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의료기관의 초기 진찰료는 10년 전과 비교했을때 얼마나 올랐을까?

14일 헬스포커스뉴스가 대한의사협회와 통계청 자료를 참고해 최근 10년간 의원의 초기 진찰료(초진료)와 물가지수의 변화폭을 비교해본 결과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이 기간 물가는 37.63% 증가한 데 비해 의원의 초진료는 2.33% 증가하는데 그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초진료의 경우 2000년 1만 2,000원에서 2010년 1만 2,280원으로 변화폭은 280원 증가했다. 초진료는 10년간 제자리 걸음을 한 셈이다.

반면 물가의 경우 2000년 물가지수를 100으로 놓았을 때 2010년 현재 137.64를 기록했다.

이 기간 물가 상승폭은 진찰료 인상률 보다 16배 가량 많았다.

▲연도별 의원급 의료기관의 초진료 인상률과 물가상승률
▲연도별 의원급 의료기관의 초진료 인상률과 물가상승률

초진료의 제자리 걸음은 2000년 의약분업 실시 이후 건강보험 재정 고갈을 우려한 정부가 진찰료를 수차례 인하했기 때문이다.

의원급 초진료는 의약분업 실시해인 2000년 1만 2,000원이었으나 2001년 1만 1,500원으로 인하됐고, 2002년 1만 1,170원으로 인하됐다.

정부는 한술 더떠 2003년에는 진찰료를 두차례 인하했다. 2003년 1월 1만 500원으로 인하하더니, 3월 다시 9,950원으로 초진료를 인하한 것이다.

정부의 거듭된 진찰료 인하로 초진료는 의약분업 이후 3년 만에 무려 17.08%나 하락했다.

이후 정부가 진찰료를 꾸준히 인상했지만 2000년 초진료 수준을 회복하는데는 꼬박 10년이 걸렸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진찰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외에도 각종규제로 인해 경영상태는 악화돼 왔다.

의약분업 이후 약가 마진이 사라졌고, 정부가 초진환자 산정기준을 강화하면서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결국 개원가는 정부가 정해놓은 규격 진료를 할 경우 파산하기 일쑤인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의ㆍ정간 일차의료 활성화가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개원가의 기대와는 다르게 정부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숨통을 트여주는 방향보다 재정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보공단 핵심 인사가 공적인 자리에서 ‘일차의료 활성화는 의원 수익 확충을 위해서 실시하는 게 아니므로 기대하지 말라’는 말까지 내놓고 있다.

개원가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일차의료 활성화 정책이 수립되지 않을 지 우려가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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