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기다. 특히 한 단체의 수장을 맡고 있는 이들에게라면 더더욱 말이다.

지난 1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주최한 ‘KMA Policy는 무엇인가’ 심포지엄에서 이철호 대의원회 부의장이 권덕철 보건복지부차관에게 “말로만 하지말고 제대로 된 소통을 하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권덕철 차관은 의ㆍ정간의 신뢰회복과 정책협조를 위해 조언해 달라는 부탁을 받자 “복지부는 의료계와 소통하면서 의료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협도 신중하게 중지를 모으되 반대할 때는 대안을 가지고 이야기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석하기에 따라, 복지부는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데 의협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는 발언이었다.

그러자 이철호 부의장이 형식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소통을 하라고 일침을 가한 것이다.

사실 이같은 발언은 추무진 회장의 몫이어야 했다.

사회를 보던 이용진 특위 부위원장이 권덕철 차관과 추무진 의협회장에게 의료현안에 대해 발언해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용진 부위원장은 “요즘 진단서 등 제증명 수수료 상한선이 공개되고, 일명 명찰법, 설명의무법 등 의사들은 자존심이 많이 상한 상태이다.”라며,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힌트까지 줬다.

하지만 추무진 회장은 타 행사장에서 축사를 해야 한다며 자리를 떴다. 추 회장은 사전 약속된 축사를 빌미로 발언을 피했지만 이는 사실상 할말이 없다고 선언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철호 부의장이 권덕철 차관에게 쓴소리를 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분에 불과했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추 회장은 불과 일주일 전 열린 대한개원의협의회 평의원회에는 타 행사장에 들렀다 오느라 한시간이나 늦게 참석해 축사를 하지 않았나?

현재 의사들에겐 제증명 수수료 상한 고시가 뜨거운 감자다.

회원들은 의사협회의 부적절한 대처를 질타하며, 집행부의 사과 및 책임자 문책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미 김태형 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사의를 표명했고, 다른 반상근 이사들도 사의 표명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의사협회는 제증명 수수료 문제에 대처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열린 공간에서 임명된 지 한달이 채 안된 실세 차관에게 직접 따져 물을 수 있는 기회를 발로 찬 협회장의 모습을 보면서 회원들이 믿고 지지할 수 있을까?

2년전 의사협회장 선거가 떠오른다. 당시 추무진 후보는 전쟁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고 줄기차게 주장했다. 보궐회장인 자신을 다시 선택해 달라는 호소였다.

과연 추무진 회장은 장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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