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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데바 실습과 인증샷[칼럼]경기도의사회 법률대응팀 김동희 변호사
헬스포커스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7.02.21 6:4
김동희 변호사

며칠 전 한 의사가 올린 SNS사진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카데바 실습 후 몇몇 의사들이 해부용시신의 족부가 고스란히 보이는 기념사진을 촬영했고, 그들 중 한 명이 그 사진을 개인SNS에 올린 것이다.

2010년에도 보건대학생들이 카데바 시신의 장기로 장난치는 사진을 SNS에 올려 의료인으로서의 자질을 심각하게 의심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당시 의사들은 ‘보건대’의 문제일 뿐이라며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2017년에도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도 학생이 아닌 의사가 말이다.

최근 한 간호학과 여대생은 자신이 카데바 실습 중인 사진을 #카데바#실습 중#멋쟁이 라는 태그를 달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끊이지 않는 인증샷 때문에 의료계 전반의 윤리의식 결여가 의심받는 상황이다.

시신기증 당사자는 기증으로 얻을 이익이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의학발전과 해부학교육에의 기여라는 숭고한 이유로 기증을 결정했기에 사회의 존중과 예우를 받아야 마땅하다. 시체해부법에서도 그 취지를 담아 시체 및 유족에 대해 예우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해부학교육의 당사자인 의료인이 그 규칙과 약속을 저버렸다. 예우는커녕 기증된 시신은 SNS에 올릴 사진피사체로 전락해버렸다.

특히 간호학과 여대생이 올린 사진의 태그에는 #멋쟁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황당할 따름이다.

시신 기증할 때 ‘사진촬영시 유족이 위자료 청구’ 같은 단서라도 달아야 되나.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개원의가 올린 카데바 족부 사진이 문제된 지난 2월 7일 이후 이틀간 장기기증 서약 취소 신청이 이례적으로 30건을 돌파했다고 한다. 사회적 실망이 컸다는 이야기다.

필자와 같은 사법연수원 출신의 법조인들은 검찰시보 교육 중 한 번씩은 부검에 참여한다. 향후 맡게 될 형사사건에서 생명의 엄중함을 숙지하라는 목적으로 만든 교육과정이다.

만약 필자가 부검 과정을 배경으로 한 채 사진을 찍었다면(상상조차 해본 적 없지만), #부검 참여 중인 멋쟁이라는 태그를 달아 SNS 계정에 올렸다면, 그리고 그 사진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면, 아마 필자는 사법연수원에서 강력한 징계를 받고 변호사협회에서 회원등록도 거부당했을 것이다.(변호사는 협회등록을 거부당하면 변호사가 될 수 없다)

사진을 촬영한 의사들은 시체해부법 제21조에 의한 과태료 부과대상이 된다. 과태료 50만 원이라는 징계 수위가 너무 약하다며 법 개정을 통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이 사건은 법보다도 도덕의 문제가 아닐까. 어떤 문제가 터질 때마다 강력한 처벌규정으로 해결하자는 태도는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 사건은 의료인이라는 한 사회 집단이 윤리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의협에서도 과태료처분과 별개로 이 문제를 징계위에 회부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추후 윤리교육을 위한 많은 고민을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아무런 이득이 없음에도 숭고한 대의를 위해 자신의 시신을 기증한 시신 기증자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SNS에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라지만, 인증할 것과 아닌 것은 명확하지 않은가. 한 사람의 잘못은 전체 집단에 대한 사회의 비난을 면치 못하게 만든다.

필자 또한 웬 변호사가 사고를 쳤다더라, 하면 무거운 마음부터 든다. 필자를 포함한 변호사 직군 전체가 마치 같은 잘못을 한 것 같아 송구스럽다.

의협 또한 같은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 무고한 대부분의 의료인까지 비난받게 한다는 점에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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