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전공의 인력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호스피탈리스트(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신분 보장 ▲역할 ▲근무환경이 관건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임상암학회(이사장 임영혁ㆍ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가 지난 19일 롯데호텔서울에서 개최한 ‘제15차 정기 심포지엄 및 총회’에서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정착 및 발전방향’에 대한 발제를 진행했다.

허 교수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안정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미국의 예시를 들며, 우리나라 병원들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신분 보장과 관련, 미국의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호스피탈리스트는 ‘교수’라는 신분이 보장되지만, 우리나라는 계약직의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특히 미국의 내과 관련 의대생 진로는 ▲일반내과의 ▲호스피탈리스트 ▲내과전문의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내과전문의에만 치우쳐 있다면서, 내과학회 차원에서 목표 정립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메이저 병원의 경우 내과 분과처럼 ‘호스피탈 메디신’이 따로 분과화 돼 행정적으로 독립적 유닛을 만들어주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내과 차원에서 움직여 행정적 독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어 호스피탈리스트의 역할에 대해 미국은 ▲진료(입원환자) ▲교육(학생, 전공의) ▲연구(헬스서비스, 환자안전) 차원에서 호스피탈리스트와 전문의의 역할을 분류했는데, 우리나라는 진료(입원환자전담)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근무조건 역시 미국 대학병원의 연봉은 대학병원의 경우 15만 2,000불~18만 7,000불, 비대학병원은 25만 2,000불에 달하는데, 우리나라는 전임의 급여와 당직수당을 합한게 전부라는 지적이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호스피탈리스트들의 요구사항도 같았다.

허 교수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호스피탈리스트들은 재계약과 호봉 등 신분 보장을 받고, 응급 내과환자 통합적 관리, 전공의 또는 학생의 의학 교육 등으로 고유영역이 확립되기를 원했다.

또, 청구 오더 입력이나 검사 준비 등의 행정적 일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행정업무 지원과 계속 변하는 각 분과의 진료지침에 대한 지속적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외에도 병가, 출산휴가, 복직 보장 등의 복지가 갖춰지면 여의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진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내과계 급성병상의 호스피탈리스트 운영사례’ 발표에 나선 김낙현 분당서울대병원 종합내과 조교수는 “내과전문의 채용과 AMU 시스템의 도입 전ㆍ후에 응급실 내과환자 진료 프로세스에 대한 자체평가에서 제도 도입 후 개선된 결과를 확인했고, 내과 전체 입원환자 평균 재원일수도 감소했다.”라고 평가했다.

또, 내과학회 주관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을 통해 진료의 질적 개선과 환자, 동료 의료진의 만족도가 높음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과는 지난 2015년 3월 2명의 내과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를 진료교수 직위로 새로 채용하고, 이들을 내과전공의 1인과 함께 응급실에 배치한 바 있다. 같은 해 8월에 내과전문의 1인을 추가로 선발하고 20병상의 급성기 내과병상(acute medical unit, AMU)을 새로 개설했으며, 11월에 내과전문의 1인을 더 충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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