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의협회장
추무진 의협회장

대한의사협회가 세계의사회 참여 이사로 추무진 회장을 추천하기로 한 소식이 알려지자 의사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의협은 지난 25일 오전 상임이사회에서 현재 세계의사회에서 재정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동천 연세의대 교수 대신 추무진 회장을 세계의사회 이사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의협이 세계의사회로부터 지난 17일 이사국 선정 소식과 오는 2월 1일까지 이사를 추천해 줄 것을 통보받은데 따른 것이다.

세계의사회 이사는 총회와 이사회 등 각종 회의에 참석해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의협과 태평양 지역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또, 세계의사회 각 정책 및 프로젝트에 대해 자문 및 의견을 제출하고, 세계의사회 내에서 의협의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을 전개한다.

이날 상임이사회에서는 태평양 지역의 경우 일본의사회와 호주의사회 회장이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지역 등의 국가에서도 일부 의사회장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며 세계의사회 추천 현황을 소개하면서 의협회장의 세계의사회 참여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

세계의사회 이사 추천 건에 대해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세계의사회에 의협의 입장을 잘 전달하지 못했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 의협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선 실무를 맡고 있는 회장이 이사직을 맡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추무진 회장을 추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추무진 회장의 사심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의사회원은 “의협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실무를 맡고 있는 회장이 세계의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 추무진 회장의 임기가 1년 남았는데, 임기가 끝나면 사퇴하겠다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다른 의사회원은 “추무진 회장이 국제협력 업무에 눈을 돌릴 때가 아니다. 대선 정국이 눈앞인데 현안은 손놓겠다는 건가?”라고 따졌다.

한 지역의사회 임원은 “세계의사회에서 신동천 위원장보다 추무진 회장이 효과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며, “추무진 회장은 배려도 없고 욕심만 많다. 겉으로 보기엔 양보하는 것 같지만 그동안 실속은 다 챙기려 했다.”라고 지적했다.

강청희 전 의협부회장은 “2013 마닐라 시마오(CMMAO; 아시아-오세아니아의사회연맹)와, 2015년 9월 미얀마 시마오에서 두차례 국가현안 보고를 했다. 2013년에는 원격의료, 의료영리화 반대 투쟁, 의사파업에 대한 사후 지지선언을 이끌어냈고, 2015년에는 보건의료규제기요틴에 대해 보고하고 세계의사회의 사무총장 방한 기자 회견을 이끌어 내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이는 신동천 교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강 전 부회장은 “신동천 위원장과 시마오와 세계의사회 회의에 4회 동석했다. 신동천 위원장은 국제무대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신망과 신뢰를 쌓았다.”라며, “시마오에서는 2011년부터 3선 의장이고, 세계의사회에서는 3위권 서열인 재정기획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세계의사회에서의 신동천 위원장의 위상은 상당한 수준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의사회 내에서 의협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협회장을 추천했다는 의협의 설명은 어불성설이다. 신동천 위원장을 추무진 회장으로 교체한 것 자체가 상당한 위상 하락을 불러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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