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호 개원내과의사회장
최성호 개원내과의사회장

내과의사들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2차 상대가치점수 개정을 일차의료의 대참사라고 평가하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회장 최성호)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 소재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차 상대가치 개정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행유보 및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앞서 복지부는 5월 31일 2차 상대가치 개편에 따른 ‘건강보험 행위 급여ㆍ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 점수’ 개정을 고시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5,307개 의료행위에 대한 상대가치 점수가 개정된다.

2차 상대가치 개편은 2008년 1차 상대가치 개편 이후의 비용 변화를 반영한 4년 간의 상대가치 구성요소별 연구 및 5개 의료행위 유형(수술, 처치, 기능검사, 검체검사, 영상검사)간 불균형 조정을 목표로 진행됐다.

결국, 상대적으로 보상수준이 높은 검체ㆍ영상검사 분야의 상대가치 점수를 낮추고, 수술ㆍ처치ㆍ기능검사 분야의 상대가치 점수를 상향 조정했다.

내과의사회는 “2차 상대가치 개편의 기본 방향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1차와는 달리 끝까지 극비로 진행했다.”라며, “그 결과 종별 구분없이 일괄적으로 적용해 결국 일차의료기관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초래하는 결과를 도출했다.”라고 주장했다.

내과의사회는 “의원급 검체 및 영상검사의 원가보존율은 각각 107.5%, 56.2%에 그친 반면, 상급병원은 186.32%, 178.73%, 종합병원은 179.45%, 172.30%에 달한다.”라며, “개원가의 검체검사를 대폭 인하해 대형병원의 손실을 완충하는 비용으로 충당한 결과, 무차별한 일차의료의 붕괴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내과의사회는 “이번 개정이 현 정부의 일차의료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내과의사회는 “대폭 인하의 목표가 된 개원가 혈액검사는 일차의료의 필수 검사이며, 일차의료 활성화와 만성질환 관리는 정부가 내세우는 보건의료의 핵심공약이다.”라며, “상대가치 점수 인하의 주를 이루는 검사 항목들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필수 검사들로 인해 시범사업에서 기본 검사로 규정돼 있다.”라고 상기시켰다.

이어 내과의사회는 임상병리사의 대량 실직도 점쳐진다고 우려했다.

내과의사회는 “일차의료 진료의 필수적인 검사를 위해 소규모 검사실을 갖춘 개원가는 이번 수가 인하로 인해 검사실 운영을 지속하기 힘든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임상병리사의 대량 해고로 인한 실직이 현실화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소규모 검사실을 갖춘 개원가는 약 1,500여 곳으로,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도 역행한다는 게 내과의사회의 설명이다.

내과의사회는 또 질관리료 신설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질관리료 신설은 11.8% 인하에 의한 손실을 보존해주기는커녕 개원가에서 맞추기 힘든 질관리 기준을 정하고 이를 근거로 이중으로 일차의료기관의 피해를 주는 제도라는 것이 내과의사회의 주장이다.

최성호 회장은 “2차 상대가치 개정을 추진하면서 저평가된 수술과 처지의 점수를 올린다는 큰 틀에 합의했기 때문에 참았다.”라며,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대학병원 검체는 별로 깍지 않으면서 일차의료의 검체검사는 많이 깎았다.”라고 분개했다.

최 회장은 “특히, 이런 식의 개선은 내과뿐만 아니라 검체검사 비중이 높은 가정의학과, 일반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라며, “대개협과 함께 원인을 분석해 반드시 바로 잡겠다.”라고 말했다.

신창록 보험부회장은 “이번 개정은 대참사라고 할 수 있다.”라며, “검체유형이 원가보존율이 높다고 타깃이 됐는데, 재원을 뺏어가는 3,600억원 중 동네의원이 검사하는 유형에서 2,800억원을 가져갔다.”라고 주장했다.

신 보험부회장은 “내과의 검체검사는 행위유형의 40%를 차지한다. 누구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라며, “이번 개정은 동네의원을 몰살시키는 제도가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최 회장은 “한 두 달이면 상대가치 개정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꾸준히 재검토를 촉구하고 정부가 응하지 않을 경우, 생존을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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