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야마 케이 교수, 김삼수 명예회장, 김일중 회장, 김철민 이사장(좌로부터)
아사야마 케이 교수, 김삼수 명예회장, 김일중 회장, 김철민 이사장(좌로부터)

국내 고혈압 전문가들이 전자혈압계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임상고혈압학회(회장 김일중)는 지난 30일 그랜드서울힐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나마타 협약 발효에 맞춰 수은혈압계를 전자혈압계로 교체하고, 동료 의사와 국민에게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미나마타 협약은 수은 및 수은화합물의 인위적 배출 및 방출로부터 인간겅강과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13년 10월 10일 일본 구마모토에서 열린 유엔회의에서 채택됐다.

이 협약은 수은중독에 의해 발생하는 미나마타병과 같은 질병을 막기 위해 수은이 첨가된 전지, 소형형광램프, 고압수은등, 살충제, 비전자 계측기기(혈압계, 기압계, 습도계, 압력계, 체온계) 등 9종류의 수은 첨가 제품의 제조ㆍ판매ㆍ수입을 2020년부터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협약은 128개 서명국가 중 50개국이 비준하면 90일 이후 발효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38개국이 비준했다.

김일중 회장은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국제 협약에 따라 2020년부터 수은혈압계를 사용하지 못한다.”라며, “지금은 수은혈압계를 전자혈압계로 전환하는 시점으로, 이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은 망가지지 않는 한 사용하도록 했지만 2020년부터 생산자체를 제한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 대체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수은혈압계를 전자혈압계로 바꾼다고 해서 정확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라며, “환경부에서 연세대에 용역을 줘서 연구하고 있다. 우리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삼수 명예회장은 “수은혈압계를 100여년 이상 신뢰해 왔지만 이제는 수은중독 때문에 버려야 할 때다. 전자혈압계가 대안이다.”라며, “측정 성능이 거의 같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전자혈압계는 수은 중독을 일으키지 않고 영원히 사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류왕성 원장(권기익내과)은 “수은 중독과 지구 온난화 문제가 심각하다. 국가적인 방향은 수은을 없애는 쪽으로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류 원장은 “의사들이 수은혈압계를 가지고 청진해야 환자들이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환자들이 수은혈압계를 선호한다.”라며, “정부가 적극 홍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자혈압계는 공인 여부를 확인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철민 이사장은 “우리나라 자동혈압계 사용자 212명을 조사해 봤더니 60% 이상이 비공인 혈압계를 쓰고 있었다.”라며, “비공인 자동혈압계는 정확도에 있어서 19%가 오류가 났다. 가능하면 공인 혈압계를 써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혈압은 숫자를 가지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정확한 혈압계를 쓰는게 중요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의사들에게도 전자혈압계 사용을 권했다.

그는 “우리나라 의사들은 수은혈압계를 오래 사용해서 전자혈압계를 못미더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미 미국은 수은혈압계를 사용하지 않고, 진동식 자동혈압계를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자리를 함께 한 아사야마 케이 교수(일본 데이쿄 대학)는 “미나마타는 수은중독으로 문제가 된 지역이어서 협약의 상징성이 있었다.”라며, “일본은 초기 수은중독에 의한 문제가 심각했는데 교육을 통해 잘 정착됐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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