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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배달 아저씨가 웃고 간 의사회관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1.02.28 6:5
   
최근 OO구의사회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꽃배달 아저씨가 대형 화분을 끌다시피하며 의사회관으로 들어왔다.

축하 리본에는 XX구약사회가 적혀 있었다. 같은 지역 약사회가 의사회 정기총회를 축하하기 위해 보낸 화분이다.

“의사회 사무실이 이럴 줄은 몰랐다.” 시원한 물 한 잔을 부탁하며 꽃배달 아저씨가 던진 말이다.

화분 배송지가 의사회관이라고 하니 그럴싸한 건물을 예상한 모양이다.

“요즘은 약국에 가면 약값이 만원을 훌쩍 넘어 간다. 병원에서는 진료비로 삼천원만 내면 되는데 뭔가 바뀐 것 같다.”

꽃배달 아저씨는 낡은 의사회관이 멋쩍었던지 사무국 직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 의사회관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아파트 상가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이 상가는 현재 재건축을 기다리고 있다.

의사회 직원에 따르면 회장이 새로 선출 될때마다 의사회관 이전을 검토해 왔지만 번번히 흐지부지 됐다고 한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로 의사회관 이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타 지역 △△의사회의 경우 의사회관을 옮긴 후 예전 의사회관이 재건축 승인을 받는 바람에 막대한 이익을 챙길 기회를 놓쳤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OO구의사회가 마냥 재건축을 기다릴 수 만은 없다. OO구의사회관은 오래되고 낡은데다가 좁기까지 해 회무를 수행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꽃배달 아저씨의 OO구의사회 방문 에피소드는 현재 의료계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꽃배달 아저씨가 낡은 의사회관을 보고 놀라는 장면과 진료비보다 비싼 약값에 대해 진료비와 뒤바뀐 거 아니냐고 발언하는 장면은 의사들이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또, 언제가 될 지 모를 재건축 이익을 위해 회무를 수행하는데 방해가 되는 낡고 좁은 회관에서 발을 빼지 못하는 의사회 모습도 흥미롭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바껴 온 의료제도가 의사들에게서 여유를 앗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멋지고 화려한 의사회관을 얻으라는 게 아니다. 아직까지 의사들이라면 보통 사람과는 다른 수준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들이 의사를 바라보는 인식과 의사들이 실제로 느끼는 인식 사이의 괴리를 바로잡지 못하면 의료계를 옥죄는 정부 정책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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