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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뺀다고 해도 종별분리 반대합니다”[생생인터뷰]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민성기 회장
장영식 기자 | 승인2017.03.17 6:12

지난 2월 재활의학과학회와 재활의학과의사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안된 재활병원 종별분리를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학회와 의사회는 장기적으로 재활병원 등 의료기관의 설립도 필요하지만, 이보다 먼저 재활의료체계의 문제점 분석과, 재활의료인과 장애인 간의 충분한 합의와 정부의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성기 재활의학과의사회장을 만나 국내 재활치료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해법에 대해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회장님?

민성기 회장: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언제부터 의사회 활동을 시작했나요?

민성기 회장: 1999년 4월 2일 개원하고 재활의학과개원의협의회에 나갔더니 30여명이 모여서 차기회장과 임원을 뽑는데 난항을 겪고 있었어요. 젊은 혈기에 총무이사를 하겠다고 자원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죠.

장영식 기자: 일찍부터 의사회에 몸을 담으셨네요.

민성기 회장: 그렇게 됐네요. 총무이사를 17년 했고, 수석부회장을 거쳐서 지난해 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해 11월 11대 회장이 됐는데 추대형식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재활의학과의사회는 회장을 어떻게 선출하나요?

민성기 회장: 총회에서 투표를 해서 최다 득표자를 선출합니다.

장영식 기자: 복수 후보가 출마한 적이 있나요?

민성기 회장: 복수 후보가 나와 경쟁한 적은 없습니다. 투표가 원칙이지만 계속 추대를 해왔죠. 물론 추대 전에 집행부가 미리 논의합니다.

장영식 기자: 올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의사회를 이끌어갈 생각인가요?

민성기 회장: 최근 봉직의를 정회원으로 받아들였어요. 봉직회원에 대한 홍보와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최우선 회무 목표입니다. 얼마 전 재활전문병원 관련 이슈가 너무 확대돼 에너지를 대부분 쏟았는데, 지금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영식 기자: 2015년 11월 정총에서 병원 봉직의사를 정회원으로 받아들이는 회칙을 개정했는데요, 현재 개원의와 봉직의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민성기 회장: 개원의 350여명, 봉직의 850여명 정도입니다. 대학에 있는 600여명은 학회에서 주로 활동합니다.

장영식 기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재활치료는 왜 중요한가요?

민성기 회장: 급성기 병원에서 위급한 상황을 안정화시킨 후에 가정이나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중간단계가 필요해요. 뼈가 골절됐는데 붙었다고 바로 뛸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훈련하고 적응하는 중간과정이 필요한데 이것을 아급성기 재활과정, 즉 재활치료라고 합니다.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 회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죠.

장영식 기자: 재활의학과 의사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부르죠?

민성기 회장: 의사 외에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간호사, 언어치료사, 심리치료사, 보장구 기사 등 다양한 보건의료 직군이 참여해서 환자의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합니다. 이를 다학제적 접근이라고 하는데, 주로 재활의학과 의사가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오케스트라 지휘자라고 불립니다.

장영식 기자: 요즘 재활난민이라는 용어가 화제입니다. 이 용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민성기 회장: 아급성기 병원에서 발생하는 병원 이동 상황을 표현하는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시리아 난민 이후에 유럽난민 상황을 차용해서 쓰는 것 같은데, 재활난민보다는 재활유민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재활유민이요?

민성기 회장: 3개월부터 입원료가 삭감되니까 병원을 옮겨야 한다고 해서 재활난민이라고 하는데요, 사실은 병원에서 3개월이 됐다고 꼭 퇴원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병원에서 치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입원료 삭감에 의한 손해를 감수하기도 합니다. 갈 병원이 없다기 보다는 3개월이 되면 병원을 옮길지를 환자와 병원이 함께 고민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유민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벌써 재활난민이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요?

민성기 회장: 오히려 재활난민이라고 표현해야 할 대상군은 최근에 증가하고 있는 퇴행성 질환으로 인해 고관절 수술과 슬관절 수술을 받은 후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군입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치료를 보장할 만한 수가가 없어서 치료가 힘들어요. 그런 분들은 실제로 난민이죠.

장영식 기자: 그분들에겐 어떤 치료를 해야 하죠?

민성기 회장: 현재 하루 30분 치료를 하는데, 그것도 1대1 치료가 아니라, 복합운동치료를 합니다. 그걸로 너무 부족해요. 하지만 그 이상 치료 방법은 보험수가 안에선 없습니다. 실제로 병원에서 그 환자를 받을 수가 없어요.

장영식 기자: 이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나요?

민성기 회장: 심평원과의 미팅에서 제기한 적이 있어요. 수술 후 단기적 재활치료만 잘 받으면 기능이 호전될 분들인데, 보험항목에서 치료항목이 없다고 지적했죠.

장영식 기자: 퇴행성질환으로 인해 고관절 수술과 슬관절 수술 후 적절한 치료수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는 말이죠? 당시 심평원 관계자의 반응은 어땠나요?

민성기 회장: 그냥 웃더라고요.

장영식 기자: 왜 웃었을까요?

민성기 회장: 글쎄요. 관심이 없는 분야였을 수도 있고, 현실적으로 수가 신설이 어려워서 일수도 있죠.

장영식 기자: 퇴행성질환으로 수술을 받았을 때는 치료기간이 얼마나 필요한가요?

민성기 회장: 1개월 내 재활치료만 잘 받으면 대부분 효율적으로 사회복귀가 가능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갈수 있어요. 하지만 대학병원에선 짧게는 수술 후 3~4일 만에 퇴원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중증도 관리때문에 입원기간을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럴 경우 혈종이 남아 있고 실밥도 남아있을 수 있어요. 수가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는 상황에서 환자가 갈 곳을 찾기가 어려워요.

장영식 기자: 한 달 이상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민성기 회장: 현재 수술병원에서 수술일부터 다음 병원까지 3주를 봅니다. 제가 보기엔 수술병원에서 1~2주 수술적 관리를 끝내고, 다음 병원에서 재활기간으로 1개월 정도 허용해주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 지금은 수술 기간 포함해서 3주로 짧은데다가 수가가 없어요. 오히려 이런 분들이 재활난민이라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없는 거죠?

민성기 회장: 수가가 없으니 받아줄 병원이 없어요. 관절수술하고 피가 차있는 분들도 있어요. 흡수도 되지 않고, 굳어 있는 거죠. 수술 후 관리가 필요한데 수가적인 부분에서 뒷받침이 안되니까 관리가 안됩니다.

장영식 기자: 재활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는 거죠? 수가만 있으면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민성기 회장: 그렇습니다. 수가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현재 당국은 일본에서의 회복기병원 모델을 가져와서 우리나라 안에서 한국적 시스템으로 안착시킬려고 하고 있어요. 문제는 일본에서는 굉장히 세밀한 로드맵이 있어요. 환자가 급성기 병원에 입원하면 생명을 구한 다음에 아급성기 회복기 병원으로 넘깁니다. 거기서 일정기간 아급성기 재활치료를 한다음 환자의 중증도나 회복가능 여부에 따라 전원 여부를 결정해요. 중증인 경우 요양병원으로 가고, 통원과정을 통해서 사회복귀가 가능한 경우 일정기간 통원재활치료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일본은 통원재활치료에 수가가 적용되나요?

민성기 회장: 보호자 부담을 줄여주고 치료 누락을 방지하기 위해 이동 서비스와 도우미 서비스를 장기요양보험에서 지원합니다.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이 공존하는 형태로 통원재활치료를 통해서 사회복귀 여부를 시험하는 거죠.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민성기 회장: 그 과정을 통해서 환자상태가 안정화되면 방문재활 형태로 바꿉니다. 다시 말해서 일본은 아급성기 재활병원에서 회복가능 여부에 따라 분류하는 체계가 존재하고, 재활치료와 사회복귀 전달체계를 통합적으로 관리합니다.

장영식 기자: 단순히 일본 제도를 가져 온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겠네요.

민성기 회장: 아급성기 회복병원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어떻게 환자를 사회로 복귀시킬 것인가에 대한 시스템을 만드는 겁니다. 이는 의료와 복지와의 공조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2월 13일 의협회관에서 재활병원 종별분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재활병원 종별분리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민성기 회장: 재활전문의들의 의견은 준비 안 된 종별분리는 반대한다는 겁니다. 준비 안됐다는 표현에 한의사 개설권도 포함됐다고 보면 됩니다. 급성기 이후 환자가 넘어올 때 재활병원에는 중증환자도 넘어옵니다. 고도 척추 손상환자나, 다양한 합병증과 병발증을 가진 환자가 넘어와요. 재활병원은 기존 요양병원이 아니라, 병원형태로 종별을 신설한다는 개념으로 검토된 제도입니다. 만성기를 주관하는 요양병원 개설자격을 갖고 있는 한의사가 아급성기 시기에 있는 병원개설자의 권리를 침해받는다는 것은 법리의 오해가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재활병원 종별분리는 필요한데 한의사의 재활병원 개설권 때문에 반대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의사에게 개설권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종별분리에 찬성하나요?

민성기 회장: 한의사 개설권도 종별분리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한의사의 개설권을 제한한다고 해도 재활병원 종별분리에 반대합니다. 종별분리에 앞서 재활의료전달체계, 환자분류체계, 수가기준, 인증기준 부터 충분히 논의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복지부와 논의중으로 알고 있는데요?

민성기 회장: 재활의학회는 수 년 전 복지부에 회복기 재활병원에 대한 시범사업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협의중이었는데 갑자기 종별신설이라는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이런 계획들이 오히려 혼란에 빠진 상황입니다.

장영식 기자: 일본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죠?

민성기 회장: 일본은 병동 개념으로 가고 있습니다. 재활병동에 대한 엄격한 시설기준과 치료기준을 만들어 그안에서 치료 기회를 제공합니다.

장영식 기자: 종별 분류를 반드시 할 필요는 없겠네요?

민성기 회장: 종별 분류를 하면 병원도 어려워지는 면이 있어요. 정부가 빡빡하게 관리할 테니까요. 일본의 경우 100병상 병원은 재활전문의 1인당 30병상, 200병상 병원은 재활전문의 1인당 40병상 내에서 충분한 수가를 줍니다. 일반 수가의 약 3배 정도를 주는데, 일정기간 치료 후 일반병상으로 가면 재활치료를 줄이면서 수가도 인하합니다.

장영식 기자: 재활병원을 분리할 수도 있고, 기존 병원에서 재활병동을 운영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군요.

민성기 회장: 우리나라는 재활의료전달체계가 없는 상태여서 환자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집으로 갈 수도 있어요. 정부와 의사들이 한국형 모델을 찾아야 합니다. 종별 분리를 할지, 인증제를 할지, 병동을 기준으로 할 지 시범사업이 필요합니다.

장영식 기자: 다른 이야기를 해볼게요. 소아재활전문병원이 없어서 소아재활치료를 불법치료센터에서 한다고 들었습니다. 의사회 내부에서 소아재활치료 해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나요?

민성기 회장: 개인적으로 병원급을 지어서 입원형태로 소아재활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소아재활치료는 초기 외에는 수 년간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긴 기간을 필요로 합니다. 입원치료는 가정과의 분리, 나아가 가정해체 문제도 생깁니다. 소아재활은 더 많은 인력이 1대1로 붙어야 하고, 치료 누락률도 높습니다. 현재 소아재활치료를 하는 병원은 적자상태로 유지되고 있는데 적자 부분만 지원되면 소아재활치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역병원이 지역 내 소아재활아동을 파악한 후 장애인 주치의 개념으로 재활치료를 제공하고, 바우처를 활용해 다양한 치료적 접근을 하면 더 활성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소아전문병원보다 지역에서 소아재활치료를 하는 병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말이죠?

민성기 회장: 지금 설립돼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이 한 곳 있습니다. 그동안 엄청난 재원을 투입했어요. 건립비 대부분을 기부 형태로 지원했고요. 하지만 연 수십억원의 적자가 나서 계속 비용을 보전받아야 합니다. 계속 지속할 수가 없어요.

장영식 기자: 재활 분야에서 신설할 수가 항목이 있나요? 평소 생각해 둔 수가 항목이 있다면 제시해 주세요.

민성기 회장: 다학제팀회의료를 제안하고 싶어요. 재활치료는 의사, 물리치료사, 심리치료사, 사회복지사, 언어치료사 등 다양한 의료직군이 모여서 다학제 팀접근을 하는데 이에 대해 일차적으로 수가가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산재보험에는 이미 있어요. 재활치료팀회의에서 치료 종합계획을 세우고, 제활치료팀회의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첫회만 2만 4,320원이고, 2회차부터는 1만 6,210원입니다. 전문가 4명 이상이 참여해야 하는데 2만원 돈을 줍니다. 4명이 모여서 종합적인 치료계획을 수립하려면 최소 30분 이상 회의를 해야합니다. 수가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장영식 기자: 건강보험에는 현재 없는 거죠?

민성기 회장: 건보에는 그런 수가 조차 없어요. 그런데 산재보험도 수가가 낮아서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건강보험에 현실적인 다학제팀회의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신설해야할 수가를 좀 더 제안하신다면요?

민성기 회장: 보호자 상담수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입원료에는 의사와 간호사 비용이 포함돼 있어요. 별도수가가 없습니다. 재활치료에서 보호자 상담은 매우 농도 깊은 치료이고 중요합니다. 수가적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재활의학과의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민성기 회장: 지난 10여년 이상 발전해 왔던 재활의학계가 큰 패러다임의 전환 시기에 놓여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활의학이라는 것은 단순히 진료적인 측면만 있는 게 아니고 제도적인 수립이 역할을 증대시키거나 보장하는데 중요한 부분입니다. 각 재활전문의 의사들이 국내에 적합한 재활치료의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말씀 감사합니다.

민성기 회장: 감사합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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