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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와 민간의료 공존방법 찾을게요”[생생인터뷰]이진용 대한의사협회 공공보건이사
장영식 기자 | 승인2017.06.19 6:12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공공보건의료 업무 강화를 위해 공공보건이사를 신설하고, 서울의대 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이진용 부교수를 임명했다. 공공보건이사는 ‘공공병원, 보건소 등 공공의료에 관한 사항’, ‘보건통계에 관한 사항’, ‘보건의료인력 개발 대책에 관한 사항’ 등을 관할한다. 이진용 이사는 31일 출입기자와의 상견례에서 3자 입장에서 객관적 데이터를 내고 해석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초대 공공보건이사라는 중책을 맡은 이진용 교수를 만나봤다.

장영식 기자: 이사님, 안녕하세요?

이진용 이사: 네,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예방의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진용 이사: 본과 2학년때 내과 실습을 나갔을 때였어요. 간경화로 복수가 심하게 찬 환자가 있었는데 복수만 빼고 퇴원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국립대라 병원비가 비싸지 않은데도 말이죠. 퇴원을 막으려는 교수님과 보호자 사이에 실랑이가 붙었어요. 보호자는 돈이 없다고 하고, 담당교수와 전공의는 입원해서 경과를 보자고 했어요. 그때 충격을 먹었죠.

장영식 기자: 당시 충격으로 임상의학보다 예방의학을 해야 겠다고 생각한 건가요?

이진용 이사: 잘나가는 안과 교수가 자신의 월급으로 3명에게 무료 수술을 하면 끝난다고 하더라고요. 어려운 환자를 돕는 길은 무료 진료를 해주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학교에 의료관리학이 있어서 예방의학의 길로 들어섰죠.

장영식 기자: 현재 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소속인데,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나요?

이진용 이사: 2000년대 중반 이후 서울대병원이 공공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안규리 교수 그룹과, 라파엘 천주교그룹이 노력해서 서울대에 공공의료사업단이 생겼어요. 이후 보라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도 사업단이 만들어졌죠. 초기에는 무의촌 봉사를 주로 했는데 지금은 공공의료사업단이 공공사업을 전담합니다. 진료협력 업무도 사업단이 관리하죠.

장영식 기자: 의협이 공공보건이사직을 신설했습니다. 초대 상임이사로서 의미를 부여한다면요?

이진용 이사: 의협의 기존 형태로 봤을 때는 공공보건이사가 어울리지 않죠. 하지만 이제는 필요하다고 느낀 것 같아요. 의사단체가 의사직능으로서 기본적으로 해야될 것을 하려는 거라고 생각해요.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가인 의사가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감을 갖고, 공공의료와 보건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의사로서 국민에게 할 이야기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만든 것 같아요.

장영식 기자: 의협에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사직을 제안했나요?

이진용 이사: 의료정책연구소 김형수 실장에게서 추무진 회장이 신설 이사 임명과 관련해 전화할 거라고 미리 연락해 줬어요. 얼마 후 추무진 회장으로부터 직접 제안을 받았죠.

장영식 기자: 추무진 회장과 과거에 인연이 있었나요? 충북의대에 다닐 때 추무진 회장이 충북의대 부교수로 재직중이었죠?

이진용 이사: 의대생일 때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이비인후과 수업은 주 2회이고, 교수 4명이 수업을 나눠서 했기 때문에 마주칠 일은 많지 않았어요. 특히, 제가 실습을 할 때는 추 회장이 연수중이었습니다.

장영식 기자: 의협의 공공보건이사직에 대해 병원 동료나, 주위 의사들의 조언을 구했을 것 같은데, 어떤 조언을 받았나요?

이진용 이사: 동료 교수들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맡으면 잘할 것 같은데 (회원) 등살에 버텨내겠느냐며 걱정을 해줬습니다. 의견이 반반 갈려서 결국 직접 선택했죠. 젊은 혈기로 할 수 있는 것까진 해보자는 마음으로 최종 결정했죠.

장영식 기자: 말이 나온 김에 병원 동료의사들은 의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이진용 이사: 기초 교수는 의협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와, 임상 교수는 의협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로 나누어서 답해야 할 것 같네요. 기초 교수들은 의협에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예방의학은 기초이면서도 정책을 바꿔야 하니 의협에 관심이 있습니다. 특히, 연구조정실장은 해보고 싶은 자리가 됐죠.

장영식 기자: 임상교수는 의협을 어떻게 바라보나요?

이진용 이사: 의사니까 회비는 내야된다 정도인 것 같아요. 교수들은 애증이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할 의무만 하자 정도의 인식을 가지고 있죠. 최근 온건파 집행부가 의협을 이끌면서 크게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개원의 시각에서는 너무 온건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대학은 그렇다는 겁니다.

장영식 기자: 공공보건이사로서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이진용 이사: 공공병원과 보건소에 관한 사항, 보건통계, 보건의료인력 개발 등을 담당합니다. 다만, 아직 정형화되진 않았고, 구체적인 업무계획은 지금 세우고 있는 중입니다.

장영식 기자: 평소 의협에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진용 이사: 저는 의사 아이덴티티가 있습니다. 의사가 되려고 삼수를 했어요. 다른 건 몰라도 회비는 내는 스타일이었어요. 의협을 비난하려면 회비는 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장영식 기자: 지난 5월 31일 출입기자들과 상견례를 가졌습니다. 당시 모든 의료행위는 기본적으로 공공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이진용 이사: 의료행위는 일단 공익입니다. 건강을 회복해주는 것이죠. 좌든 우든 지향하는 바가 같습니다. 모든 국민이 건강한 나라, 아픈 사람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나라, 아프다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 이 세가지는 의사라면 모두 동의합니다. 다만, 이 길을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은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 민간병원이 없으면 환자들은 다 죽습니다. 메르스를 봐도 공공병원으로 해결이 안되는 걸 알 수 있죠. 민간이 공공을 서포트 해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장영식 기자: 3자 입장에서 객관적 데이터를 내고 해석해 보겠다는 말도 했었죠? 개원가에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의협 이사가 3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진용 이사: 3자라는 표현은 말실수를 한 겁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의협 집행부나 연구소와 소통하고 교류하겠다는 의도였는데 표현이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의협 상임이사니까 의협 편드는 연구를 한다는 말은 듣기 싫습니다. 또, 제가 그런 말을 듣는다면 의협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진 않을 겁니다.

장영식 기자: 상견례에서 최근 10년간 의료기관별 진료형태별 요양급여실적 자료를 소개했었는데, 어떤 자료인지 소개해 주세요.

이진용 이사: 의료관리학을 하는 사람들은 큰 시스템에 관심이 많아요. 상대적으로 1차의료에는 관심이 적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논문을 쓰다보니 1차의료를 놔두고는 전체 시스템이 바뀌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연구를 하게 됐죠.

장영식 기자: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 실적이 꾸준히 하락했죠?

이진용 이사: 그렇습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전체 외래 요양급여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71.0%에서 2016년 58.4%로 내려앉았고, 반대로 병원급 의료기관은 2005년 29.0%에서 2016년 41.6%로 증가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13% 가까이 내려앉았군요?

이진용 이사: 의료전달체계 핵심은 1차의료 내에서는 보건소와 동네의원 사이가 안좋은게 문제고, 수직적 시스템에서는 병원과 의원이 무한경쟁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특히, 문제는 링에서 싸움하는 선수중에 의원은 항상 있다는 겁니다. 단순 경증환자 중에 병원가는 사람이 몇 명일까? 누군가 확인해 달라고 제안해서 동료 의사들과 연구했죠. 

장영식 기자: 개원가에서는 보건소가 외래진료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진용 이사: 보건소가 취약계층을 많이 볼거라고 생각하고 통계를 돌려보니 의료급여환자를 얼마 안보더군요 의원이 4.7%인데 보건소도 5%를 살짝 넘기는 수준이었습니다. 차이가 1% 밖에 안나는 겁니다. 지난해 공공의학회에서 이 부분을 발표해서 논란이 됐었습니다. 당시 하고 싶은 말을 다했었죠. 보건소도 취약계층이 아니라 일반 의원과 같은 중산층 환자를 진료해요. 의협 집행부가 이런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합니다.

장영식 기자: 보건소의 문제점에 대해 말해주세요. 예방 업무를 강화하는 방안이 있을까요?

이진용 이사: 진료업무 없이 예방업무만 가능한가요? 코어가 없는데 사이드만 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보건소에서 혈압을 쟀는데 높게 나왔다고 의원으로 가라고 하면 환자가 납득할 수 있을까요?

장영식 기자: 그렇긴 하죠.

이진용 이사: 진료기능을 축소해야 한다는데는 동의합니다. 보지 말아야할 사람을 보는게 문제입니다. 지금은 지자체장이 100명 봐라, 200명 봐라 압력을 행사합니다. 이런 부분을 고쳐야 합니다. 남양주시가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구 50만명이 넘으면서 도농복합도시가 됐는데, 보건소와 지역의사회가 대화를 통해 보건소는 예방사업만 하고 진료는 안보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분명히 보건소의 진료기능이 지나치게 확대된 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건소의 진료기능을 당장 폐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점진적으로 축소해서 예방사업을 진행하는데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공공보건이사이니 묻겠습니다. 수 년전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았는데요, 공공병원의 수익성 논란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이진용 이사: 좌는 형평성, 우는 효율성을 강조하는데, 진주의료원은 두 개가 충돌한 판입니다. 언뜻 보면 진료의료원이 문을 닫았으니 효율성이 이긴 것 같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착한 적자가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자유한국당도 지방의료원을 폐업하거나 민간에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적어도 이 병원까지는 사회안전망으로 남겨두자고 합의했습니다. 정부는 신 DRG 사업에 참여하면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지방의료원과 국ㆍ공립 병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공공의료사업에 있어서 민간병원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

이진용 이사: 1차 의료의 두 기둥은 의원 3만곳과 보건소ㆍ지소 1,500곳입니다. 한쪽이 없으면 상대방이 곤란한 상황이죠. 의원입장에서 보건소가 사라지면 문제있는 환자를 다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아요. 공공의료에 관한 법률을 보면 공공의료 수행기관이란 개념을 만들어 놨어요. 민간병원이어도 하는 일이 공공이면 공공의료기관으로 인정해 줍니다.

장영식 기자: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의 연계 방안은요?

이진용 교수: 서울시에 시립병원이 13곳 있는데, 시립병원끼리도 교차진료를 못합니다. 서북병원이 결핵전문병원인데, 공무원병원이다보니 의사들이 가지 못할 정도로 급여가 낮아서 심장내과 교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라매병원에서 심장내과 교수가 한 달에 한번씩 가서 진료를 하죠. 반대로 보라매병원은 호스피스 환자를 서북병원에 보냅니다. 공공병원이나 보건소가 민간병원의 환자를 뺏으면 안됩니다. 보건소가 지역 환자를 발굴하고, 병원에 보내 수술을 받게 한 후, 치료는 의원에서 받는 싸이클이 돼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공공보건이사 임기 동안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이진용 교수: 공공의료와 민간의료가 공존하는 기틀을 만드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39개 지방의료원의 경영수지와 질평가수지를 분기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은 지방의료원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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