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시장은 수명 연장, 삶의 질 향상 등으로 인한 의료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속적인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조 달러(약 1,200조원)로 추산되는 세계 의약품 시장은 오는 2020년 최대 1조 4,300만 달러(약 1,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제약산업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요인 중 하나로 바이오의약품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외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현황을 살펴봤다.

▽바이오의약품 상승세 지속
제약산업 분석업체인 ‘EvaluatePharma’가 최근 공개한 2022년 글로벌 제약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2년 바이오의약품의 매출액은 3,370억 달러로 처방약과 일반약을 포함한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29%의 매출 비중을 보일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의 매출 비중은 2008년 17%에서 2010년 18%, 2013년 22%, 2015년 24% 등으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반면, 화학 합성의약품과 기타 미분류 제조기술 의약품의 매출 비중은 2008년 83%에서 2010년 82%, 2013년 78%, 2015년 76%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2016년~2022년 전망 자료를 통해, 바이오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오는 2022년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매출은 2008년 1,170억 달러에서 2013년 1,650억 달러, 2015년 1,84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오는 2022년에는 3,370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합성의약품의 경우, 2008년 4,230억 달러, 2013년 4,310억 달러, 2015년 4,330억 달러 등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했으며, 오는 2022년에는 5,820억 달러의 매출이 전망됐다.

▽왜 바이오의약품인가?
바이오의약품(biomedicine)은 유전자재조합기술과 세포배양기술 등 새로운 생물공학 방식을 이용해 사람 혹은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단백질과 호르몬을 원료 및 재료로 만든 의약품으로, 생체의약품이라고도 한다.

바이오의약품의 종류에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단백질의약품), 항체의약품, 백신, 세포 치료제 및 유전자 치료제 등이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화학 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특정 질환에 대한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의약품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여기에, 주요 대형품목의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공세와 혁신신약의 부재로 인한 매출성장세 둔화, 제약사들의 R&D 생산성 위기, 정부 주도의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 등의 요인으로 인해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위기 해결의 일환으로 바이오부문의 역량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합성의약품만으로는 더 이상 대형품목의 제너릭 공세 및 표적치료와 희귀질환에 대한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부문을 지목하며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오의약품 산업과 관련된 긍정적인 전망은 현재 바이오부문 R&D 역량 및 향후 성장성 등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유전자재조합 바이오의약품의 포트폴리오가 부족했으나 현재는 단일클론항체, 성장인자, 대체효소, 응고인자, 백신, 면역계 활성화제 등 다양한 유전자재조합 단백질이 출시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vs. 화학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은 ▲생산방법 ▲투여형태 ▲분자크기 ▲약가 및 제조비용 ▲진입장벽 등의 부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배양 기술이 필요한 반면, 합성의약품은 화학적 합성을 통해 생산한다. 경구투여가 가능한 합성의약품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주사를 통한 비경구투여만 가능하다.

분자 크기도 차이가 있다 합성의약품은 보통 저분자의 단순한 구조를 갖는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고분자의 복잡한 구조를 갖는다. 

약가와 제조비용, 진입장벽 모두 합성의약품보다 바이오의약품이 월등히 높다. 바이오의약품은 제조 시 필요한 비용이 높지만 판매할 때 가격도 높고, 후발업체의 진입장벽도 높아 일단 시장을 점유하고 나면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바이오의약품에는 항체의약품, 백신, 천연물의약품,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인공장기, 혈액제제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된다.

바이오의약품은 박테리아, 효모 등에서 유래한 인슐린, 성장호르몬, 백신과 같은 1세대 바이오의약품에서 동물세포에서 유래한 항체, 단백질과 같은 2세대 바이오의약품을 거쳐 줄기세포, 세포치료제 등 맞춤형 의약품인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매출 1위 처방의약품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를 비롯해 지난해 매출 상위 10개 제품 중 8개 제품(휴미라ㆍ엔브렐ㆍ레미케이드ㆍ리툭산ㆍ아바스틴ㆍ허셉틴ㆍ프리베나13ㆍ란투스)이 바이오의약품이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 현황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7 한국제약산업 길라잡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바이오시밀러가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을 비롯해 국산 백신 등의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6년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 실적은 14억 4,000만 달러로, 전년도 9억 3,000만 달러 대비 50% 이상 늘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의 국제적 경쟁력을 살펴보면, 파미셀의 ‘하티셀그램-AMI’가 2011년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치료제로 허가받은 것을 비롯해, 세계의 상용화된 줄기세포치료제 7개 제품 중 4개(하티셀그램-AMI, 카티스템, 큐피스템, 뉴로나타알주)가 국내 제품이다.

또한, SK케미칼의 혈우병 치료제 ‘NBP601(제품명: 앱스틸라)’은 국내에서 개발된 바이오신약으로는 최초로 2016년 미국 FDA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2013년 출시 이후 4년 만에 누적 수출 1조원을 달성하는 등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도 급증하고 있다. 셀트리온, 동아쏘시오홀딩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연이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둥지를 틀어 연 33만 리터를 생산하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18년에는 51만 리터로 증설해 세계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핵심기지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를 비롯해 생명공학 인프라와 뛰어난 임상시험 능력, 최고 수준의 IT 기반 기술을 갖춘 바이오의약품 강국이다. 국내 바이오 분야 기술 수준은 미국, EU, 일본에 이어 세계 4위권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미국 컨설팅업체 푸가치 컨실리엄이 바이오 제약부문에 대한 각국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은 신흥 18개국 중 싱가포르에 이어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ㆍ유관단체 바이오제약산업 육성 노력은?
정부는 2013년 시행된 제약산업 육성ㆍ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및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 ‘1차 제약산업 육성ㆍ지원 5개년 종합계획’에 따라 전략적인 R&D 투자 확대,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실행방안을 매해 수립,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개발 글로벌 신약의 약가를 우대해주고, 약가인하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약가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오는 2018년 시작되는 ‘제2차 제약산업 육성ㆍ지원 5개년 종합계획’에는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산ㆍ학ㆍ연 간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지원책이 포함될 전망이다.

단, 우리나라는 제약ㆍ바이오산업에서 우수한 신약개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의 협업 부재로 인해 동력이 분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에 내는 논문 숫자는 늘었지만 실물경제 기여도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고급 인력 상당수가 대학에 있으나 현학적 연구에 치중하고 의대에 밀집한 이공계 고급인력 중 의과학을 추구하는 졸업생이 극히 드물다는 지적과, 정부 R&D 자금 지원 프로젝트에 신청하는 대학교수들이 정부 지원금을 받아내기 위해 실용화하기 힘든 비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 제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한편,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15일 협회 명칭을 한국바이오제약협회로 변경했다.

협회는 명칭 변경을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바이오산업과 협력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은 지난 16일 ‘제약ㆍ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제안’을 통해, 대선 공약에 대통령 직속 제약ㆍ바이오 혁신위원회 설치를 포함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원 회장은 “제약ㆍ바이오산업 육성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민ㆍ관 협의기구 성격의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해 줄 것을 제안한다.”라면서, “위원회는 정부의 R&D 지원, 허가ㆍ규제, 보험약가제도 등 다양한 정책들과 정부와의 협력방안을 비롯한 국내외 이슈에 대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산업분야 대표단체인 한국바이오협회의 경우, 신생 바이오기업을 만들기 위해 정부, 바이오기업, 제약사 등과 함께 ‘Start-up 1,000 Fund’를 만들고 있다.

바이오협회는 2~3년 이내에 매출 1,000억원 이상의 10개에서 20개의 스타 벤처와 젊은 신생 벤처기업 1,000개가 함께 국내 바이오산업의 혁명을 이끌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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