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서 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한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소재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2년차 전공의 2명은 최근 K 교수의 폭행과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당직 근무를 하다가 무단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병원은 전공의들에 대한 신체 폭행 뿐 아니라 언어 폭행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K 교수는 손으로 툭 친 적은 있지만 폭행한 적은 없다고 부인하며, 사이가 좋지 않은 다른 교수가 자신을 모함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BS는 지난 21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일주일간 쉬쉬하던 병원 측은 취재를 시작하자 뒤늦게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양대병원 관계자는 교수의 전공의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방송 보도 전 사건을 인지하고 내부 대응을 진행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수가 전공의들을 폭행해 무단이탈이 있었던 것은 맞다.”라며, “병원 내부에서 일찌감치 사건을 파악하고 대처 중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의료원 징계위원회에서 논의를 마친 후 대학 징계위원회에 넘긴 상태로, 대학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전공의들은 이미 복귀해서 정상 근무중이다. 일단 일단락됐다.”면서,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대전협이 진행중인 전공의 인권캠페인
대전협이 진행중인 전공의 인권캠페인

전공의단체는 사건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동훈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는 못했고,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라며, “향후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공의 폭행은 수련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이지만, 교육과정의 하나로 묵인되다가 최근 들어서야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대전협이 지난 2014년 시행한 ‘전공의 근무환경 및 건강실태조사’에 의하면, 수련과정 중 언어폭력을 당한 경우가 65.8%, 신체적 폭행을 당한 경우가 22%로 집계됐다.

특히 같은 해 계명대 동산의료원 신경외과 전공의들이 의국 내 폭행, 의무기록조작 강요 등을 문제 삼으며 ▲의국의 근본적인 체질 개혁 ▲교수들의 의식 변화 ▲전공의 수련 및 교육 환경 개선 등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에는 서울 K 의과대학 교수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공의를 폭행했다가 정직 처분을 받았고, 2012년에는 E 대학병원 교수가 환자들이 보는 앞에서 전공의를 폭행해 사직한 사건이 있었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