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진료심사평가위원장에 임명된 이규덕 위원장은 17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두루 수행해 소위 ‘심평원 통’으로 불린다.

이 위원장은 최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심사위원회 운영과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지난 17년간 심평원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느낀 점을 상세히 전했다.

그런데, 이날 이 위원장이 강조한 부분은 심사기준 등과 관련된 의료계와의 갈등 해소 방안도, 최근 불거진 전ㆍ현직 심사위원의 의약품 심사비리 연루 사건에 대한 개선안도 아니었다.

이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먼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안으로 심평원 심사부서 및 평가부서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언급했다.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볼 때 직원들이 업무에 자부심을 갖도록 사기를 올려주는 것이 일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신임 심사위원장의 심사직원 걱정은 최근 들어 심평원 출신 상근위원(건강보험전문가)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현재 진료심사평가위원회는 총 65명의 상근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4명이 ‘건강보험전문가’로 운영되고 있다. 건강보험전문가 분야 상근위원은 전원 심평원 출신 인사다.

심평원은 임상과 건강보험제도 간의 균형성을 담보하기 위해 건강보험전문가를 상근심사위원으로 임용하고 있다.

건강보험전문가 분야 상근위원은 건강보험 및 행정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위원회 의사결정의 실행력을 담보하고, 관련 기관이나 부서와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한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심평원 출신 상근위원의 다양한 역할 가운데 중요한 것은 결국 실무부서와의 가교 역할이다. 외부 임상전문가가 대다수인 심사위원회에 힘과 권위가 실리기 위해서는 심평원이라는 조직과 소통이 잘 돼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임명된 한 건강보험전문가 분야 상근위원은 심사위원회의 역할과 권위를 강화하기 위한 고리 역할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최근 심평원 내외부에서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그 이유가 상근위원들의 고압적인 자세 때문인지, 심평원 직원들의 텃세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심사위원회와 심평원 실무부서와의 소통에 개선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역대 진료심사평가위원장 중 누구보다 심평원을 잘 아는 위원장의 마음이 심평원 일선 부서에도 전해져 심사위원회와 심평원 부서 간 소통이 개선돼 심사평가 업무가 보다 원활하게 추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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