과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확고한 의료전달체계 대책 마련 ▲신의료기술 도입 위축으로 인한 우리나라 의료 발전 저해 요소 차단 ▲현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충분한 재정 확보 방안 마련 ▲의료계 전문가로 구성된 장관 직속기구 신설 등을 주장했다.

또한, 정부에서 강한 의지로 건강보험 분야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민을 위한 올바른 의료제도를 확립하기 위해 ▲기존 건강보험제도의 3低 문제 해결 ▲의료전달체계 개선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 전제 등을 촉구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장 임수흠)는 이날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 신의료정책 추진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 정부가 정책을 강행한다면 대내외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방법을 동원해 적극 투쟁할 것이다.”라며, 보다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대의원회는 “원가에 훨씬 못미치는 의료 수가의 보전에 대한 조치가 없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은 어려운 병의원 의료기관의 경영에 심각한 위협이며 결국 대한민국 의료공급 체계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라며, “이번 정책은 잘못된 재정추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의사들에게 희생을 또 다시 강요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대한일반과의사회(회장 김창수)도 “이번 정책은 너무나 허황되고 급진적인데다가 정상적인 실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호 모순적이고 모호한 문구로 가득 차 있어서 도대체 어떻게 시행 하겠다는건지 분석조차 힘들 정도이다.”라며, “대전제로 깔고 있는 국민의 의료보장성은 높이고 경제적 부담을 줄이겠다는 완전히 상반된 정책을 둘다 하겠다는 선언은 무모하다고 해야할지 꿈이 크다고 해야할지 논평하기 힘든 수준이다.”라고 맹비판했다.

▽국회, ‘유토피아적 발상’ 지적까지…
국회에서도 곱지 않은 반응이 나왔다. 의료현실은 무시한 채 감당하기 어려운 정책을 내놨다는 지적이다.

의사 출신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9일 논평을통해 “이번 정책은 유토피아적 발상에 착안된 수습 불가능한 대책이다.”라며,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을 국민들이 납부한 건강보험료와 국가재정으로 충당한다는 단편적인 방식이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 의료계의 현실은 무시한 채, ‘국가의 역할’이라는 대의제로 모든 것을 포장해 버렸다.”면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고 꼬집었다.

그는 “비급여 항목의 숫자 전체를 모르는 상황에서 급여화를 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며, 의료계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다.”라고 주장했다.

현행 의료전달체계의 개편 없이 단순히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1차, 2차, 3차 의료기관의 장벽을 허물고,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가속화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경증환자를 포함해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쏠리게 되면 정부가 투입하겠다고 하는 재정은 대부분 대형병원으로 가게 되고, 중소병원과 동네의원의 재정 상태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그 동안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강화될수록 민간보험사의 지출이 줄어들게 되는 반사이익으로 민간보험사의 이익이 늘어났는데, 정부 발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의 ‘연계’ 수준에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 부합하는 것은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의 ‘통합’ 수준으로 돼 민간보험은 부수적 역할 또는 민간보험시장의 철회 정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보장성 강화정책 발표에 ‘적정 수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없으며, 별도의 재원 대책 방안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정부가 제시한 재정조달 계획은 건보재정을 파탄나게 할 것이며, 실현 가능하지도 않은 불가능 대책이다.”라며, “급하게 무리하게, 나아가서 비급여 감축 목표까지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독려하다 보면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의료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라고 우려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비급여의 전면급여화 ▲어린이병원비 국가 지원 ▲본인부담금 상한제 도입 등의 정책은 환영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 보장률을 70%로 너무 낮게 목표함 ▲본인부담금 상한액 100만원의 적용대상이 전 국민이 아닌 하위 30%에만 적용돼 여전히 본인부담금이 높음 ▲예비급여 도입에 따른 보완대책 미비 ▲주치의제도 도입 및 의료기관 역할 재정립 등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할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못함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못한 점 등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건강보험 누적흑자의 구체적 사용 계획이 제시되지 못한 점과 한시적으로 지원되는 국고 재정 지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ㆍ노조 “목표 보장성 미흡”
시민단체와 노조는 오히려 정부가 제시한 목표 보장성이 너무 낮다고 주장한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9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아픈데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일이 없도록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했지만, 발표된 정책은 아파도 돈 걱정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수준의 획기적 보장성 강화에는 한참 못미친다.”라고 비판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목표 보장률이 70% 수준인 것은 보장성 강화안으로 너무 미흡하고, 장기적인 목표를 구현할 비전이 없는 것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의료비 상한제는 구간 및 금액 하향이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의료비에 대한 적용 여부가 관건인데 이번 안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자랑하는 예비급여조차 의료비 상한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의료비 상한제의 경감 구간도 연소득 1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은 너무 높으며, 예비급여의 본인부담률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어 “본인부담 50, 70, 90 % 차등구간의 급여신설(예비급여)은 사실상 실손보험 시장의 고착화를 가져올 수도 있으며, 기존의 민간보험회사의 심사평가 요구를 수용한 방식으로 변질될 우려도 크다.”라며, 획기적인 보장성 강화로 실손보험을 퇴출시킬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비급여를 포함한 총 의료비에 대한 연간 본인부담 상한제를 도입하고, 상병수당 같이 OECD에서 한국만 없는 현금급여 도입을 논의라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이날 논평을 통해 “보편적 보장성 확대 및 의료안전망에 대한 국가와 사회적 책임 강화는 긍정적이지만, 목표보장성 수준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다.”라고 지적하며, 최소 80%까지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또, 예비급여에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적용하고, 예비급여 도입에 따른 비용통제 기전의 정책수단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비도적적인 비급여 진료를 억제할 통제수단과 재원확보 방안, 부과체계 개편과 지불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라며, “이번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그 전략이 더욱 섬세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가 제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에 대해 각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정책 시행에 있어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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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itadele 2017-08-10 10:31:51

    의료단체도 불만, 시민단체도 불만, 그럼 백지화 하면 되겠네. 탁상행정의 말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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